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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근태 최고위원 ⓒ 최민호

글/ 공희정, 최민호 기자
사진/ 이종호 기자

<1신 기사 대체:10월18일 오후 1시20분>

"대통령 출마를 포함한 겁니다."

민주당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오후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자신의 후원회에서 거듭 대선출마 의지를 밝혔다. '2001 김근태 의원 후원회'는 사실상 대권 후보 출정을 공식적으로 천명하는 자리였던 셈이다.

김근태 의원 후원회장 1 / 김정훈 기자

김근태 의원 후원회장 2 / 김정훈 기자

김근태 의원 후원회장 3 / 김정훈 기자


김 최고위원은 이날 특히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최고위원과는 경쟁과 협력의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둘 다 부패특권 반대, 한반도 평화 등에서 입장을 같이한다"고 말하면서도 "노무현 최고위원에 대한 비판도 할 수 있지만 신뢰를 두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며, 또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비판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과거 양 김씨의 대선출마의 실패를 예로 들면서"경선에는 둘 다 나가더라도 본선에는 둘 중 한명만 나갈 것은 분명하다"면서 대권에 대한 두 최고위원의 의지가 하나로 모아질 것임을 강조했다.

▲노무현 최고위원의 축사를 지켜보는 김근태 최고위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부영, 정몽준 의원 "심각하게 고민하겠다"-후원회장 풍경

"김근태 최고위원이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면 심각하게 고민하겠습니다."

한나라당 이부영 부총재는 17일 민주당 김근태 최고위원 63빌딩 대회의장에서 열린 후원회에 참석, 이처럼 한 문장의 축사를 남긴 뒤 후원회장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또한 무소속 정몽준 의원도 "앞서 이부영 부총재께서 '고민'을 하신다고 했는데, 나도 힘없는 무소속의원이지만 김근태 최고위원이 경선에서 승리해 대통령 후보가 된다면 고민하는 흉내라도 내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처럼 이날 김근태 최고위원의 후원회는 단순한 한 개인의 후원회라기 보다는 재야 운동가로서 정치에 입문해서 처음으로 대권에 도전하는 '한 선구자의 도전의 날'임을 강조했다.

방송인 손범수씨의 사회로 이날 오후 6시부터 약 2시간 가량 진행된 이번 후원회에는 약 3천여명의 후원자와 김근태 팬클럽인 'GT클럽'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꿈을 현실로'라는 제목의 영상물 상영, 가수 이선희씨의 축하공연, 김근태 팬클럽 'GT클럽'의 종이비행기 날리기, 성우 김용식씨의 영상편지 낭독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후원회에는 민주당 한광옥 대표, 한화갑, 김원기, 노무현 최고위원, 한나라당 이부영 부총재, 김덕룡, 손학규 의원, 무소속 정몽준 의원, 함세웅 신부, 지선 스님 등 여야 의원 80여명과 사회 각계 후원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오후 6시 20분경, 축사를 하기 위해 연단에 오른 민주당 한광옥 대표는 첫 서두를 "김근태 최고는 민주화운동의 상징입니다. 동의한다면 박수 부탁드립니다"라며 한껏 분위기를 고취시켰다.

한 대표는 "16년 전 민추협 대변인을 할 당시 구속된 김위원을 석방시키기 위해 여러 차례 논평을 낸 기억이 있다"며 김위원과의 오래된 인연을 강조한 뒤 "국정을 바로 잡기 위해선 김 위원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자신의 대표 임명에 반대했던 김 위원을 추켜세웠다.

▲"잘 해 봅시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어 민주당 김영배 상임고문은 "오늘 후원회는 단순한 국회의원 후원회가 아닌 것 같다"면서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김 최고를 대통령으로 만들고자 해서 모인 것 아니냐"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한화갑 최고위원도 축사를 통해 "김최고는 나보다 훌륭한 점이 많은 지도자"라며 칭찬한 뒤 "이제 우리 정치도 경쟁자끼리 흠집 내고 헐뜯지 말고 서로 장점을 부각시키는 경쟁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한다"면서 김 위원과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노무현 최고위원, "밥상 엎는 일 절대 없을 것"

이어 단상에 오른 노무현 최고위원은 "김최고는 인간과 역사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비전과 실천 전략을 갖고 계신 분"이라며 "김 최고는 한 시대의 역사가 요구하는 것을 갖춘 지도자"라고 말해 많은 후원자와 지지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노 최고위원은 이어 "성향이 비슷한 우리가 서로 하겠다고 하다가 밥상을 엎는 것 아니냐고 염려하는데 절대 그런 염려를 말라"고 당부한 뒤 "김 최고위원은 작은 이익을 위해 큰 일을 그르칠 졸렬한 일을 하지 않을 지도자임을 널리 알려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또 "시간이 나면 나도 알려달라"고 덧붙여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노 최고위원은 또 동교동계 해체주장에 대해 "김 최고위원이 어려운 주장을 했다"고 말하면서도 "다소 입장의 차이를 보이더라도 역사에서 다른 길을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원칙적으로는 동감하지만 그 방법론적인 면에서 역시 다른 생각임을 암시했다.

▲후원회장을 찾은 이부영 의원. 이 의원은 '김 의원이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면 심각하게 고민해 보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날 후원회에는 후원회에 동교동 구파 인사들은 거의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민주당 개혁세력들이 대거 참석했는데 특히 민주당 신기남 바른정치모임 회장은 김근태 최고위원을 위한 '수필'을 준비해 와 많은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 차례에서 단상에 오른 민주당 김근태 최고위원은 "감옥에서 군부독재를 향해 내질렀던 '샤우팅'을 여러분과 함께 외치고 싶다"며 서두를 시작했다. 그는 이어 "그 동안 당내 절차를 밟아 해결해 나가고자 했지만 모든 것이 절벽이 돼 앞을 가로막았다"면서 "이제 일어서서 외치지 않을수 없었다"고 그간 동교동계 해체 주장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했다.

김 위원은 또 "정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국정치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50년만에 이뤄진 정권교체가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김근태가 무서운 변화를 일으키겠다"다며 대선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최고위원은 "여러분들과 함께 하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장엔 '김근태와 함께 정권재창출', '김근태와 함께 지역주의 극복'등 김 위원의 정치비전과 철학을 나타내는 현수막이 내 걸렸고 행사 중간 중간에 참석자들이 `김근태'를 연호, 분위기를 달궜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근태 팬클럽, "남들보다 더 많은 비판 아끼지 않겠다"

이날 후원회에는 김 최고위원 팬클럽인 'GT클럽'회원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GT클럽(근사회=김근태를 사랑하는 근사한 사람들의 모임)'의 박재한(30, 종교인)시삽은 "구시대 정치인에 식상한 사람들이 지난해 10월 첫 모임을 가진 후 올해 초 정식으로 팬클럽을 결성하게 되었다"며 팬클럽 결성동기를 설명하고 "좋은 세상을 만들어줄 사람이 대권에 나와야 하지 않겠냐"며 김 최고위원의 출마를 적극 지지했다.

현재 30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GT클럽'의 박 시삽은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앞으로 온라인 상에서 김 최고위원 알리기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하고 "김 최고위원의 공식 팬클럽이지만 비회원들보다 더 많은 비판을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원회에 앞서 오후 5시부터 김 최고위원의 에세이집 '희망은 힘이 세다' 출판기념회가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출판기념회에서 장영달 의원은 축사를 통해 "이 책에 김근태가 있다"고 소개했으며, 책을 출판한 다우출판사의 고용석 대표는 "책이라기 보다는 진실"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에세이집 출판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그 동안 기고한 글들을 모아 보좌관과 출판사측에서 책을 내자고 했지만 막상 책을 내고 보니 발가벗은 심정"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진실을 밝히고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한 마디를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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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2000년 2월 15일부터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모바일팀에서 오마이뉴스블로그,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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