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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훈우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단편소설에서 주인공 남녀는 돈은 없지만 사랑하는 연인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자신에게 둘도 없이 소중한 것들을 판다. 그들이 서로에게 준 선물의 가치는 그리 비싸지 않지만 독자로 하여금 감동을 주는 이유는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희생하면서 사랑하는 대상에게 아낌없이 주려고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돼지 저금통을 사회당 후원에 보탠 정만훈씨. 그는 사회당에 많은 돈을 쾌척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당 발전을 위해 큰 일을 한 사람도 아니다. 다만 그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연인처럼 자신에게 소중한 의미가 담긴 돼지 저금통을 자신이 지지하는 당에 선뜻 내밀었다.

그는 휠체어가 없으면 외출하지 못하는 중증 장애인이다. 동시에 피노키오 자립생활센터의 소장이면서 장애인이동권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돼지 저금통에 대해 “돈은 얼마 안돼요. 1백 원 동전과 5백 원 동전으로만 메워져 있는 걸요. 지폐는 못 넣었어요”라며 수줍어 한다. 그는 “그래도 그 동전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하나씩 넣었어요”라며 웃어보였다.

그가 사회당을 지지하게 된 지는 오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장애인이동권연대에서 활동을 하면서 자주 보이는 사회당 사람들에게 호기심이 생기다가 그들이 외치는 것이 결국 자신이 생각하는 거의 일치한다는 것을 깨닫고 사회당을 지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시청역에서 잡혀가 이틀 동안 경찰서에서 같이 지내면서부터에요”라며 시청역에서 있었던 일을 잠시 떠올렸다. 이틀 밤을 같이 지내니깐 같은 희망을 품고 있는 동지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고 한다.

그는 장애인 차별에 대해 자신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장애인 대우 해준다고 장애인 수용시설 만들어놓고 가두면 오히려 역효과에요. 장애인들도 비쟁애인과 마찬가지로 서로 어울릴 수 있어야 돼요.”

덧붙이는 글 | 대학생신문(www.e-unipress.com)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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