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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홍 시장과 김홍일 의원
전태홍 시장과 김홍일 의원 ⓒ 정거배
특히 거동이 불편한 김홍일 의원은 귀성객 환영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1시간 정도 목포역 입구에서 서 있는 등 주최자인 목포시장이 없는 '주인 없는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

민주당 목포지구당 관계자는 "시에서 김 의원을 초청한 시기도 행사 이틀 전에 갑작스럽게 연락해 불우시설 위문 일정을 조정하면서까지 귀성객 환영행사에 참석했다"고 설명하고 "시장도 나타나지 않은 반쪽행사로 끝나자 나중에 목포시 당국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지역 일각에서는 "정작 손님은 초청해 놓고 전 시장 자신은 개인 휴가를 가버려 결국 김홍일 의원에게 골탕을 먹인 셈이 됐다"고 비난했다.

추석 사회복지시설 방문 등한시

시장이 부재중이어서 생긴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일선 행정기관은 통상 명절을 앞두고 소년소녀가장과 재가장애인을 비롯해 사회복지시설을 직접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해왔다.

이번에도 목포시는 지난 16일부터 소년소녀 가장 등 1768세대와 요양시설 25곳에 위문품을 전달했다. 그러나 전태홍 시장은 16일 목포시내 보육원 등 아동수용 시설 6곳만 직접 방문한 뒤 다음날부터 휴가를 떠난 것이다. 나머지 시설은 시장을 대신해 부시장 등 간부들이 위문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태홍 시장은 개인 일로 3일 동안 휴가를 내자 행정적인 업무도 일부 차질을 빚었다. 일부 부서 공무원은 '일주일 넘게 시장결재를 받지 못했다'고 불평했다. 결국 전태홍 시장은 휴가는 3일 냈지만 추석연휴와 연결되면서 실제로는 일주일 휴가를 간 셈이 된 것이다.

시장부재로 결재 못해

추석 연휴 기간에도 전태홍 시장은 목포에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목포시는 추석 연휴 동안 일반민원과 귀성객 수송 등을 점검하는 종합상황실을 운영하기 위해 130여명의 공무원들이 정상근무했다.

그러나 연휴동안 시장이 부재 중이어서 부시장이 총괄점검을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인근 신안군 고길호 군수의 경우 추석인 21일 섬 고향인 신안 도초면을 잠시 들른 것을 제외하고 20일과 연휴 마지막날인 22일까지 여객선 터미널과 섬 선착장 등을 직접 방문해 귀성·귀경객 안전수송 현황을 점검하는 등 목포시장과 대조를 이뤘다.

또 인근 함평군수와 해남군수는 추석 연휴기간에 귀성객맞이 행사에 직접 참여해 고향 농수산물 판촉에 나서는 등 발로 뛰는 행정을 폈다.

전태홍 시장이 일주일 동안이나 '출장 중' 행보를 보인 것에 대해서는 억측만 무성하다. 목포시 한 관계자는 추석 직전 연가를 낸 이유는 '서울에 건강검진 받으러 갔다'고 해명했다.

'명절 피해 목포 떠나'

그러나 시장 비서실 한 관계자는 '건강검진과는 무관하며 명절을 피해 휴가를 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의 말 대로라면 그 이유는 추측에 지나지 않지만 명절 때문에 시장이 몸을 피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명절 때 눈코뜰새없이 바쁘게 움직여야 할 일선 자치단체장이 개인적인 일로 휴가까지 간다는 사실을 쉽게 이해하는 주민들은 많지 않다.

목포시 죽동 이아무개씨(58)는 "관선시대에는 시장 얼굴도 알지 못했지만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는 민선시대에 주민과 함께 하는 시장 상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골프와 서민시장 이미지 배치' 지적

전태홍 목포시장이 주위에서 보기에 간혹 납득하기 어려운 처신이나 행보를 한 것은 이번 추석 명절 때만은 아니다.

전 시장 취임 1주일이 되지 않았던 지난 7월초 목포를 포함한 전남 서남부지방도 제5호 태풍 라마순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지난 7월 6일과 7일 전시장의 발길은 태풍 피해 현장으로 향한 것이 아니라 목포 인근 골프장에 간 것으로 알려져 눈총을 샀다.

전 시장 자신이 지난 6월 선거운동 과정에서 서민시장을 강조해온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어서 주민들의 실망은 더욱 컸다. 또 취임 한 달이 갓 지난 8월 9일부터 14일까지 전 시장은 여름휴가를 갔었다.

누구나 갈 수 있는 여름휴가지만 일각에서는 "시정 업무파악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황에서 휴가를 간다"며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취임 직전 고급 가전제품으로 '눈총'

이밖에도 전태홍 시장 처신에 대한 여론의 질타는 취임 초부터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장으로 취임하기도 전인 지난 6월말 자신의 사택에 49인치 대형TV와 에어컨, 고급 소파 등을 목포시 예산 1천여만원을 들여 구입한 것이다.

전시장 집에 있는 문제의 고급 대형 TV
전시장 집에 있는 문제의 고급 대형 TV ⓒ 정거배
기존 집에 있던 29인치 TV는 자신이 운영하는 예식장에 갔다놓았으며, 고급 대형 TV를 구입할 당시 목포시 담당부서 직원과 전태홍 시장의 친인척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시 담당부서 공무원이 결재는 하고 전태홍 시장 친인척이 제품은 직접 선택한 것이다.

그 후 언론에 보도되고 논란이 계속되는 등 여론이 좋지 않자 전태홍 시장은 TV와 소파 구입비용 500여만원은 현금으로 반환하는 해프닝까지 연출했다.

'책임 회피식' 직원 인사방식도 논란

추석 명절 연휴를 끝낸 전남 서남부 시·군은 민선 3기 조직개편에 따른 대규모 공무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전태홍 목포시장은 얼마 전부터 직원 인사분야 등은 부 단체장인 부시장에게 전권을 위임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또 직원 인사이동을 1년에 몇 차례 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해왔다.

하지만 최종 인사권자인 전시장의 이같은 방침을 둘러싸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이 공직기강의 기본이 직원인사에 있다는 현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정 최고 책임자 인식 기대

시청 안팎에서는 '1000명이 넘는 시 공무원 인사권을 갖고 있는 전시장이 만약 잘못된 인사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신은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도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지적은 인사 발령권을 쥔 시장이 책임을 피해 가겠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태홍 시장은 지난 8월 회계과와 총무과 등 일부 핵심부서 직원인사를 단행해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당시 인사 내용이 노른자위 부서에 대해 조직장악이라는 해석보다는 1년도 되지 않은 일부 공무원에 대한 보복인사 논란으로 이어졌었다.

더구나 당시 인사의 수혜자로 지목됐던 일부 직원들에 대해 전태홍 시장 친인척과의 관계 등 소문이 무성하기도 했으며, 좌천인사를 당한 직원가족이 시장에게 항의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기도 했었다.

이처럼 전태홍 목포시장의 처신과 업무추진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지역주민들은 작은 개인 사업을 했을 뿐 큰 기업을 이끌어본 경험이 없는 초보 단체장으로서 겪어야 하는 미숙한 점은 이해하겠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목포시민을 대표하고 시정의 최고 책임자임을 잊지 않고 중심을 잡는 단체장이 되기를 지역민들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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