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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장으로 나가는 진원용 의원과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 회원들.
출국장으로 나가는 진원용 의원과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 회원들. ⓒ 이혁재
인천광역시 연수구의회는 지난 9월 18일 의원간담회에서 해외연수 추진 계획을 결정했고 이에 시민단체에서는 "수재피해로 고통받는 국민들의 아픔과 국민정서를 감안하여 해외연수계획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였다.

또한 연수구의회 현역의원인 J의원은 "행정사무감사와 2003년 예산안편성 등을 앞둔 시점에서 연구와 학습에 몰두해야할 시기에 해외연수는 직무를 방기하는 행위"라며 해외연수의 부적절성을 지적하고 불참을 선언하였다.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언론에서도 구의회의 이기적 행동을 비판하였으나 연수구의회는 해외연수 추진입장에 한치의 물러섬도 없었고 급기야는 "기왕 욕을 먹은 거 다녀오고 보자"라며 뻔뻔스러운 말과 행동을 일삼았다.

연수구의회의 몰상식한 발상과 행동에 분노한 시민단체는 일주일간 해외연수에 참여하는 구의원 7명의 집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유권자들의 해외연수 반대 서명운동까지 벌였다.

정태민 의장 집앞 시위
정태민 의장 집앞 시위 ⓒ 이혁재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수구의회 의원 7명은 10월 28일 비밀리에 연수구 모처에 모여 출발시각을 정하고 호주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물론 3시간 전부터 공항에서 의원들의 출국을 저지하기 위해 기다린 시민단체 회원들과 마주치게 되었고 웃지 못할 해프닝이 연출되었다.
결국 의원들은 쓴웃음을 지으며 도망치듯 출국 수속장소를 빠져나갔고 시민단체 회원들은 '관광성 해외연수 저지'에 실패하였다.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며 자기 배채우기에 급급한 기초의회 의원들의 막 나가는(?) 행동을 저지하기 위한 시민단체의 한 달간의 노력은 결국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다.

행정당국의 감시자가 되고 시민의 종복이 되어야 할 기초의회가 자기본분을 망각하고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주민의 경고와 비판을 무시하고 있다.

이런 기초의원들을 상대로 선량한 민초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최선을 다한 시민단체 회원들의 노력도 결국은 권력을 쥔 자의 '안하무인' 앞에서는 별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

'주민소환제'와 같은 기초의회의 제어기능이 없을 때 지방자치는 부도덕한 의원들로 인해 파행으로 치달을 것이고 이번과 같은 지긋지긋한 싸움은 계속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혁재 기자는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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