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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진원아...

노무현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그날밤 광화문에서 집으로 돌아오며 너에게 전화를 했다. 많이 서운해하고 아파하는 너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선거 기간의 활동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것을 얻었을 거라고 믿기 때문에 그닥 위로의 말을 전하지 않았다.

또 너는 민주당은 한계가 있는 정당이며, 노무현 후보가 어떻게 해갈지 지켜볼 거라고 말했다. 민노당 지지자들과 노사모회원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전화로는 충분히 이야기하기 어렵기도 하거니와 혹여 충분히 이야기한다고 해도 네가 내 마음을 이해해줄지 몰라 더 말하지는 않았지만...

진원아...

주사위는 노무현 당선자에게만 넘어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 모두에게 넘어온 것이다. 민노당 지지자들과 노무현 지지자들 그리고 이회장과 정몽준 지지자를 비롯한 모든 국민들에게로 말이다.

이제는 우리가 자신이 말하고 요구했던 것을 행동으로 옮기고 생활 속에서 실현할 때가 온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말한 진보만큼, 내가 말한 원칙만큼, 내가 감히 사람들에게 소리높여 이야기하고 지지를 요구한 그 진보만큼 그 원칙만큼 스스로 생활속에서 실천해가야 한다. 하나씩 하나씩...

민주주의와 진보, 원칙과 소신, 상식과 정정당당함에 대해, 진보적인 관계와 진보적인 의식과 공동체 의식과, 때론 희생과 양보,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 소수자에 대한 연대과 관심들...

우리가 말한 것을 우리가 생활 속에서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이미 우리가 말했던 것은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왔다.

진원아...

별로 섭섭할 것이 없고 별로 아파할 일도 아니다.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실천하는 오늘이 남았을 뿐이다.

나는 선거 기간 원칙과 소신 그리고 상식의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면서, 사람들에게 그를 지지해달라고 이야기해왔다. 이제 내 삶에서 어떤 원칙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소신을 가지고 살아가고 행동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그것이 바로 원칙과 소신, 그리고 상식의 시대를 요구한 사람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 믿는다.

진원아...

시간이 지나가면서 20대의 뜨거운 열정과 그 순수함이 더욱 든든하고 넉넉하게 피어날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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