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미치 앨봄 저 :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표지
<미치 앨봄 저 :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표지
“스승은 영원까지 영향을 미친다. 어디서 그 영향이 끝날지 스승 자신도 알 수가 없다” -애덤스-

얼마전 한 고등학교에서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났다. 비록 작은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결국 제자와 스승이 서로 적대관계가 되고 분열이 되는 모습은‘학교’라는 절대기관과 그안에서의‘억압과 종속’의 비정상적이고 비민주적인 관계설정이 만연된 우리사회의 특수한 교육현실의 단면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중·고등학교를 거치는 동안 모든 고통의 열매였고 목표였던 대학생이 된 나에게도 지금의 교수와 학생의 관계를 볼 땐 별반 다른 게 없다는 현실은 처음에는 굉장한 충격이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는 책은 그래서 나에게 많은 부러움과 깨달음을 준책이었다.

주인공 모리 교수는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는 노교수다. 평생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며 춤과 운동을 즐기며 살아가던 그는 어느날 몸끝부터 자신이 몸이 서서히 굳어가는 ‘루게릭 병’이라는 무시무시한 병에 걸리게 된다. 하지만 그에게 죽음은 절대 당황스럽거나 절망적인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세상일에 너무나도 잘 적응하며 살아가던 16년 전 제자와 함께 ‘인생의 마지막 프로젝트’인 ‘인생의 의미'를 찾아나가게 된다.

모리 교수는 ‘스스로 감정들에 자신의 온몸을 던지고 충분히 느낄 것. 그안에 빠져들어 모든 경험이 꿰뚫고 지나가게 도 그안에서 벗어나가게 자신을 만들어라’고 주문한다. 매주 화요일에 이뤄지는 13번의 강의는 우리가 가장 고민하고 꺼려하는 질문들에 대해 명쾌한 대답을 내려준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참 부러웠다. 코치와 선수로 자신들을 부르며 자신의 인생을 상담할 선생님이 있다는 현실이. 진정으로 따르고 그리워할 스승이 있다는 점이. 또 제자의 자질을 발견해주고 귀한 보석으로 빛나게 만들어 주는 스승의 가르침이.

성인이 되어 지금도 가장 후회가 되는 점은 내가 왜 학창시절에 사회와 단절되게 살았을까, 난 왜 완벽함과 1등만을 원하는 사회에 순응하려고 눈과 귀를 막고 살았는지 너무도 후회가 된다.

아마 지금도 자신의 학교에서 일어난 참담한 일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허양 학교의 많은 학생들도 시간이 흐르면 자신들의 행동이 무척 후회될 날이 있을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단 이것은 오늘도 열심히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책을 들여다보는 학생들의 문제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인들도 자신의 살길을 찾고 생각하는 것이 힘들거늘, 또 우리에게 방향을 제시해 줄 선생님들의 문제만도 아니다. 우리의 선구자인 선생님들의 산더미 같은 잔업과 과외업무는 당장 ‘내 코가 석자’가 아니던가?

하지만 난 당사자였던 성혜의 글에서 또 다른 희망을 발견한다. 성혜는 반짝이는 사랑의 손을 발견했고,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너무나도 얽히고 복잡한 실타래들을 조금씩 풀어나겠다고, 자신의 꿈을 다시 찾아보겠다고 아픔을 딛고 일어선다.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작은 운동들과 움직임들 그리고 멀리서 응원하고 참여해주는 우리들이 있다면 적어도 자라나는 우리 후배들에게는 조금이나마 나은 스승이 될 수 있고 또 그들의 희망을 발견해 줄 ‘모리 교수’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살아 있는 이들을 위한 열네 번의 인생 수업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살림(2017)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