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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스님  송광사 대웅전을 바라보며
틱낫한 스님 송광사 대웅전을 바라보며 ⓒ 김성철
틱낫한 스님이 지난 16일 방한하여, 23일 송광사를 방문했다. 오후 5시 송광사 대웅전에 도착, 예불을 마치고 하사당으로 자리를 옮겨 현봉 주지스님과 차를 마시며 정담을 나눴다.

틱낫한 스님과 자리를 함께 했던 조충훈 순천시장은 "큰스님이 미국-이라크 전쟁 중에 송광사를 방문한 것은 저와 시민들에게 더 없는 영광이며,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화가 전쟁을 불러온다면서 평화의 메세지를 전했고, 인간의 마음을 지키는 것이 행복이라고 저에게도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오후 7시 대웅전 앞마당에 불자 시민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틱낫한 스님 설법이 시작됐다.


송광사 삼청교와 우화각
송광사 삼청교와 우화각 ⓒ 김성철
항상 깨어있는 마음을 유지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너무 바쁜 생활을 하다보니 사물의 깊이를 보지 못합니다. 또한 수행자들도 하루가 바쁘다보면 깊이 있게 수행하는 시간을 빼앗깁니다.

그렇지만 우리 삶 속에는 어느 때든지 수행하는 것을 가장 좋은 순간으로 삼아야 합니다. 따뜻한 차 한잔을 타서 찻잔을 잡고 찻잔을 보면서, 사물이 존재하는지 그 깊이 관찰하면서, 차를 마시는 것도 좋은 수행이 됩니다.

먼저 마음이 제 몸에 깊이 오면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됩니다. 그러면서 숨을 쉬면서도 항상 깨어있는 마음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수행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5∼10초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저의 마음은 지나간 과거에 대해 후회 회한이 없으며, 미래에 대한 근심 걱정이 없습니다. 현재 완전히 깨여 있어, 자유로우니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과거에 집착하거나 보지도 않는 미래에 대해 염려하기 때문에, 현재의 기쁜 마음, 행복한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틱낫한 스님 향을 피우며
틱낫한 스님 향을 피우며 ⓒ 김성철
완전히 깨어 있는 상태에서 한 잔의 차는 진실이요 사실인 것입니다. 우리가 참선 명상을 하는 것은 깨어있는 마음을 검증하면서 깨어있는 에너지를 창조해 나가는 것입니다. 완전히 깨어있으면 지금 이 순간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통찰할 수 있습니다.

선을 수행하면 차를 마시든, 아침 식사를 하든, 그 어떠한 행위를 하든 완전히 깨여 있어야 합니다. 한 걸을 한 걸음, 걸을 때도 깨어있으면 신선해지고 새로운 에너지를 갖게 됩니다.

바로 이 순간이야말로 삶이 경이롭고 아름다움을 느끼게 합니다. 저 파란 하늘, 그리고 푸른 나무, 둥근 보름달, 차 한잔, 참으로 경이로운 것이 아니겠습니까?

행복은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고 현재에 있다.

만약 우리가 과거에 집착하거나 미래에 대해 염려하다보면, 이 순간 현존하고 있는 정토세계와 멀어 지는 것입니다. 저는 이 몸이 다해서 죽음이 온다해도 저 서방정토까지 기다리지 않습니다. 이 순간이 정토이고, 늘 깨어 자각하는 것이 저의 수행입니다. 바로 여기가 정토입니다.

파란하늘, 흰 구름, 그리고 이 산천초목, 새들의 울음소리 이 모든 것이 정토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명상 약 5초)

틱낫한 스님 설법
틱낫한 스님 설법 ⓒ 김성철
정토에 머무르기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후회 걱정으로부터 자유스러워야 하고, 미래에 대한 염려 공포로부터 해탈해 나가야 합니다.

저는 항상 깨어있는 마음으로 걷거나 숨을 들어 마시고 쉬면서도, 맑고 향기로운 정토세계를 벗어 나 본적이 없습니다. 저의 제자 수행자들도 정토세계에 가기 위해 내일까지 가지 않고 바로 이 순간에 즐기고 있습니다.

세상의 대부분 사람들은 지금 현재는 행복이 없고 미래에만 행복이 있을 것이라며 미래를 쫓아갑니다. 그렇지만 부처는 여려 경전을 통해 깨어있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새롭게 태어나는 불교

저는 35년 동안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온전한 마음으로 깨어있으라고 가르치자, 모두가 향상된 삶을 살아가고, 즐거운 마음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선이라는 것은 이 순간 순간 일어나고 있는 모든 현상을 깊고 깊은 지혜의 눈으로 이 순간을 보는 것입니다. 서양 불자들은 주로 화엄경의 가르침을 많이 받아들이고 즐겨 읽습니다.

틱낫한 스님  현봉 스님 하사당에서 방담
틱낫한 스님 현봉 스님 하사당에서 방담 ⓒ 김성철
저는 프랑스 처서에서 이러한 수행법을 가르칩니다. 나는 영원한 안식처에 도달했으며, 평온한 정토에 도착했다고 가르칩니다. 부처의 진정한 가르침도 지금 이곳 현재에 있어서 가능한 것입니다. 이런 가르침은 계층 나이에 관계없이 모두가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서양에서는 불교를 정신세계에서 가장 훌륭하고 유용한 가르침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 유대교에서 만족을 얻지 못한 젊은이들이 찾고 있습니다.(명상 7초)

저가 16살 때 출가하여 지난 60여년 동안, 불교가 새롭게 태어나게 하기 위해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35년 동안 미국 유럽 등지에서 부처가 전하고 가르치는 것을 새롭게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저가 뉴욕에서 전념수행을 하기 위해 수련회를 하면 800∼1000명이 6∼7일 동안 수행합니다. 이 수련회를 통해 각자 자신이 느끼는 불행, 괴로움으로부터 해탈합니다.

내 몸은 부모님의 몸

저가 여러분들에게 손바닥을 들어 보이, 어떻게 보이냐고 물으면, 수행자가 아니면 그저 손이라고 보겠지만, 수행자는 저의 손에서 저의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역대 조상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 몸이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봅니다. 저의 부모님들이 이 몸을 저에게 주셨으니 이 몸은 부모님 것입니다.

저가 런던에서 거리를 걷다가 책방에 들려 '당신이 바로 어머니'라는 책을 본적이 있습니다. 이 책은 불교도서가 아니라 어느 심리학자가 저술한 책인데 딸은 어머니 몸을 계승한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서양이나 동양에서 젊은이들이 자기 아버지에 대해 불신 원망을 갖습니다. 나의 아버지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하지만 그건 넌센스입니다. 아들의 몸은 바로 아버지 몸입니다. 만약에 그들이 부처의 가르침을 깊이 있게 받아들인다면 그런 잘못된 생각으로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보시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주는 자, 받는 자, 주는 물건입니다. 샤워를 할 때 이 몸을 부모로부터 받은 몸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조상들은 나의 부모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셨을까 라고 물어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지혜의 눈으로 관찰한다면 부모님 몸을 우리에게 전해 주셨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더 깊이 관조하면 부모뿐만 아니라 조상들 유전인자들까지 빠짐없이 전해줬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주는 자와 받는 자는 분리할 수 없으며, 보시의 3가지 요소들은 서로 떼어 낼 수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공(空) 하다고 합니다.

만약에 여러분들이 아버지에게 화를 낸다는 것은 자신이 분노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것은 바로 무지의 소산입니다. 용서하고 화해해야 합니다.

자비와 사랑은 경청하라

틱낫한 스님 기념촬영
틱낫한 스님 기념촬영 ⓒ 김성철
저가 유럽에서 제자들에게 자비와 사랑은 항상 깊이 경청하라고 가르칩니다. 저의 수행처소에 상담하러 오는 분들이 있으면 제자들에게 그 들의 괴로움을 경청하라고 가르칩니다.(명상 7초)

법문은 항상 자비와 지혜의 씨를 심어 줍니다. 그들은 법문을 들으면서 마음의 평안을 얻어 자유로와 지면, 갈등에서 벗어나 화해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독일에서 수련회를 가졌는데, 4명의 젊은 청년들이 큰스님의 법문을 듣고는 아버지를 용서하고 화해를 했습니다. 저는 참으로 수행일정 수련회를 하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부처 가르침이 얼마나 훌륭하고, 경이로운지 기쁨으로 가득 찹니다.

틱낫한 스님 설법을 듣는 시민들
틱낫한 스님 설법을 듣는 시민들 ⓒ 김성철
사실 저희들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수 천, 수 만 명이 있습니다만, 저의 처소에서 수행하고 있는 200여명으로는 한계에 부딪히며 역부족입니다. 여기 계시는 스님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제 우리는 부처의 오랜 가르침을 이 시대에 맞게 재구성하고 새롭게 태어나게 해서 이를 따르려는 자들에게 깊이 있게 가르쳐 줘야 합니다.



틱낫한 스님의 설법은 밤 9시에 끝났다. 산사는 고요함과 적막함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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