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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물흐름을 이용한 실험용 조력발전기
빠른 물흐름을 이용한 실험용 조력발전기 ⓒ 김문호
"자연이 인간에게 베푼 천혜의 자연에너지를 이용하지 못하고 버려 두는 것은 범죄행위이다"

조력발전의 세계적 권위자 알렉산더 고를로프(미국) 박사가 2년 전 조력발전의 타당성을 조사하기 위해 해남군과 진도군 사이에 있는 명량해협(울돌목)을 방문하여 현지조사를 마친 후 "세계적으로도 이런 좋은 조건을 갖춘 곳이 없다"면서 내뱉은 말이다.

울돌목은 1597년 9월 16일 정유재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이곳에서 강한 조류의 특성을 이용하여 12척의 배로 일본군함 130여척을 바다 속에 수장시킨 역사적 현장이다. 나라의 국운이 기울고 변란이 생기면 호남 땅에서 의인이 나타나 나라를 구했다. 그런 연고로 명량대첩 기념관에는 '호남이 없었다면 국가도 없었다'(若無湖南 是無國家)는 글로 호남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

울돌목이란 바다가 소리를 내어 우는 바다 길목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이고 한자어로 표현하여 명량수도(鳴梁水道) 또는 명량해협이라고 부른다. 굴곡이 심한 암초사이를 소용돌이 치며 내리 치는 바닷물의 울음소리를 10리 밖에서도 들을 수 있다.

이런 역사적 현장 울돌목에 10일 조류발전 실험장치 시연회가 연구주관 기관인 한국해양연구원(원장 변상경) 주최로 Helical터빈을 개발한 고를로프 박사, 김호식 해양수산부 장관, 이양희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이정일 국회환경포럼회장, 김영진 국회 통일농어업 의정연구회 회장, 전남도 정무부지사, 해남, 진도군수 및 주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연회 및 점등식을 가졌다.

조류발전 시연회
조류발전 시연회 ⓒ 김문호
조류발전은 바닷물이 빠른 곳에 수차발전기를 설치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울돌목은 최대 6·5m/sec(13노트) 강한 유속이 발생되어 세계적 조류발전 유망지역으로 손꼽히며 순간 최대 발전량이 60만kw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바닷물의 흐름을 이용하는 조력발전은 인공댐을 설치하지 않고 자연적인 해류의 흐름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장 환경 친화적인 대체에너지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조류발전 실험장치는 현재까지 개발된 터빈 중 발전효율이 높은 Helical터빈방식으로 이는 여타의 조류발전 수차에 비해 발전효율이 50% 이상 개선된 고효율 터빈이다. 해남군 문내면의 진도대교 교각과 연결하여 공유수면에 설치한 발전기는 최대유속 6노트에 10kw 전기가 발생되는 실험용이다.

올돌목 조류에너지 사업은 금년 조류발전장치의 현장실험에 이어 2006년까지 1000kw급의 시험발전소 설치, 운영 등을 통한 실용화 기술을 완료한 이후 민자유치로 전환하여 상용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울돌목 상용조류발전소는 1단계로 약 2000억원을 투자하여 9만kw용량으로 건설될 예정으로 약 4만 가구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함으로써 연간 약 86만배럴의 원유(약 290억원)를 절감하게 된다.

해양수산부는 2010년까지 총 87만KW의 해양에너지를 산업화하기 위하여 울돌목 조류발전 외에도 시화호 가로림만 조력발전 개발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울돌목보다 유속이 2배나 빨라 조류발전의 최대 유망후보지로 알려진 진도의 맹골 및 장죽수도를 비롯한 경남 늑도와 강화도 인근해역에 대해서도 기초해양조사를 벌인다.

조류발전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원유, 천연가스 등 수입대체효과는 물론 97% 이상인 에너지 해외의존도를 크게 낮추고 1994년 발효된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따라 한국에 부과되는 온실가스 감축의무 이행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영국, 일본 등 해양선진국은 일찍이 바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해양력 강화'를 국가발전전략의 중심 축으로 국가를 경영하여 왔고 최근에는 육상 부존자원의 고갈과 환경오염이라는 전지구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하여 해양에너지 등 해양자원을 실용화하기 위한 투자를 전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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