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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계숙씨가 앨범을 전달하고 찍은 기념사진. 사진 오른쪽이 신씨.
신계숙씨가 앨범을 전달하고 찍은 기념사진. 사진 오른쪽이 신씨. ⓒ 김준회
신씨는 지난 14일,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에 위치한 파주보육원을 찾아 평소 촬영했던 사진으로 앨범을 제작, 원생 64명에게 개인앨범을 각각 만들어 전달했다. 이날 앨범에 들어간 사진은 2500여장.

신씨가 아이들에게 카메라렌즈를 맞추게 된 것은 지난 98년부터. "보육원에 들어올 때 사진 한 장 밖에 못 갖고 들어와 도무지 어린시절이 생각이 안 난다"는 한 고등학교 원생의 말을 듣고 난 후부터다.

그는 주말과 휴일, 또 휴가 기간에도 보육원을 찾아 아이들의 울고 웃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지난 2001년에는 외국으로 입양가는 박정호군(가명)에게 사진에 담은 유년시절의 소중한 추억도 함께 보냈다.

또 국내 일반가정으로 위탁 가는 어린이 두 명에게도 앨범을 만들어 보냈다.

신씨는 공무원이면서 두 아이의 엄마다. 또 5년전 대학 3학년 때 편입, 현재 사회복지대학원 졸업반이다. 이런 바쁜 생활 속에서도 아이들의 생활을 밝고 따뜻하게 비추고 싶어 카메라 셔터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어려움도 많았다. 필름 값이며 현상, 인화비 부담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64권의 앨범을 제작하는데도 130여만원의 개인 사비가 들어갔다.

신씨는 "자신도 부족하면서도 남에게 줄 수 잇다는 것이 진정한 나눔의 의미가 아닌가요"라고 웃으며 반문한다.

신씨의 '작은 나눔'에 힘을 실어주는 대학원 친구도 있다. 이벤트 사업가인 김미정씨가 그다. 앨범 편집도 그 친구가 20여만원의 사비를 들여 예쁘게 편집까지 해 줬다. 또 앨범 전달하는 날 보육원까지 찾아와 아이들에게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 화려한 이벤트도 마련해 줬다.

그의 카메라 셔터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새 주민등록을 발급할 때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직접 찾아가 사진을 찍어 주기도 했다. 이때 촬영해 준 사람만도 80여명.

뿐만 아니다. 누워있는 장애우들의 장애인등록증 사진도 20여명이나 찍어줬다. 요즘은 고령의 독거 노인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신씨는 오는 연말 작은 사진전을 계획하고 있다. 2000년부터 자원봉사자들을 규합해 현재까지 지속해 오고 있는 '거동불편 방문 보건인'들의 목욕사업 자원봉사 장면을 전시하는 것이다.

"저는 남을 주기 위해 배워요. 국민의 세금으로 녹을 받는 공무원인데 사회환원 차원에서라도 주민들에게 돌려 줘야죠. 그래서 공부도 재미있고 여러 봉사사업을 할 수 있는 힘도 생겨요"

그녀는 오늘도 거동불편 방문 보건인들을 보살피고, 또 가정과 학교를 오가는 빠듯한 생활 속에서도 보육원 아이들의 환한 모습을 그리며 보육원으로 발길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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