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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적성면의 한 작은 사립중학교가 올해 입학한 단 한 명의 장애학생을 위해 학교의 모든 시설을 개조해 귀감이 되고 있다.

적성면 식현리 삼광중고등학교(교장 하상동)는 그 동안 장애학생이 없어 비장애 학생들 위주로 건축돼 있던 화장실을 비롯, 책상 등 학교 시설을 퇴행성 근육이완증을 앓고 있는 신입생 이명선(14. 파주시 법원읍 법원리) 군을 위해 편의시설을 새로이 마련했다.

하상동 교장과 김정수(57) 행정실장, 박기환 담임, 교직원 등이 하나돼 5백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1개월간에 걸친 공사 끝에 올 3월 이군을 맞았다.

이 학교는 이명선 군의 입학으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우선 남학생 화장실이 없었던 1층의 여자화장실에 칸막이를 하고 벽을 뚫어 문을 만든 뒤 이군만이 사용할 수 있도록 장애인용 좌변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당초에 없었던 남자화장실도 설치했다.

뿐만 아니라 남녀 따로 편성했던 학급도 전교생 남녀혼합반으로 재편성했으며 책상도 장애인용 책상으로 특별히 마련해줬다. 학교 통로도 계단 없이 통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학우들도 이군의 입장을 이해해 화장실이 좁아지고 남녀혼합반으로 바뀐 환경에서 오는 작은 불편을 감수하며 그의 학교생활을 돕고 있다.

하상동 교장도 입학식 때 전교생과 학부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별도로 이군을 소개하고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마음의 배려를 하기도 했다.

당초 이군이 이 학교에 입학할 계획은 아니었다. 다른 중학교로의 진학에 예정돼 있었으나, 삼광중학교로 친구들이 많이 진학해 적응이 쉬울 것이라는 생각에 이 학교로의 진학을 원했다.

그러나 장애시설이 안 돼 있어 명선이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던 이 학교는 하교장과 교사들의 남다른 의지에 의해 새 학교로 변모하고 있다.

하교장의 이군에 대한 애착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지난해 교장으로 승진한 하교장은 교장 연수 당시 '장애학생도 비장애학생처럼 교육받아야 한다'는 주제의 리포트를 제출했었고, 또 명선이와 똑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처조카를 2년간 돌봤던 경험이 있어 장애학생도 일반학생과 함께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명선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것. 이에 다른 교사들도 뜻을 같이 했다.

하교장은 "장애학생들도 비장애학생들과 같이 지내야 열린 사고를 갖는다"며 "학생들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조금한 불편들을 서로 감수하고 같이 생활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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