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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당 구로을 김향미 선거운동본부 운동원들은 13일 토요일 오후, 지하철 1호선 구로역과 애경백화점의 연결 통로에서 애경백화점의 노점 강제철거에 항의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환경미화 공사를 위해 유리창이 뜯겨져 있는 연결통로에는 12일 벌어진 노점상 강제철거에 항의하는 애경백화점 노점상들의 피켓들이 놓여 있고, 한 쪽에는 10.25 구로 재선거에 출마한 사회당 김향미 선거운동본부가 준비한 철거당시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지나는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애경백화점 '환경미화'가 노점상의 생계보다 중요하다?

애경백화점은 12일 오전, 백화점과 역사의 연결통로를 봉쇄하고 백화점 직원들을 동원해 10여 개의 노점을 강제로 철거했다. 애경백화점이 신축하고 있는 복합영화상영관 건설과 함께 연결통로의 환경미화를 하겠다는 것이 백화점의 노점철거 이유였다.

이 과정에서 백화점 직원들은 대부분이 여자들인 노점상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물건을 빼앗고, 노점을 망가뜨렸다. 노점상들을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은 경찰들이었다. 철거가 시작되기 전부터 소위 '현장'에 나와있던 경찰들은 바로 옆에서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데도 꿈쩍도 하지 않고 역사입구를 봉쇄하는 데만 여념이 없었다는 것이다.

애경백화점이 언제 철거를 시작할지 몰라 추석연휴가 끝나자마자 가게를 지키며 노숙을 해왔다는 노점상들. "환경미화를 한다는 말은 들었어요. 벽에 색도 칠하고 바닥도 깐다고 하던데. 우리하고 얘기라도 하고 하면 좋잖아요. 우리가 공사기간 동안 통로 바깥에 나가서 장사할 수도 있고. 우리도 대책을 세워야 되잖아요."

그러나, 애경백화점은 사전통보 없이 기습적으로 일을 진행했다. 아침 일찍 통로를 봉쇄하고 노점을 철거하기 시작했던 직원들은 노점상들과 소식을 듣고 달려온 사회당 당원들에 의해 철거가 저지되자, 통로를 막고 있던 셔터를 올렸다. 노점상들은 "우리 때문에 공사가 안 된다고, 우리 때문에 사람들 다니기가 힘들게 됐다고, 사람들한테 그 얘기 할려고 문을 연 거지.."라며 애경백화점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노점은 최후의 생계수단 "여기서 나가며 어디로 가라고.."

13일. 강제철거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깨진 보도 블록 위에서 노점상들은 다시 장사를 시작했다. 여전히 이 곳이 아니면 갈 곳이 없는 그들. 어제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백화점 직원들에게 맞은 온 몸이 욱신거리고, 좌판이 망가져 물건을 역사의 쇠 봉에 매달아 두고 팔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어제 애경백화점 직원들에게 폭행을 당해 이마와 눈이 퉁퉁 부어서도 노점을 지키겠다며 밤새 자리를 떠나지 않던 칠순의 할머니가 끝내 병원으로 실려 갔다는 것이다. 구로에 살고 있다는 한 아주머니는 "여기서 나가면 갈 곳이 없으니까. 우리도 여기서 장사하는 거 미안하고, 할 말 없는 건 알지만... 가계세가 어느 정도 여야지"라고 말끝을 흐린다.

강제철거 자행한 애경백화점 소유주는
불법선거로 국회의원직 박탈된 장영신 씨


국회의원 선거기간에 무리한 강제철거를 자행해 시민들을 의아하게 만들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이번 재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장영신 씨. 장영신 씨는 지난 16대 총선에서 애경백화점이 위치한 구로을의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

그러나 장영신 씨는 얼마 전 애경백화점 직원들을 동원해 불법선거운동을 진행한 것이 확인되어 되어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해, 구로 지역 주민들에게 '3년 연속 선거'라는 불명예를 안겨주었다. 16대 총선 선거운동기간 서민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하루 동안 가판을 벌이고 직접 '떡볶이'를 만들어 팔아 언론의 집중을 받기도 했던 장영신 씨.

의원직을 박탈당하자마자 분풀이라도 하듯, 국회의원 재선거 기간에 노점 강제철거를 강행한 그는 국회의원 뱃지를 떼고 보니, 구민들의 생계는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덧붙이는 글 | 현재, 구로역과 애경백화점 통로의 노점상 10여명은 애경백화점의 강제철거에 항의하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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