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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1일 5만여 명의 개신교인들이 서울시청 앞에 모여 촛불시위 반대 기도회를 열었다.

명분이야 북핵 반대, 미군철수 반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회라지만, 이런 기도회가 열리게 된 이유가 여중생추모와 소파개정을 위한 촛불시위가 반미화 되어가고 있는 데에 따른 '조치'이기에 실상 '촛불시위반대 기도회'이다.

언론에서 촛불시위를 '반미시위'라는 이념을 뒤집어 씌워놓았다. 그리고 일부 언론에서는 여기서 더 나가 촛불시위는 '주한미군철수시위'이며, 친북세력이 주도하고 있다고 색깔논쟁을 하였다. 이런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를 보수적인 한국기독교총연합(이하 한기총, www.cck.or.kr)의 주요 목사들이 곧이곧대로 듣고, 촛불시위를 성토하고 촛불시위반대 기도회를 열게 된 것이다.

우선 살펴 볼 것이 있다. 촛불시위가 '반미집회'인가 하는 것이다. 촛불시위는 미군장갑차에 억울하게 숨진 두 여중생을 추모하고, 미군의 책임자인 조지부시 미대통령의 공개사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위한 불평등한 소파개정을 요구하는 자발적인 시위이다. 그런데 이런 시위를 언론은 '반미시위' '주한미군철수요구'라며 왜곡된 보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촛불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에는 그 동안 재판과정에서 보여준 미군의 오만한 행동 때문에 반미를 외치는 자들이 있다. 그리고, 진정한 자주권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외치는 자들도 있다. 그러나 촛불시위는 이런 감정적이고, 정치적인 문제 보다는 실제적인 '소파개정'을 요구하는 구체적인 시위였다. 그것은 그들이 외친 구호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 촛불시위에서는 반미와 주한미군철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친북세력이 촛불시위를 이용하여 그리된 것이 아니다. 반미와 주한미군철수 주장이 힘을 얻게 된 데에는 여중생 사건이 발생한 지 6개월이 넘도록 미군이 보여준 오만한 태도에 그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미군은 사건의 평화적 해결과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그 동안 거짓말과 눈속임으로 일관해 오고있다. 급기야 살인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하여, 국민들에게 극도의 분노를 촉발시킨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촛불시위는 평화적으로 소파개정을 요구하는 것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언론은 이런 과정을 생략한 채 일부 주한미군철수 주장을 침소봉대하여 촛불시위 자체를 좌경시 한 것이다. 이런 잘못된 기사가 한국기독교계의 보수적인 그룹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대표격인 목사들로 하여금 촛불시위반대 기도회를 열게끔 충동질을 한 것이다.

기도회 자체만 보아도 이번 기도회에 참여한 신도수가 5만을 헤아리는 엄청난 숫자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 없는 편협한 것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로 이번 기도회는 한국 기독교의 전체적인 입장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이번 기도회는 일주일의 짧은 기간동안에 준비되었다. 한기총 내의 몇몇 목사들에 의해서 주도되고, 대형교회 신도들이 급조된 기도회였다. 한기총에서 기도회와 관련 된 성명서와 광고를 낼 때, 한국기독교의 또 하나의 연합단체인 한국교회협의회(이하 KNCC, www.kncc.or.kr)와 한기총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KNCC는 곧바로 전혀 논의되지 않은 것임을 밝혔고, 한기총 내의 주요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총회장도 자신을 기도회 순서에 넣은 것에 대해서 전혀 사전논의가 없었던 일방적인 것이었음을 폭로하고 불참을 선언하였다.

둘째로 이번 기도회는 광범위한 기독교인의 의견을 모으기보다는 몇몇 대형교회 성직자들에 의해서 주도되었다. 보수적이고 친미적인 일부 대형교회 성직자들은 그들의 교세에 힘입어 한기총 등 굵직굵직한 기독교연합단체의 임원직을 맡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의 의견이 곧바로 단체의 의견이 되고, 그들의 말에 따라서 개교회 평신도들이 동원되는 것이다. 실제로 오마이뉴스에 실린 기사를 보면, 기도회 참가자들은 일부 대형교회 교인들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었으며, 촛불시위를 반대하기는커녕 촛불시위에 긍정적인 사람들도 많았다. 대형교회 목사라는 지위를 이용해서 연합단체의 헤게모니를 쥐고 좌지우지하는 게 과연 옳은가? 성직자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다양한 의견을 무시한 채, 교인들을 동원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가?

그 동안 기독교계에서는 여중생사건과 관련하여, 서명운동과 소파개정 기도회 등을 열어 여중생 사건의 평화적 해결과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평등하게 개정할 것을 요구하였다. 또한 개별적으로 촛불시위에 참여하거나, 단식농성을 하기까지 하였다. 그것은 생명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선포한 것이었다. 또한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일하시는 성령님의 사역에 동참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동안 여중생 문제에 별 관심을 갖지 않던 성직자들이 언론의 잘못된 기사를 보고 고무되어서 촛불시위반대를 외치는 것은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것도 일주일도 안되는 기간동안 충분한 논의도 없이 시무하는 교회의 교인들을 동원하여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행위는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 지금까지 정의와 평화, 생명을 위해서 노력한 기독교인들의 노력을 일거에 물거품으로 돌려놓았으니 말이다.

이것은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일하시는 성령님을 훼방하고, 교회를 훼방하는 일이다. 이에 일부 목사들의 독단을 당장 중지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 그리고 촛불시위에 참여하여 억울하게 살해 된 여중생의 넋을 추모하고,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생명이 존중될 수 있도록 소파개정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경찰은 평화적인 촛불시위를 보장하여야 한다. 촛불시위가 정당한 만큼, 장소를 이유로 폭력을 동원한 진압은 옳지 않다. 그리고 촛불시위가 있을 때 지하도를 봉쇄하는 등의 비상식적인 집회방해 행위도 즉각 중지되어야 한다. 경찰은 촛불시위가 평화적으로 진행되도록 도와야 하며, 미대사관에 대한 직접적인 물리적 행동이 없는 한 촛불시위 참가자들에게 폭력을 사용하여 진압하지 말아야 한다.

언론은 주변이야기를 침소봉대하여 촛불시위의 취지를 흐뜨리는 행위를 중지하여야 한다.

정치인들은 하루빨리 불평등한 한미관계가 새로이 평등하게 정립되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침해받지 않도록 조치하여야 한다. 이는 소파개정이 반드시 필요한 일이므로 개선정도로 국민의 눈을 속일 생각을 하지 말고, 이 기회에 재판관할권등 불평등한 소파의 개정을 위해 시민들의 대표가 되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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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관련 뉴스와 바닥 사람들의 삶에 관심이 많은 시민기자입니다. 우와 미치겠다. 오랜만에 기사 하나 쓰려니 오마이뉴스 복잡해 졌네염. 기자소개 100자 힘들게 썼는데, 다른 거 또 물어봐서 기록하고 나니 기자소개 다시 쓰라네염... 허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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