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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식중독은...

여름철 바닷가에서 회라도 한 접시 먹을라치면 떠오르는 것이 비브리오다.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생선, 조개류를 통해 감염되는 비브리오는 주로 만성간질환을 앓고 있거나 만성신부전, 당뇨병, 알콜중독자 등 만성질환으로 면역상태가 떨어져 있는 사람에서 주로 발병한다.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지 않더라도 낚시를 하거나 어패류를 손질하다 생긴 피부의 상처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면역상태가 떨어진 환자의 몸에 비브리오균이 들어오면 곧바로 혈액을 타고 전신에 퍼져 패혈증으로 진행되는데 치료해도 사망률이 40%에 이르는 무서운 질병이다.

평소에 건강한 사람은 비브리오 패혈증을 지나치게 걱정해서 무조건 어패류를 멀리할 필요는 없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해산물을 충분한 온도(60도에서 15분 이상, 80도에서 7-8분 정도)에서 익혀 먹고 바닷가에서 낚시하거나 갯벌에서 어패류를 손질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사람들도 여름에 해산물을 날로 먹다가 장염을 앓게 되는 경우는 흔하다. 일종의 식중독이다. 물설사. 복통. 구토. 발열. 두통 등이 특징으로 하는 장염은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이 수분공급 등으로 좋아지지만,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지 않으면 휴가가 병가로 이어지는 최악의 휴가를 맞을 수도 있다.

특히 주의할 것은 냉장고에 대한 지나친 믿음이다. 세균에 오염된 경우 냉장고 안에서 증식은 하지 못해도 살균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온이 30도를 넘어가면 4-5시간이 지나면 음식이 상할 수 있다고 한다. 냉장보온 박스에 보관한 음식이라도 여러번 꺼냈다 넣어진 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4. 만성질환자는...

만성질환으로 심신이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여행은 오히려 더욱 필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실 혹시라도 병이 악화되거나 급한 상황이 생길까 엄두를 못내는 경우가 많다. 또 같이 가는 가족들에게 행여 짐이 될까 미안해서도.

그러나 주의를 기울이고 사전에 필요한 준비를 한다면 이런 불안을 떨치고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다. 우선 담당의사하고 상의해서 현재 상태에서 여행이 가능한지, 복용하는 약의 이름이나 기록, 주의사항, 응급조치 등에 대해서 알아둔다. 가족들도 약 사용법을 모두가 알아두는 것이 좋다

당뇨병은 저혈당에 대비해 초콜릿이나 사탕을 준비하고 탈수가 되지 않도록 음료나 물을 자주 섭취한다. 발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푹신한 운동화를 신고 맨발로 다니는 일이 없도록 하며 매일 저녁 발을 잘 닦고 상태를 확인한다.

여행지에서는 아무래도 먹는 것이 일정치 않아서 문제가 된다. 불규칙한 식사시간, 평소 먹지 않던 짜고 기름진 음식, 과식 등에 세심한 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인슐린을 맞거나 약을 먹는 시간을 미리 체크해두고 잊어먹거나 빼먹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고혈압, 특히 협심증 등의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은 무리한 등산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해외 여행 중 사망은 심근경색증이나 뇌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이 많다고 한다. 비행기 안은 산소의 압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데 이런 정도의 변화에도 증상이 유발될 수 있는 정도의 환자는 비행기를 삼가는 것이 좋다.

뙤약볕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탈수에도 주의해야 한다. 이뇨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 구토나 설사가 심하면 이뇨제 투여를 중단해야 할 경우도 있다. 당뇨병 환자나 심장환자들은 물을 자주 섭취하고 자주 휴식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산부들은 임신초기 3개월과 마지막 한 달은 장기간의 여행은 피한다. 안전벨트는 불러진 배 아래의 골반뼈에 닿도록 매는 것이 안전하다.

5. 아이들, 탈수, 그리고 응급약품은...

아이들은 열 생산은 많은데 땀으로 열을 발산시키는 기능이 약해서 체온이 쉽게 올라가 탈수증상이 어른보다 쉽게 올 수 있다. 또 신체 이상 증상에 따라 활동량을 적절히 조절하지 못해서 어른들이 살피고 적절한 수분섭취와 휴식을 갖도록 신경 써야 한다.

일사병(열피로, 열경련, 열사병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덥거나 습한 상태에서 힘든 운동을 오래 하지 않도록 하고, 웃옷을 완전히 벗는 것은 좋지 않다. 땀 배출이 쉽게 되는 반면 주위의 열을 쉽게 받기 때문이다. 또 땀을 많이 흘린 뒤에는 물을 조금만 마셔도 갈증이 사라지기 때문에 실제로 탈수가 심해도 갈증이 없을 수 있기 때문에 수시로 물을 먹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물만으로도 충분히 빠르게 우리 몸에 수분공급을 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이온음료회사에서 광고하듯이 흡수속도라는 것은 그다지 문제가 되진 않지만, 심하게 땀을 흘린 경우는 체내 전해질이 함께 감소하므로 이온 음료가 더 좋을 수 있다. 이온 음료에는 10% 이하의 포도당과 전해질 용액이 섞여 있다.

휴가지에 챙겨야 할 응급약품으로는 해열 진통제와 소화제, 그리고 각종 크고 작은 상처와 외상, 출혈에 대비해 소독약, 붕대, 반창고 등을 준비한다. 이 밖에 자외선 차단 크림이나 바세린 등 화상에 대비한 피부 연고, 항생제가 포함된 피부연고도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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