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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항공유 유출로 물의를 빚었던 주한미군기지 캠프워커(대구 남구 봉덕동 소재)가 이번에는 사전통보 없이 기지 내에 건물을 신축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신축 건물이 들어선 부지가 미군기지 때문에 현재 미개통 구간으로 남아 있는 3차순환도로를 일부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구청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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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미군기지되찾기대구시민모임(이하 미시모)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주한미군이 기지에 건물을 신축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해당 지자체와 협의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협의는커녕 일방적으로 신축공사를 강행해 문제의 심각성 있다"고 주장하고, 미 제19지원사령부에 "신축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해당 지자체에 통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공식해명 할 것"을 요구했다.

그보다 하루 앞선 18일 대구 남구청 역시 한·미친선협의회를 통해 이재용 남구청장이 미 제20지원사령관에게 신축건물에 대한 용도와 협의를 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당시 러셀 뷰시 사령관은 "오래 전부터 계획된 것으로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임시건물"이라며 이후에 자세한 내용을 공식적으로 표명할 것임을 약속했다.

지난해 항공유 유출 후 건물 신축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캠프워커ⓒ이승욱
현재 미군이 신축하고 있는 건물은 캠프워커 내 병사숙소(추정) 앞 A3비행장의 활주로 3분의 1일을 끼고 있으며 2개 동으로 400평 정도의 규모로 기초공사(지반공사)가 마무리 된 상태에 있다. 주민들이 목격한 바에 따르면 약 15일전부터 공사가 시작된 것으로 추측되고 그 용도는 주한미군의 공식적인 설명이 없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주민제보로 알려진 이번 신축공사 문제는 우선 지난 1월 개정된 소파(SOFA)협정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남구청 관계자는 "개정 소파협정 3조 1항에 미군기지 내 건물을 신축 또는 개축할 시에는 해당 관청에 통보해야 된다는 규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통보와 협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97년에도 역시 미군 쪽이 1300평 규모의 대형면세점(커미셔리)를 신축하면서 도시계획도로인 3차순환도로 구간을 포함시켰을 때 주민들의 반발을 산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다시 건물을 신축하면서 3차순환도로 구간을 침범해 '안하무인'이라는 비난에서 주한미군이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물의를 빚은 후에도 20일 현재 포크레인은 계속 공사 중ⓒ이승욱
무엇보다 시민단체는 지금은 미군의 협상 거부로 중단 중인 구청과 주한미군 간의 기지이전 협상을 무색하게 하는 처사라는 점에서 지역 주민들이 가지는 기지이전 열망에 '초를 치는 격'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시모 김동옥 간사는 "이번 신축 공사는 근본적으로 주한미군이 기지 이전에 대한 어떠한 의지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실례"라고 주장하고 "앞으로 주민들과 특별 반상회를 가지고 의견을 모아 공사 중지와 함께 미군기지 이전을 적극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주한미군 쪽은 '사령관이 훈련 중'이라는 이유로 공식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20일 현재에도 문제가 되고 있는 건물 신축 부지에서 공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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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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