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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러 피항한 소규모 해초선들
방파제러 피항한 소규모 해초선들 ⓒ 김문호
강풍을 동반한 집중호우로 농작물 피해는 물론 각종 기반시설이 파괴돼 전국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으나 진도군은 바닷가 어촌계에 태풍피해에 대비한 크레인을 설치, 육지에 선박을 대피시켜 선박 피해가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아 태풍 피해 최소화의 모범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크레인이 설치된 어촌계 어민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30일 전국을 강타한 태풍 ‘루사’는 기상관측 후 피해가 가장 컸던 1959년의 태풍 ‘사라’에 버금가는 위력을 발휘하여 국민들에게 커다란 고통을 주고 사라졌다.

보통 여름철 태풍의 방향은 동서풍이나 남동풍 등 계절풍이 분다. 그러나 이번 태풍은 겨울 계절풍인 북서풍이 불어 해안가의 피해는 오히려 적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풍향은 서쪽 해안을 끼고 있는 어민들을 당황하게 했다.

서해안의 항구는 동서풍이나 남서풍에는 육지가 바람을 막아 파도의 피해가 없지만 북서풍에는 큰 바다의 파도에 그대로 노출되어 많은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이런 엄청난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일조한 시설물이 어촌 마을에 설치한 어선 인양 및 수산물 인양기이다. 어민들은 태풍을 대비한 시설물을 행정기관에서 미리 설치한 것은 선진 행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크레인을 이용하여 배를 육지로 끌어 올리는 모습
크레인을 이용하여 배를 육지로 끌어 올리는 모습 ⓒ 김문호
특히 진도군에서 지난해부터 해안가 어촌계에 설치한 지브 크레인은 어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화제의 주인공이다.

그 전에는 어민들이 선택할 여지도 없이 수산 크레인을 설치했다. 그러나 이 크레인은 조작하는데 기술이 필요해 전문 기사를 고용해야 하는 불편 때문에 선창가에 방치되기 십상이었다.

이런 구조적인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이남서(진도군 전 의원, 62)씨가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타워크레인과 형태가 비슷한 크레인의 특허를 출원한 후 해안가에 지브크레인을 설치하자 어민들은 “선박인양은 물론 톳, 미역 등 해양수산물 인양까지 그 쓰임새가 간편하고 편리해졌다”며 반기고 있다.

실제로 진도군 조도면 여미 어촌계는 태풍으로 인해 매년 몇 척의 배들이 파손됐다. 그러나 지난해 지브크레인을 설치하여 어민들 스스로 이것을 이용하여 어려움 없이 간편하게 3톤 이하 소형선박을 육지로 끌어 올려 피해를 최소화했다.

수산물인양기 설치로 올해도 톳양식이 가능해 졌다고 말하는 칠순의 오영길 노인
수산물인양기 설치로 올해도 톳양식이 가능해 졌다고 말하는 칠순의 오영길 노인 ⓒ 김문호
여미어촌계장 고주경(49)씨는 “크레인을 이용하여 선박을 육지에 대피하지 않았다면 이번 태풍으로 인해 많은 배가 파손됐을 것”이라며 “간편한 전기를 이용, 조작이 편리해 모든 어촌계에서 꼭 필요한 시설물”이라고 말했다.

인양기는 태풍이나 선박을 수리할 때와 김, 톳, 미역 등 수산물을 채취하여 육지로 끌어올리는데 더 많이 이용되고 있다.

여미리 어민 오길영(72)씨는 “힘에 벅차 톳이나 미역 양식을 포기하려 했으나 수산물 인양기가 설치되어 육지로 끌어 올리는 작업이 쉬워져 올해도 톳 양식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노익장을 과시했다.

어촌의 노령인구 증가에 따른 어민편익 증대를 위해 진도군은 지난해 7억5600만원을 보조하여 선박 및 해양수산물 인양기 21대를 어촌계에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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