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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는 2001년 6월21일 전문대발전방안(전발안)을 발표하였다. 전발안의 주된 목적은 전문대의 구조조정과 교육여건의 획기적인 개선을 겨냥하고 있다. 또한 양적 성장에 치우쳤던 전문대 질적 개선과 아울러 고교졸업자 감소에 따른 학생 감소와 재정난에 미리 대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교육인적자원부의 논리이지만 말이다.

전발안 내용을 살펴보면 특히 대학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나 재학생들은 전문대 학과별 3년제 개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교육부는 이 계획을 시행하기 전 수업연한심사위원회를 열고 산업계의 수요를 파악, 3년제 전환 허용 대학학과를 결정해 고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었다. 물론 이러한 결정은 신청학과 중 상당수가 교수나 교육시설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어 실제 전환여부는 불투명 하리라 전문가들은 판단하였다.

하지만 그러한 예상과는 달리 신청한 대부분의 학교 학과가 3년제로 전환되었다. 즉 내년부터 108개 전문대의 126개 학과가 새로 3년제로 전환된 것이다. 교수와 교육시설을 제대로 갖추지도 못한 대학들이 말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9월18일 유아교육, 정보통신, 건축, 환경, 생명공학 분야, 보건의료 분야, 종합예술 분야 등을 중심으로 2002학년도부터 3년제로 수업연한을 연장하는 계획을 승인, 고시하였다.
이로써 158개 전문대의 1073개 학과중에서 3년제로 운영되는 학과는 기존의 간호과, 물리치료과 등 보건의료 관련 9개에서 135개로 늘어나 전체의 12.6%를 차지하게 되었다.

서울지역전문대학 경우 새로 3년제로 전환되는 학과는 주로 건축토목계열과 메카트로닉스 자동화과, 전자·컴퓨터 정보기술 및 소프트웨어과, 방송기술 및 정보통신과 유아교육과 등이다. 특히 3년제로 전환되는 학과의 경우는 2002학년도부터 3년간 각각 5%,5%,10%씩 총 20%가 감축되게 된다.

물론 교육부는 "3년제 전환학과의 교원확보율 60%이상, 학교전체 교사확보율 55%이상 등 교육여건 기준을 내년 새학기까지 충족시키고 정원감축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2년제 학과 입학정원의 30% 정도에 한해 3년제 전환을 최종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대학의 교원확보율이 60%이상 대학은 2001년 기준으로 3개대학에 불과하며 서울지역전문대학은 최근 5년동안 고작 40%에 불과하다. 이러한 교원확보율은 전국의 전문대 편제 정원을 기준으로 교원 1인당 학생수는 51.7명인데 이는 대학의 36.3명에 비해 크게 높은 수치이다.

또한 전문대학이 갖추어야 할 교사로는 교육기본시설(대학본부를 제외한 강의실. 실험실습실. 교수연구실. 행정실. 및 그 부대시설). 지원시설(도서관, 학생회관, 대학본부, 체육관, 강당, 전자계산소, 실습공장 및 그 부대시설) 연구시설(연구용 실험실, 대학원 연구실, 대학부설 연구소 및 그 부대시설)과 부속시설(박물관, 학생기숙사 및 계열별 실습실 및 실습장) 등이 있다.

이러한 교사확보율은 전문대학 법정 기준대비로 바라보았을 때 80.9%로 법정기준에 19.1%나 못 미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교육인적자원부는 대부분의 대학학과를 3년제로 승인해 주었다.

그리고 한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3년제 개편을 하게 되는 학과 대부분이 전문대에서 전자정보통신계열이며 인기학과라는 것이다. 이러한 대학구조조정은 결국 대학과 학과간의 서열화를 더욱 부추기게 되며 인문사회계열은 비인기학과로 더욱더 전락하게 되며 결국은 폐과에 이르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실제 4년제 대학안에서의 학부제의 폐단이 드러나고 있는 것 역시 전문대 3년제와 다를 바가 아니다.

또한 3년제가 산업사회에서 필요한 기술인력을 배출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해 보이기도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든지 입학정원을 줄여보려는 궁여지책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현 사회분위기가 능력보다는 학벌중심인 사회에서, 특히 고졸 임금을 100으로 바라보았을 때 전문대졸 103.4, 대졸 151.6임을 보면 고졸과 전문대졸이 거의 동급으로 취급되고 있음으로 볼 때, 전문대학의 2년졸업생과 3년졸업생을 사회에서 차별화해 줄 수 있는가?

또한 동일 학과일지라도 학교마다 서로 다른 수업연한으로 인한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사학재단이 올바른 교육이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기업으로 바라보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기 마련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전문대 3년제 개편은 전문대를 살릴 수 있는 대안이 전혀 되지 못하고 있다. 더욱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전문대학의 특성을 살려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것과 현장교육이 중요시되는 실험실습비와 실험실습기자재등의 확충이 더욱 절실할 때인 것이다.

또한 사립학교법 개정이 시급히 요구되어 지며 교수, 교직원, 학생들의 민주적 대학운영이 중요하다. 문제는 그 어느 대학보다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는 재단의 비리와 대학의 비민주적 학사운영을 바꾸는 것이다. 오히려 3년제 개편은 사학의 이익만을 더욱 가중시켜주는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물론 모든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올 뿐이다.

덧붙이는 글 | 자료출처-전문대발전방안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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