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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천황에게 충성을 맹세한 죄, 전두환을 새시대의 기수라고 추켜세운 죄, 반통일적인 논조로 일관한 죄." '안티 조선'을 외치는 사람들이 '민족지' 조선일보에게 묻는 대표적인 죄목 세 가지이다.

이런 조선일보의 죄목을 일반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대구에서 두 달에 걸쳐 열린 1인 릴레이시위가 지난 18일 오후 7시 스물네 번째 시위를 마지막으로 끝을 맺었다.

이번 1인 시위는 지난 3월초 조선일보의 친일행적을 알리는 유인물을 돌리다 조선일보사에 의해 고소·고발을 당한 사건이 발생한 후 같은 달 17일 지역에서 언론개혁과 관련한 최초 집회와 함께 지역에서도 언론개혁을 위한 첫 교두보를 디딘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아왔다.

ⓒ이승욱
또 1인 시위를 통해 시민들에게 '조선일보의 친일행적'을 알리는 유인물을 배포하기도 했는데 그 수가 10만장에 달하는 등 단기간에 동종 유인물을 대량으로 배포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특히 이번 1인 시위는 단지 언론종사자나, 언론개혁과 관련한 단체가 중심이 아닌 다양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어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달 16일부터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평일 오후 6시 반에서 7시 반까지 열린 1인 시위 참가자는 대학교를 다니는 학생에서부터 교회 신도, 그리고 문화평론가까지 다양한 계층의 참여가 있었다.

무역회사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생활하고 있는 권숙예(30) 씨가 그런 예. 그는 1인 시위에 맞춰 최근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이번 시위에서 2일째(4월 17일) 주자이기도 한 권씨는 시위가 열리는 날이면 오후 6시, 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지하철을 이용해 시위가 열리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대구 중구 소재)을 찾았다.

권씨의 역할은 1인 시위 주자들에게 빨간 장미꽃 한 송이 전달해주기. 시위 참가자들의 기운을 북돋우기 위한 차원에서 꽃을 전달해준다는 것이 권씨의 의도였다. 권씨는 "4월에서 5월까지 1인 시위가 오늘로써 마무리가 되니깐 아쉽다"고 하면서도 "하지만 조선일보의 잘못된 과오를 알리기 위한 활동은 지금부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또 전대기련(전국대학생기자연합) 소속의 임효경(20. 4월 19일 시위자) 씨는 "시위를 하고 있으면 시민들이 다가와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면서 '조선일보'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은 것을 알았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시위를 통해 조선일보의 친일행위 등에 대해 시민들이 더 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멈춘 발걸음ⓒ이승욱
이번 시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무척 높았다. 특히 지역에서는 최초로 제기되는 '민족지' 조선일보에 대한 반대 목소리 때문인지 시민들에게 이번 1인 시위는 남다른 경험이었다는 것이 시위 참가자들의 말이다.

마지막 1인 시위 장소를 지나치던 박주락(40. 자동차영업사원) 씨는 발걸음을 멈춘 채 시위 장소에 마련된 선전물에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박씨는 "조선일보가 이런 일을 했다는 것은 오늘 처음 알았다"고 말하고 "만약 이런 일을 했다면 지금이라도 반성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박씨는 또 "민족지라고 자청하는 신문이 이런 일을 했는지 안타깝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이번 1인 시위를 주도했던 김두현(34) 씨는 "지역사회에서 조선일보 반대를 왜 해야 하는지 지역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라고 이번 시위의 의의를 말하고 "시민들의 90%가 유인물을 버리지 않고 꼼꼼히 읽는 등 그 관심이 무척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1인 시위 마지막 주자인 김두현씨ⓒ이승욱
김씨는 또 이번 1인 시위의 성과를 바탕으로 "조선일보 반대 혹은 바로보기 운동을 조직적으로 할 수 있는 지역 단체를 6월에서 7월 사이에 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21일부터 대구백화점 앞에서 1인시위를 상시적으로 벌일 계획에 있다.

또 이번 1인 시위의 첫 주자였던 이상호(경산진보연합. 32) 씨에 따르면 "조선일보에 대한 명예훼손과 관련해 무고 혐의로 맞고소를 한 상태에 있다"면서 "최근 관할 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쳤기 때문에 조선일보 사장인 방상훈 씨 역시 무고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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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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