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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는 정보화 시대의 중흥기를 맞고 있다. 미국만 해도 인터넷 케이블망 사업자들이 가입자 수요가 적어 수지가 맞지않아 파산하거나 인수 합병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ISP(인터넷 써비스 업자)의 성장규모는 그 폭발적 가입자수 증가와 함께 우리나라가 근미래에 정보화 시대의 주역이 될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현실적으로 소외받는 계층이 있다. 바로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 소위 말하는 '컴맹'이 그들이다.

사무실의 전경이 사무자동화 기기로 가득 메워진 지금, 고도 성장기에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현 사회를 만들어 냈던 장년층들은 이제 컴퓨터를 모른다는 이유로 애처로운 신세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뿐인가? 어머니들은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는 아이들 앞에서 컴퓨터 이야기만 나오면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리는 실정이고 아이들이 자칫 인터넷에 팽배한 음란물을 탐닉하게된다 하더라도 속수무책인 실정이다.

"컴맹은 부끄러운게 아닙니다. 단지 불편할 뿐입니다. 그리고 조금만 노력한다면 불편함은 금방 사라지게 될것입니다."

다음 카페에 자리한 "우린 컴맹일까?(http://cafe.daum.net/sdw7104)" 모임의 운영자 이지훈(dungeon16@hanmail.net)씨는 컴맹들을 향하여 이렇게 말하고 있다.

"컴퓨터는 어려운게 아닙니다. 실수를 하면서 조금씩 알아간다면
언젠가 컴퓨터는 당신의 충실한 도구가 되어줄 것입니다."

"우린 컴맹일까?(http://cafe.daum.net/sdw7104)" 모임 (이하 '우컴')은 컴맹들의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자는 취지에서 2000년 4월경에 문을 열었다.

초기에는 질문과 답변을 통해 모르는 부분을 알려주는 정보 공유 성향의 모임이었으나 해를 거듭하면서 '모니터 코드를 빼놓고 모니터가 켜지지 않아 A/S 기사를 부른 경험(잡담게시판 1670번 글)' 등의 컴맹들의 황당한 실수담이나 경험 및 사연등을 서로 나누는 친목 도모의 성향도 가지게 되었다.

"1만 5천여 컴맹들과 함께 합니다"

현재 '우컴'은 1만5천여명의 회원을 가진 대규모 모임으로 성장했으며, 수 만개의 모임이 개설되어 있는 다음 카페에서 '컴퓨터/일반' 분류 3위에 당당히 랭크되어 있다.

"저도 물론 컴맹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우컴 운영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그들 모두 한때 컴맹이었고, 어디 한 곳 물어볼 곳 없는 답답한 컴맹의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그때의 답답한 심정을 되살려 "우린 컴맹일까?" 회원들의 가려운 곳을 자신의 일처럼 긁어주고 있다.

우컴 회원인 김문구(닉네임 : 쿄쿄...)씨는 "한달전, 고힙(gohip)이라는 악성 프로그램 때문에 인터넷을 접속할 경우 음란싸이트로 자동 이동되어 버리는 불쾌한 문제가 발생하였는데, 그 대처방법을 몰라 컴퓨터를 포맷하는 등의 고생을 하였다. 그런데, 우컴의 FAQ(잦은 질문)게시판에서 고힙(gohip)을 간단히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읽고, 한달전에 가입했더라면 그런 고생을 안했을 것"이라며 늦게 가입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잡담게시판 1667번 글)

최근 "SirCam" 이라는 바이러스가 발생하였을 때, "HI! How Are You?"라는 제목의 메일을 받았을 경우 그 첨부파일을 절대 열지 말라고 당부함과 동시에, 첨부파일을 열어본 회원의 피해를 막기 위해 안철수 바이러스 연구소의 SirCam 전용 바이러스 제거 프로그램을 링크하는 등의 신속한 조치로 우컴회원들은 대부분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

"저희에겐 1만5천5백 여명 모두가 소중하고 소중한 가족입니다."

우컴 운영자 이지훈 씨는 우컴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현재 저희 카페의 자랑은 회원의 분포가 다양하다는 겁니다. 이제 막 컴퓨터에 맛들이기 시작한 초등학교 아이부터 인터넷을 배워보겠다고 가입하신 50대후반의 할아버님도 계십니다. 그뿐만 아니라, 엑셀등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몰라 당황하시는 회사의 간부급 회원님, 아이를 따라 컴퓨터를 배우는 어머니까지... 저희에겐 1만5천5백 여명 모두가 소중하고 소중한 가족입니다. 저희 카페의 정회원은 '우컴가족'이라는 칭호를 가지게 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이 모임은 운영자를 비롯한 '우컴참모', '우컴고수'가 윈도우,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인터넷, 바이러스, 고장등에 대하여 친절하고 신속한 답변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컴가족', '우컴새내기' 분들도 자기가 이미 겪었던 문제에 대해 다른 회원이 고민하고 있을 때, 자신의 경험을 살려 같은 컴맹의 입장으로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질문하는 회원의 입장으로써 답변이 이해가 잘된다는게 우컴 회원들의 반응이다.

또한, 넘쳐나는 음란/광고글 때문에 불쾌감을 느껴 본 사람이라면 이 모임에서는 안심해도 좋을것 같다. 이모임의 게시판은 운영진에 의해 수시로 모니터링 되기 때문에 광고글을 찾아볼 수가 없다.

사람 냄새가 없어진 인터넷에서 서로 이렇게 정보 품앗이를 하는 훈훈한 컴맹 가족들의 모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이 컴맹이라고 생각하거나, '컴퓨터는 한다, 그러나 컴퓨터는 모른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꼭 한번 가입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모임이다.

덧붙이는 글 | 이지훈 기자는 다음카페 '우린 컴맹일까'의 운영자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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