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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당 선거유세단의 유세 모습
사회당 선거유세단의 유세 모습 ⓒ 최대연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성큼 다가온 가운데 각 정당의 유세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사회당의 양대 진보정당도 전국 각지에서 투표를 호소하는 유세전이 한창이다.

6일(금) 오후, 종로 삼성플라자 앞에서는 사회당의 유세전이 있었다. 삼성 해복투와 함께 한 수도권 유세단원들은 검정색 정장 바지에 베이지색 두툼한 점퍼를 입고 “사회주의 대통령 김영규, 사회당”을 외치고 있다.

삼성 재벌의 재산을 몰수해서 서민에 분배해야 한다는 유세단원의 발언을 지켜보는 시민들은 “호오-”하는 반응이다. '재벌 중심의 세상, 돈 세상을 바꿔내겠다'는 사회당의 포부는 삼성이라는 대표적 재벌 앞에 작지만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97년부터 복직 투쟁을 전개해온 삼성 해복투 전영숙 연대사업국장의 삼성 규탄 발언은, “사회당의 20억 이상 상속 금지 공약에 동의한다”는 말로 끝을 맺고 대학생들로 구성된 유세단원의 흥겨운 율동이 이어진다.

장소를 삼성본관 앞으로 옮겨 구호를 외친다. 본관 앞에는 덩치 큰 경호원 십여 명이 험악한 표정으로 경계한다. 결국 유세단과 작은 마찰이 생겨버렸다. 10여 명의 경호원들이 비키라며 유세단원들을 밀친 것이다.

그렇게 사회당 유세는 마무리되고 약간 경직된 표정의 유세단원들은 조를 나누어 선전전을 하러 간다. 이들은 지난 3일(화)부터 현재까지 합숙하며 하루 종일 발로 뛰고 있다. 유세단원인 부산대 이숙영 씨는 “몸은 피곤하지만 정신적으론 만족하고 있다”며 “학생회 선거와는 달라서 몸가짐도 조심하게 된다. 배우는 게 많다”며 피곤한 얼굴에 미소를 지어 보인다. 이들은 지하철 유세를 위해 씩씩하게 시청역 안으로 들어갔다.

민주노동당 선거유세 모습
민주노동당 선거유세 모습 ⓒ 최대연
같은 날 저녁 8시 서울대입구역. 유동인구가 많은 이곳에서는 민주노동당, 민주당, 한나라당 등 3당의 치열한 선전전이 진행되고 있었다. 민주당, 한나라당은 아줌마들의 “열심히 하겠습니다. 우리 당 아무개를 찍어주십시오”하는 레퍼토리가 반복되고 있고, 민주노동당만이 다른 모습이다.

노래와 율동을 겸한 구호를 8가지 만들어 밝은 표정으로 외치고 있었다. “미국에 NO!라고 말할 수 있는 대통령, 권영길이 하겠습니다.” 이들의 손에는 ‘불평등한 소파협정을 전면 개정하라’,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 서민들에게 더 많은 복지’ 등이 쓰여 있는 피켓이 한가득이다.

마침 시간이 시간인지라 민주노동당의 유세단원들은 저녁 식사를 교대로 하고 있었다. 밥을 먹고 막 돌아온 강철구 유세단장은 유세단의 하루 일정을 소개하며 “시민들의 반응이 너무 좋다. 지나가다가 음료수를 뽑아주는 사람도 있고 응원도 많이 해주신다. 방금은 어떤 초등학생이 여중생 사망사건 피켓을 한참 보더니 햄버거를 사와서 먹으라고 주더라”며 뿌듯해했다.

교대를 하고 밥을 먹으러 뛰어가던 유세단원, 상명대 이선정씨는 “아침에 일어날 때 정말 괴로워요. 하지만 진보정치 실현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됐죠”라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진보정치 실현에 대한 믿음, 당의 정책에 대한 확신. 민주노동당, 사회당 선거운동은 보수정치꾼 일색인 정치 영역에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들은 지금도 어디선가 열심히 외치고 있다. “기호 X번입니다. 진보정치를 실현합시다!”

덧붙이는 글 | 대학생신문(www.e-unipress.com)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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