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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을 이용하여 빨래하는 아낙네
빗물을 이용하여 빨래하는 아낙네 ⓒ 김문호
8월은 비가 자주 내려 빗물을 많이 이용했기 때문에 사용료가 5000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옹기그릇이며 플라스틱통에 죄다 빗물을 받아 세숫물은 물론 빨래 등 허드레물로 사용했기 때문에 '혹시 잘못 고지된 것은 아닐까?' 하고 다시 한참을 들여다 본 김씨는 머쓱한 듯 입가에 가벼운 미소가 잠시 일었다. 자세히 보니 한달 상수도 요금은 1830원으로 물 절약의 모범실천 사례가 됐기 때문이다.

빗물사용은 물 절약 뿐 아니라 세면용으로 사용할 경우 비누나 세제가 잘 풀려 피부가 한결 가볍고 매끄러워져 미용효과도 배가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만 오면, 있는 통 없는 통 모두 꺼내 빗물을 받는다는 김씨는 "빗물을 사용하면 비누가 잘 풀려 때가 아주 잘 빠지고 수도물을 절약하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면서 "모든 가정에서 빗물 받기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자치단체에서 빗물 가두기 등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효율적인 예산절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빗물을 받아 사용하면 정부예산이 수반되는 댐 건설 등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난 개발을 사전에 방지하여 환경을 보전하는 환경운동이 된다. 행정기관에서 먼저 빗물을 받아 화장실세정용이나 청소용으로 이용하고 개인가정이 빗물탱크를 설치할 경우 50%를 보조하여 물 절약에 앞장서도록 하면 물 부족국가의 오명은 자연스럽게 씻어질 것이다. 이제 물을 물 쓰듯 하던 시대는 지나고 물은 소중한 자원이 된 것이다.

현재 도시는 물론 전국의 농어촌에서도 상수도를 다용도로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빗물을 효과적으로 이용한다면 엄청난 물 절약과 함께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어 빗물 사용에 따른 부과효가는 기대이상 될 것이다. 범국민 빗물받기는 부가산업으로 명명해도 손색이 없다.

빗물 그대로 흘려 보낸 적 없어

기반시설이 부족했던 1970년대만 해도 도시가정의 필수품은 빗물 등을 받을 수 있는 물탱크이었다. 2일 아니면 3일에 한번씩 주는 상수도 급수에 손 물통 1개에 5원을 받았다. 여럿이 이용하는 공중수도는 공터 옆에 있고 물을 받기 위해 긴 줄을 섰던 일이 엊그제 일이었다.

조금 높은 언덕배기에 사는 소시민들의 물 받기는 어려운 생활고와 함께 또 다른 이중고였다. 허드레 물이나 세수 물 모두를 상수도에 의지했기 때문이다. 가족을 위해 밤잠을 설치며 받고 또 받아 물통을 채우곤 했다. 당시 빗물 받는 물탱크가 없는 집은 나라 팔아먹는 매국노로 생각할 정도였다.

"2006년이면 물 기근국가가 된다면서요"

유엔은 우리나라를 이미 물 부족국가로 분류했다. '물 쓰듯 한다'는 이야기는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가 되어 지금은 물은 돈이 된 것이다.
앞으로 4년이면 물 기근국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어도 정작 우리 정부와 국민들은 태연자약하다. 워낙 풍족했던 물인지라 아직도 '아 옛날이여'를 부르며 환상을 좇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조상들은 풍성한 샘물에도 불구하고 빗물을 함부로 흘려 보내지 않았다. 지구의 모든 생명을 가진 동식물은 물을 필요로 한다. 물이 썩고 병들면 모든 생물들의 생명 또한 안전치 못하리라.

썩지 않는 빗물

우리나라 전 국토에 내리는 빗물은 연간 1276억톤이며 대부분이 6∼7월인 장마철에 집중되어 있다. 이중 731억톤이 땅으로 흘러가고 545억톤은 증발되어 사라진다고 한다. 731억톤 중에서도 400억톤은 바다로 331억톤만이 댐, 하천, 지하수 등을 통해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농공업용 및 생활용수로 활용될 뿐이다.

대기오염 결과로 산성비를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나 빗물이 내릴 때는 산성을 많이 포함하지만 대지의 물질과 만나면 약알칼리성으로 변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농촌에서 아무리 화학비료를 많이 사용해도 쉽게 질소질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데 비가 내린 후 농작물에는 시비효과가 즉시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빗물은 아무리 오래 보관해도 썩지 않는다. 바다나 육지에서 증발된 수증기가 구름이 되었다가 다시 땅으로 떨어지는 순환을 반복하기 때문에 유기물을 미생물이 분해하는 과정인 썩는 현상이 빗물에서는 절대로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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