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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와 경상북도의 통합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시도통합 논란은 지난해 12월 17일 대구와 경북지역 대학 총장과 언론계 및 경제계 인사 등 13명이 '대구경북 통합을 위한 준비위원회'(위원장 박찬석 경북대 총장)를 발족시킴으로써 그 불씨를 지폈다.

물론 대구와 경북간 통합에 대한 문제제기는 이번뿐만 아니라 시도분리 이후 '주기적으로' 되풀이돼 왔었다. 하지만 통합에 따른 이해관계의 상충으로 인해 논란만을 야기한 채 그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시도통합 문제는 '뜨거운 감자'로 전락했다.

앞으로 <오마이뉴스 대구경북>은 또 다시 제기되고 있는 시도통합에 대한 전문가의 찬반 주장과 대안을 들어보는 특별기획 <시도통합 릴레이 인터뷰-대구경북통합 이렇게 생각한다>를 마련한다. 이번 특별기획을 통해 '주장은 있으나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시도통합에 대한 해결점을 모색해보려고 한다.

특별기획 <시도통합 이렇게 생각한다>는 그 첫번째 순서로 경북대 박찬석 총장의 인터뷰 내용을 싣는다. 박 총장은 지난해 말 발족한 '대구경북 통합을 위한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의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금까지 '지방분권'을 위한 각종 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와의 인터뷰는 지난 12월 27일 경북대 총장실에서 있었다.


"시도통합 논의는 바로 선거 앞둔 지금이 그 시점이다"

- 2002년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갑작스레 나온 '시도통합'에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왜 하필 지금인가.
ⓒ오마이뉴스 이승욱
"대부분 사람들이 지금이 때라고 생각한다. 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앞으로 (시도통합에 관한) 소신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당선되고 나서 (시도통합을) 안 하겠다 할 수 있겠느냐... 대통령 후보도 되기 전에 소신을 마찬가지로 밝혀야 한다. 이런 점으로 봤을 때 지금이 때라는 것이다. 물론 지금 당장은 (시도통합이) 안되겠지만 차기에는 통합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말이다."

- 그 말은 시도통합을 위해서는 단체장이 주도해야 한다는 말로 해석되는데…
"아니다. 나는 그렇게 풀면 풀 수 없다고 본다. 지방자치단체간이나 이익집단으로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원래 분리할 때는 지역 여론을 듣고 한 것도 아니고, 소수의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한 일이고 그래서 피해는 주민들이 본 것이다. 광역 자치단체의 이해나 의지로 풀 수는 없다. 그러면 어떻게 풀어야 하나. 학자들이 연구를 하고 정확한 근거와 자료를 바탕으로, 그리고 사이버상 여론조사를 통해 지역 여론을 물어볼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러고 나서 국회 입법에 들어가야지 만약 지자체장의 의지만으로 한다면 반대가 더 심해지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주민들에게 이득이 될지 면밀히 연구하고, 손해를 본다면 통합할 수 없는 것 아니겠나."

- 준비위 발족 이후 어떤 성과가 있었나
"지금은 아직 성과는 없다. 언론이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정도다. 정기 준비위원회를 내년 정도에 발족하면서 여론조사, 연구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면 성과가 나올 것이다."

- 시도통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득은 어떤 부분인가.
"우선 토지이용을 지금까지 제대로 못했다. 대구 면적은 대략 870 평방 킬로미터, 경북이 2만 평방 킬로미터가 된다. 대구가 1/23 정도밖에 안 된다는 말이다. 대구 인구가 250만인데 여기 대구지역에 있는 토지만으로 이용이 제대로 되나. 대구에 있었던 사람은 대구에 있어야 하고 타 지역으로 이동하려면 다시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이런 거는 문제가 있다. 또 대구 경우에 필요한 토지를 어디에서 이용하겠는가. 경상북도 토지를 이용해야 한다. 대구와 경북이 함께 토지를 쓰게 되면 토지 활용이 그만큼 좋아진다.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문제가 됐다. 또 발전계획을 세울 때 경상북도에서는 대구를 두고 어정쩡하지 않나. 넣지도 못하고 안 넣지도 못하기 때문에 도시발전계획을 세운다는 데 문제가 생긴다. 상호 발전을 위해서 통합은 가장 이점이 있는 것이다."

- 시도통합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재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주장하는 찬성론과는 달리 거대 단위가 생겨나면서 오히려 비효율적이 될 것이라 하는데...

"오히려 시도분리로 인해 비효율적인 논란이 계속"

"거대한 조직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물론 단위 면에서는 대구경북이 통합되면서 크게 되겠지만 기초자치단체는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단지 그것을 포괄해줄 시와 도의 역할을 통합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분리돼 있으면서 얼마나 비효율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가.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경북도청을 어떻게 할 것인가. 옮겨야 되면 어디로 옮길 수 있나. 도청이 놔두기에 편리한 데가 어디라고 생각하나. 경북도민은 물론 대구시에 놔두는 게 가장 편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옮기는 것 그걸 그렇게 불편하게 꼭 해야 하나. 분리돼 있기 때문에 도청 이전에 관련해서 소모적인 논쟁을 할 수밖에 없다."

- 광주전남이 시도통합 문제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무산된 상태이다. 그리고 지금은 도청이전 청사를 짓는다는데...
"전남도청이 새 청사를 짓기 위해 예산집행이 됐지만 그건 내 버려도 된다. 지었다 하더라도 다른 건물로 써도 된다. 앞으로 들어갈 게 2조원 정도라는데 그런데 지금 쓰여진 돈은 잊어버려도 된다. 분명 다음 정권 되면 도청이전 계획은 바뀌게 된다. 도청이전은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게 바로 되겠냐. 통합하자는 여론이 높은데 도청이전이 제대로 되겠나."

- 현재 통합론은 시도간 업무협조가 잘 안되기 때문에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는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업무협조가 잘 된다는 전제조건을 이루어진다면...

"시도간 업무협조 그거 본질적으로 안 된다"

"만약 시도가 업무협조가 잘 된다면 그게 시도통합 아니냐. 그거 잘 해보려고 10년이고 20년이고 했는데 안 되는데 어쩌란 말이냐. 그걸(업무협조) 자꾸 된다고 가정하면 어떻게 하나. 지방자치는 각 단체간에 절대 양보를 안 하게 돼 있다. 안 되는 걸 가지고 자꾸 된다고 하면서 앉아 있으면 무슨 소용이 있나. 물론 협조만 잘 되면 통합이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결국 협조가 현실적으로 안되니깐 통합을 하자고 하는 것 아니냐. 본질적으로 각 단체는 협조가 안될 수밖에 없다."

- 대부분 장기적으로 통합에 대해선 수긍을 하는데... 통합과정에서 비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오마이뉴스 이승욱
"통합하는데 돈이 2, 3조 들게 어디 있나. 오히려 들 돈이 줄어들지... 문화행사 하는 것만 해도 그렇고, 대구시에서 만든 지역상표라고 하는 걸 보자. 대구시 상표라는 게 '쉬메릭'인데 경북은 '실라리안'이라고 또 안 만들었나. 그런데 어느 하나도 제대로 세계에 알리지 못했다. 그게 통합과정에 드는 돈보다 더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내가 전혀 다른 문화권이라면 말을 하지 않는다. 한 문화권이라고 대구시 사람이란 게 80%가 경북에서 온 사람이다. 200백만은 거의 경북 사람이다. 자꾸 이기적으로 생각하면 대구도 죽고 경북도 죽게 돼 있다."

- 시도통합론이 특정집단의 이익을 준다는 의견도 있다.
"나는 경북에 땅 사놓은 것도 없다(웃음). 나는 원래 전공이 도시지역체계다. 나는 우리나라 전체가 잘 살려면 통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지역 체계를 공부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걸 못하면 못살게 되기 때문에 문제삼는 것이다."

- 통합문제가 잘 풀리지 않는 것은 각 이익관계 때문에 현실 가능성이 어려운 것 아닌가. 복안이 있나.
"물론 이익을 보고 손해를 보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현재 대구시나 경북도가 중심이 돼서는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는 학자들이나 전문가들이 모여서 연구하고 시민들에게 충분하게 알려지고 충분히 이해가 구해졌을 때 그때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 통합으로 인해 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다. 그래서 새로운 변화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지역민이 있지 않을까.
"그때가 81년도였는데 대구시가 분리 승격되는 것 앞두고 대구 한 호텔에서 세미나를 했다. 나도 거기에 토론자로 참석했는데 나는 절대 안되다고 반대했다. 이거 하면 큰일난다고 반대했다. 그러나 정권은 그대로 추진했다. 그때 뭐 제대로 여론을 묻기나 했나. 당시는 억지로 군사정권이 공무원들을 승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한 거다. 그걸 지금까지 유지하는 것은 맞지 않다. 이제는 논의를 한번 해봐야 한다."

"시도분리는 군사정권이 공무원 수 늘리기 위한 정책"

- 당시 시도통합의 배경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
"일단은 공무원들의 적체 현상을 해소하자는 이유고, 두 번째 이유는 공무원 수가 배가 되니깐 특히 상위직 공무원들이 정권에 이롭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북한에는 행정구역이 많은데 민족 대표들이 모였을 때 행정구역을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한다. 나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이유라고 한다."

- 정치권이나 대구시장, 경북도지사의 입장을 타진해보기도 했나.
"아무 것도 안 해봤다. 시장님 이야기야 이 신문에 나왔던데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는 시도통합에 있어서 개인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장 통합가능성이 있는 시기인지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거는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시기가 문제인데 나는 바로 지금이 그 시기라는 것이다."

- 앞으로 통합논란으로 인해 갈등이 야기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문제를 풀려고 하면 갈등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다. 갈등 없이 풀리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지금 당장 바꾸자는 것도 아니고 2003년 정도에나 국회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생각해야지 그리고 새로운 단체장이 나왔을 때나 할 수 있는 일이다."

- 지금까지 지역의 문제를 가지고, 중앙집권이라는 비판을 많이 했다. 하지만 박 총장께서는 지역도 할 일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지방분권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것은 다 지방을 살리자는 차원에서 벌이는 운동이다. 우리는 이것을 대정부 차원에서 중앙정부에 대한 '투쟁'을 해왔다. 중앙예산을 지역에 내려줘라, 중앙에 있는 대학 인재 할당해서 지역에 나눠라는 것들은 다 중앙에 대한 요구이다. 하지만 자구 노력이 필요하지 않느냐. 우리가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정부에만 요구한다고 되는가. 문화행사 두 번이나 치르면서 돈도 더 쓰고…. 예를 들어서 경북문화상, 대구문화상 따로 두면서 그거 다 교수들이 받는 것인데 따로 둘 필요가 뭐 있나. 다 세금에서 쓰여지는 돈인데 그러니 자구노력이 되냐는 말이다."

- 예민한 질문이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거 아니냐는 주장이 있다.
ⓒ오마이뉴스 이승욱
"어떻게 정치권을 도와준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런 말이 많던데 내가 곰곰이 생각해봐도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어떤 후보를 밀어줄지 대구시장을 지지하든 경북도지사를 지지하든 그리고 좀더 있으면 대통령선거도 하는데 누구를 지지할지 아무도 모른다. 나도 그런 오해를 받는 것은 싫어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대구경북이 잘되길 바라는 것뿐이다. 정치적으로 연결시키려고 하는데 통합을 위해서는 정치적인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 통합운동은 누굴 편들기 위한 것이 아니다. 전혀 그런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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