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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를 업은 아주머니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우리 애, 우리 애를 잃어버렸어요."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머리를 하러 미용실에 간 아주머니가 파머를 하느라 딸의 결혼식도 잊고 여유있게 잡지를 보고 앉아 있다. 이미 결혼식은 끝이 났고...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건망증은 잠시 맘 편히 웃고 넘길 수 있는 우스갯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코미디 프로그램의 소재로나, 잡지의 유머란에 오르내리는.

그리고 80년대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레이건 씨의 치매소식이 외신을 통해 가쉽거리로 오르내릴 때만 해도 그리 새로운 것은 없었다. 대통령 시절 약소국에 못된 짓 많이 하더니 늙어서 노망이 들었군 했으니까.

지금은? 더 이상 웃어 넘어갈 일이 아니다.
연세 드신 부모님이 '나이가 들어서인지 자꾸 깜박깜박 잊어먹는 일이 잦다'고 지나가는 말이라도 한마디 하면, '혹시 우리 부모님이 치매?'하는 불안감이 가족들을 엄습한다. 자식들 손에 이끌려 그렇게 병원을 찾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

그러면 건망증과 치매는 어떻게 다른가?
건망증은 하나의 증상, 현상이다. 치매는 질병이다. 즉, 건망증이 기침이라면, 치매는 폐암이라고 할 수 있다. 기침한다고 모두 폐암이 아니지만, 폐암의 초기증상으로 기침이 있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란 얘기다.

건망증은 치매나 알콜중독, 뇌손상 등과 같이 뇌의 기질적인 이상에 의해 생길 수도 있고, 불안, 우울,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 환경적 영향에 의해 생기기도 한다. 또 인간의 뇌세포가 30세를 넘으면서 감소하여, 70대에서는 20대의 기억능력의 50% 정도가 되는데 이런 노화의 과정에서 보면 대부분의 노인성 건망증은 정상범주로 볼 수도 있다.

흔히 치매에 의한 건망증과 단순한 건망증을 구분할 때 이런 얘기를 한다. 숟가락을 한 손에 들고 숟가락이 어디 있는지 찾는 것은 단순한 건망증이고, 숟가락을 쳐다보며 이걸 어디에 쓰는 것인지 몰라하는 경우는 치매라고. 또 냉장고를 열어놓고 뭘 꺼내려고 했는지 잊어버리는 경우는 건망증이고, 냉장고에 신발을 넣는 경우는 치매라고.

단순 건망증은 머리 속에 저장된 기억이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아 불러오지 못하거나, 꺼내오는 과정에 일시적 장애가 생겼거나 뒤늦게 생각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고, 선택적인 부분에서 기억장애가 있고 기능의 감퇴는 있으나 소실은 없다. 또 자신의 기억력이 감퇴된 사실을 스스로 인식한다.

반면 치매는 자신의 기억력 상실을 의식하지 못하고, 단기적인 기억뿐만 아니라 장기기억력, 과거의 경험 전체를 광범위하게 잊어버린다. 시간, 장소, 사람 등에 대한 판단력이나 학습능력의 장애도 동반된다.

그러나 앞서 얘기한 것처럼 모든 건망증이 치매로 발전하거나, 치매의 증상은 아니지만, 가족중에 치매환자가 있다거나(건망증은 유전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단순한 기억력 장애가 반복되면서 서서히 진행하는 양상인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상담을 해보는 것이 좋다.

1995년 미국 알쯔하이머 협회가 건망증과 치매를 구분하는데 도움이 되는 10가지 경계신호를 제시한 바 있다.
(아래 : 건망증과 치매 - 10가지 경계신호)

일시적인 건망증은, 복잡하고 스트레스나 긴장이 많은 환경, 우울하고 불안한 상태, 피로, 어떤 일에 대한 집착이나 강박, 흡연, 커피, 음주, 수면부족, 불규칙한 생활, 비타민 결핍, 단순노동의 중년여성에서 잘 생길 수 있고, 원인을 찾아서 문제를 해결하면 좋아진다.

건망증을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하루 한시간 정도 뇌의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신체운동이 기억력을 좋게 한다. 독서, 바둑, 장기, 스트레스가 적은 게임등 지적인 훈련, 취미생활도 도움이 된다. 또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지 않고 손발을 많이 사용하는 것도 뇌신경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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