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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댐이 생긴다. 김용택 시인이 사는 임실군 덕치면 진메마을도 물에 잠긴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생태답사모임 '물 한방울 흙 한줌'에서는 섬진강 따라 자전거로 달리면서 왜 적성댐을 반대할 수밖에 없는 가를 되새기고자 했다.

섬진강댐을 막아 생긴 옥정호에서부터 우리의 하이킹은 시작되었다. 비포장된 좁은 자전거길을 따라 달려 진메마을에서 김용택 시인을 만났다.

진메마을 강물은 아주 맑았다. 자정작용이 활발해서이다. 하지만 그 전의 강물은 상류의 섬진강댐과 지류인 보성강의 주암댐 때문에 수량이 줄었고 자정작용도 활발치 못해 물은 점점 더러워진다.

김 시인은 최근에 전북환경운동연합의 공동대표로 추대되었는데 때마침 적성댐문제가 불거져 여기저기서 그를 찾는다. kbs '인간극장'촬영팀도 그를 찾아와 우리가 그의 설명을 듣는 모습, 김 시인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촬영하고 있었다.

그의 학교 마암분교 3학년 창우와 다희가 강가에서 놀다가 김 시인이 부르자 우리에게 와 노래를 불러준다. 이 학교 3학년은 이 둘이 전부다. 분교 아이들이 지은 동시에 백창우 씨가 곡을 붙인 노래로 곧 음반으로도 나올 거라 한다. 우리 곁을 떠난 '딱새'가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가사가 곱다.

임실, 순창 군민들은 댐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9월 13일에 댐반대집회를 열 예정이었는데 그날 임실군 상가들이 모두 문을 닫고 집회에 참여하고, 주민 몇 천여명이 가기로 했었단다.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상류에 섬진강댐이 있음에도 수자원공사와 정부는 물 부족을 이유로 들며 댐을 지으려한다. 그러나 정작 이 지역은 물이 부족한 곳이 아니다.

"왜 우리가 광주 전남 사람들 식수를 대주기 위해 댐을 막고 고향을 등져야 하느냐" 며 불평하는 이들이 있다던데 광주전남시민들이 댐을 지어달라 하지 않았고 주암댐 등 여러 곳에서 물을 받아쓰고 있으니 더 물을 갖다 쓰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광주도 적성댐을 반대하고 있다. 국민들은 원하지 않는데 나라는 댐을 원한다. 어째서...

우리가 쉬어가다 만난 어떤 할아버지도 "댐을 막는 짓은 어리석은 짓"이라 말하신다. 아름다운 시절을 찍었다던 구담마을. 경치가 아름다운 장구목이 댐이 생기면 사람들은 고향을 등져야 하고 섬진강은 더욱 더러워질 것이다. 인간은 강물을 먹고 살지 않는가. 사람들은 멀리 내다보지 못한다. 어리석기 때문에. 강은 답답할 만큼 조용하고 힘이 없었다. 예전엔 힘차게 흘렀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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