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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엔 조각구름 떠 있고, 강물에 유람선이 떠 있는 대한민국. 그러나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인터넷에는 검열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지 오래다.

정보통신 검열이 유난히 기승을 부렸던 올 한해. 검열 사례에 대한 침해당사자들의 보고는 심각하다.

정보통신 검열의 신호탄, 인터넷내용등급제의 시행.
자신과 부인의 누드를 찍은 사진을 웹아트의 일환으로 홈페이지에 게재했다가 자신의 미술관인 홈페이지가 폐쇄되기도 한 김인규 교사.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청소년유해사이트 등급게재 강요로 인해 사이트 파업을 단행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초 게이커뮤니티 엑스죤.
자퇴생들의 인터넷 공간 아이노스쿨 홈페이지 폐쇄.
산부인과 관련 성지식 사이트 폐쇄.
행정자치부의 인터넷대청소 운동.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들의 클린 사이트 운동.

다양한 부문에서 다양한 이유로 단행된 인터넷 검열은 인터넷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인터넷내용등급제란 이름으로 진행되지만, 인터넷내용등급제의 그늘에는 성적 소수자들과 예술인의 표현의 자유가 유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산부인과 관련 성지식 사이트, 아이노스쿨 사이트 등의 폐쇄는 무차별적인 인터넷검열의 폐해를 보여준다. 또, 온라인커뮤니티들의 클린사이트 운동은 사회적 검열이 이제는 자기검열화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드러낸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정보통신 검열을 철폐하기 위해 결성된 정보통신검열반대공동행동은 지난 10월 22일부터 인터넷내용등급제 폐지와 정보통신부 장관 퇴진을 목표로 60일 동안 진행한 1인릴레이 단식농성을 마무리하며 문화제를 마련한다.

이번 문화제에서는 그 동안 자행된 인터넷 검열의 피해자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또, 인터넷 검열의 위험성을 표현하는 집단퍼포먼스, 인터넷내용등급제에 반대하는 <네바다51>, <이반>, <여고생 해방전선> 등 인디밴드와 민중가수 연영석, 이혜규의 공연, 1인 릴레이단식농성자들의 목소리를 문화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폭력적인 인권 유린의 현실을 낳은 국가보안법이 대대적으로 작용한 20세기를 마감하자마자 21세기의 첫 해에 등장한 인터넷내용등급제.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원하는 이라면, 잘못된 청소년보호로 개인의 정보접근권이 침해되지 않기를 바라는 이라면, 올바른 청소년보호와 인터넷규제를 진지하게 모색하고자 하는 이라면 이번 문화제에 꼭 참여해야 할 것이다.

'아 아 아 대한민국 - 정보통신 검열철폐 문화제'는 오는 20일(목) 오후 4시 30분부터 서울 명동 사거리 한빛은행 앞에서 진행된다(02-739-6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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