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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7살인데 최연소 국회의원입니다. 유권자 중 2,30대가 과반수를 넘는다는 점에서 아주 슬픈 일입니다. 우리 국회가 얼마나 보수적인 경향으로 흐르기 쉬운지를 여기서 볼 수 있어요. 가까운 일본만 해도 20대가 10여 명이나 되고 주축도 30~40대가 이루고 있습니다."

16대 국회 최연소 의원과 학생들이 뜻깊은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지난 23일 오후,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선 민주당 임종석 의원과 국회 연수중인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얼굴을 마주하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다음은 지역구 일정으로 20여분 지난 뒤에야 허겁지겁 도착한 임의원의 인사말.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이 생활의 1/3은 후원회 참석 등 돈 모으는 일과 관련돼서 보내고, 1/3은 지역구 관리를 비롯 돈 쓰는 일에 소비하는 것 같아요. 의정활동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은 1/3일 뿐이죠. 하지만, 돈 모으는 것과 쓰는 것에 각각 생활의 1/2씩 쓰는 그런 정치인도 없지 않아요"

임 의원과 젊은이들의 만남은 '국회의원의 역할과 책임'이라는 주제를 떠나, 그동안 학생들이 궁금해 왔던 것들에 대해 일문일답식으로 진행됐다.

"신문을 펼치면 무슨 무슨 게이트다, 법안처리 연기다 해서 부정적인 면만 나오는데 정치권은 도대체 왜 그러는 겁니까?" 첫 질문부터 터져 나온 고등학생의 강도 높은 질문.

이에 임 의원은 "부족했고, 모자랐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양면이 다 있을 듯 싶다. 15대 이후 의원들의 입법활동이 증가했고 시민단체의 의정 감시활동 이후엔 밤늦게까지 국감준비를 하는 그런 방도 많아졌다"며 빠른 속도로 개선돼고 있음을 강조했다.

지난 대선서 정권교체가 이뤄진 이후 공직기관과 공조직들의 중립화도 가속화되고 있고, 법원은 이미 상당히 중립화됐으며 검찰 역시 최근 과정을 통해 상당한 정도로 거듭날 것이라는 게 임 의원의 말.

이어 그는 국정감사나 상임위를 통해 정책활동을 해도 대표의 움직임이나 대변인들의 말싸움, 헐뜯기 등이 더 부각되는 우리 언론의 보도 자세도 문제가 없지 않음을 지적했다.

또 임 의원은 '게이트'와 관련, "무엇보다 한국 정치의 돈드는 문화가 개선돼야 할 근본적 문제"라며 "정말 부끄러운 것은 민주화운동을 했다면서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것이 참담하고 가슴 아프다"고 털어놨다.

사전 예방이 안된다면 사후에라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감옥에 보내는 등 엄격한 전제를 세워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 그러면서도 임 의원은 결코 젊은이들이 정치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정치에 눈감으면 국민은 불행해지고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면 더 나아질 수 있다. 소수에게 집중된 권력이 분산되고 민주화돼야 한다. 시민단체의 평가 이후 의정활동이 얼마나 발전했나. 젊은이들의 정치무관심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이어 그는 "대학 때만큼 삶을 여유있고, 진지하게 생각할 만한 시간은 인생에 있어 다시 없을 것이다"며 "사회봉사, 시민단체, 학생회 등 사회활동을 통해 성숙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치인이 되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느냐는 적극적인 질문도 나왔다.

이 질문에 임 의원은 "앞으로는 상향식 공천을 하기 때문에 정당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구의원 활동도 보람있고 재미있는 일이다"며 "젊은 사람들이 하지 않으니까 지역 유지들의 몫이 되는 셈이다. 앞으로는 구의원, 시의원, 국회의원 순의 과정이 중요하게 여겨질 것이다"고 조언했다.

짧은 만남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자리를 뜨는 최연소 의원과 학생들의 모습에 국회분위기는 한층 더 젊어진 듯 했다.

덧붙이는 글 | 위 글은 민주신문 250호에도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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