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미국이 우방이라고? 당신이 지금 몰라서 묻는거요?"
"...."
"누가 몰라서 그러나? 나도 신문보고 살어. 이 사람아."
미국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이 다 끝나기도 전에 김태순(52, 서울 방배동) 씨는 버럭 화를 낸다.

"하지만 어쩌겠어? 미국은 힘이 있고 돈이 있고... 하니까 어쩔 수 없는 거 아냐?"
"주한미군으로 인한 피해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그래서 어쩔건데. 전부 다 몰아내자고? 그럼 우리나라 전쟁 나, 이 사람아."

2001 주한미군 엑스포.
전국에 있는 주한미군의 범죄가 서울 종로타워(국세청) 앞 광장에 모였다.

군산, 대구, 부산, 서울, 원주, 의정부, 인천, 춘천, 평택, 파주 등의 미군기지 주변에서 일어난 환경, 문화, SOFA, MD등의 문제가 2001 주한미군 엑스포(박람회) "주한미군없는 평/화/세/상 만들기"의 주인공들이다.

미군역사전, 보도물전, 미군 영상전(매향리의 봄), 조형전, 공연행사 등이 마련된 이번 엑스포는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동안 진행된다.

미군기지공대위, 녹색연합, 문화개혁시민연대,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소파개정국민행동,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등 6개 단체가 공동으로 시민들이 사진 전시물과 조형물을 보며 우리 국민들의 삶과 주권을 파괴하는 주한미군의 실체에 대해 알리는 계기로 삼고자 마련한 것이다.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작품은 임옥상의 조형전. "쇠의 꿈-날개(Dream of steel)"와 "거대한 미국의 음경(Great American phallus)".

두 작품은 미국의 패권주의와 남근주의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매향리에서 지난 50년간 지속된 폭격의 잔해, 포탄 파편을 주워모아 조형화한 것이다.

기자가 찍은 사진을 자신에게 보내주면 안되느냐며 다가온 방성준(강서구 방화동) 씨는 "임 선생님의 작품은 예전에도 본 적이 있는데 이것도 좋다. 내가 하는 전시회에서도 보여주면 좋겠다"며 "의미있는 전시회"라고 소감을 밝혔다.

생생한 현장사진부터 자세한 설명까지 엑스포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는 준비였으나, 아쉬운 점은 관람을 하는 시민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보충 설명을 해주는 행사의 주최자들이 눈에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늘 기자가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주한미군의 범죄사실과 문제점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묻는다. "그래서 어쩌자고?"

이제는 주한미군의 문제점에 대한 적극적인 대안 제시가 더욱더 필요한 시점인 듯 싶다.

2001 주한미군 엑스포는 서울 행사를 마치고 평택역(토, 20일), 원주체육공원(일, 21일) 등 전국 각 지역을 순회하면서 시민들에게 홍보될 예정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