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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이롭게 한다는 멍에가 들씌워진 단체, 대학생이 되어서 가까이 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되는 조직, 폭력 과격시위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알려진 모임, 그래서 해마다 수백명의 수배자가 나오는 곳.

9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이 지난 4월 5일부터 2박 3일 동안 정기 대의원대회를 약 5,000 여명의 대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홍익대에서 가졌다.

대의원대회는 그 해 한총련을 이끌 의장을 선출하고 한 해동안의 핵심사업을 토론하고 표결로서 통과시키는 자리, 그만큼 한총련에게 중요한 자리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경찰에서도 신경을 곤두세운다. 그래서 99년까지만 해도 경찰의 원천봉쇄에 가로막혀 행사를 제대로 치루기가 힘이 들었다.

하지만 작년 전남대에서 있은 8기 한총련 대의원대회가 경찰의 원천봉쇄를 뚫고 열린데 이어, 올해는 경찰병력이 홍익대 주변에 상주하고는 있었지만 별다른 마찰없이 무사히 치루어졌다.

이번 9기 한총련 대의원대회는 한총련 사상 유래없는 이변이 터지기도 했다. 바로 97년 이후 4년만의 의장 경선에서 3개월간 한총련 임시의장 활동을 했던 이용헌 전남대 총학생회이 아닌 부산대 총학생회장인 최승환 군이 당선된 것.

그만큼 한총련 내부에서부터 변화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한데이 결과를 두고 많은 학생들이 놀랐지만 결국은 신임의장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하기로 결의를 했다. 7일 새벽에 있은 본회의에서는 신임의장인 최승환 군의 추천이 있은 후 이용헌 군이 한총련 조국통일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되는 학생들만의 보기좋은 풍경이 나오기도 해 저마다 서로의 가슴에 조금씩 남은 앙금을 없앴다.

01학번 새내기들도 많이 참석한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학생들은 하루 2-3시간정도 밖에 자지 못하고 개막제, 의장 선출, '김정일 국방위원장 답방 환영위원회' 결성식, 그기다 10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가졌지만 시종 발랄하고 즐거움 속에서 대회를 무사히 치뤄내며 학생운동의 변화와 발전을 다짐했다.

몸에 익힌지 얼마 안되는 율동을 무대위에서 펼쳐내는 새내기들의 모습, 힘차게 팔을 뻗으며 한목소리로 '통일'을 외치는 모습, 피곤함 속에서도 진지함을 잃지않는 저들의 모습 속에서 21세기 한국사회에서 학생운동은 여전히 건재함을 볼 수 있었다.

이제 한총련은 민족을 이롭게 하는 단체, 대학생이면 가까이할 수 있는 단체, '자주, 민주, 통일'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단체, 수백명, 아니 백만명의 애국학생들이 있는 단체로 거듭 인식되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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