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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하늘도 화가 난 듯합니다. 한 번도 부족해 두 번씩이나 수많은 시민들의 모금으로 만든 감옥을 도적질해 간 명동성당의 백아무개 바오로 주임신부를 생각하면 답답함과 안쓰러운 마음이 교차합니다.

아침에 농성단의 전화를 받고 이곳 명동성당으로 달려왔지만 농성단원들의 표정은 오히려 담담했습니다.
"이젠 거짓말까지 동원해 농성을 중지하라고 하더군요."
진재영 농성단장의 이야기입니다. 문제의 거짓말이란 명동성당에서 감옥철거의 구실로 내세운 내용증명 우편물이 그것입니다.

명동성당측에서 민주화 실천 가족운동 협의회(이하 민가협) 권오헌 공동의장에게 보낸 내용 증명 우편물에 따르면, '귀하께서 주도하여 현재 진행 중이신 국가보안법 철폐 및 국가 보안법 관련 정치 수배 해제를 위한 모의 감옥 수형생활 일일 체험에 관한 건입니다'라고 말머리를 시작하여 '지난번 2월 13일 감옥을 치워 버린 것은 통행에 불편을 주는 시설물에 대해 어쩔수 없이 취한 조치이며 오히려 이것을 항의하는 처사로 본 성당을 지극히 곤혹스럽게 하였으니 이는 기본 상식을 벗어난 더할 수 없는 비 이성적인 소치였습니다.'라고 쓰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2월 14일 백아무개 신부와의 면담에서는 계속 농성을 진행하기로 통보하였으며 2월 15일 김아무개 부주임 신부와의 면담을 통해 성당측은 3월 1일 철거를 요구하였고 농성단측에서는 국가 보안법이 폐지되고 정치수배가 해제 되는 날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통보하여 쌍방의 어떠한 논의의 진전이나 합의가 없었으나, 성당측에서는 '본당의 어려움 등 전후 사정을 인정하고 사과를 함으로써 수차에 걸쳐 위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본당에서는 모의 감옥 설치와 농성시위를 2001년 2월 25일까지 진행하고 철수하는 것으로 협의하고 확약을 받은 바 있습니다'라고 하여 농성단이 성당에 사과하고 철수를 약속했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그러나 권오헌 민가협 상임의장이나 진재영 농성단장 등 아무도 약속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통보했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약속 이행이 전혀 되지 않고 연락이 두절되어 그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여하한 조치도 본단으로서는 책임을 질 수 없음을 밝힙니다'라는 내용을 "서울 대교구 주교좌 명동교회 주임신부 백아무개 바오로"의 명의로 내용증명 우편물을 발송하고 하루 만에 또 다시 새벽에 감옥을 철거한 것입니다.

"이웃 사랑을 실천하지 못하는 것만으로 부족하여 십계명의 제 9계명인 '거짓증거하지 말라'라는 계명까지 어겨 버리는 명동성당 백아무개 바오로 주임 신부는 과연 제대로 안수받은 하느님의 사제인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명동성당을 찾은 한 학생의 말입니다.

농성단측에서도 이 문건에 대해서는 끝까지 해명을 받아 낼 것이라고 하면서 성당에 대한 항의전화와 인간띠 잇기 등 항의 집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오후 4시 부터 5시까지 진행된 항의 집회에서는 50여명의 시민 학생들이 모여 들머리에서 성당까지 인간띠 잇기를 하고 피켓팅을 하였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절 기간에 천주교 전체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있는 백아무개 바오로 명동성당 주임신부을 규탄하였습니다.

집회가 끝난 이후에 농성당은 비록 감옥은 없어도 농성은 계속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 노상 농성에 들어 갔습니다.

명동성당에 대한 항의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고 내일 (7일)오전 10시 명동성당 입구에서 기자 회견을 열기로 하였으며 전세계 천주교, 기독교 신자에게 띄우는 호소문을 작성하여 띄우고 있으며 교황청과 서울 대교구 등에도 호소문을 발송할 예정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FREE2000.jinbo.net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명동성당이 권오헌 민가협의장에게 보낸 내용증명서 전문]
내용증명

110-540 서울 특별시 종로구 창신 2동 592-7 (2층)
민가협 공동대표 권오헌 귀하

1. 주님의 은총을 기원드립니다.
2. 귀하께서 주도하여 현재 진행중이신 국가보안법 철폐 및 국가 보안법 관련 정치 수배 해제를 위한 모의 감옥 수형생활 일일 체험에 관한 건입니다.
3. 본당에서는 지난 1월 18일부터 무기한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일련의 농성 시위와 통행에 크게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시설물 설치에 대하여 중지해줄 것을 누차 요구해왔으며 계속 무시,불응하였고 그 결과로 지난 2월 13일은 모의 감옥을 본당임의로 경외로 처리한 사실도 있습니다. 그를 이유로 귀하를 비롯하여 다수 관련 인사들이 격렬하게 항의, 본당입장을 지극히 곤혹스럽게 하였으니 이는 기본 상식을 벗어난 더할 수 없는 비 이성적인 소치였습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중인 농성 시위에 대해 또 그에 따른 본당의 어려움등 전후 사정을 인정하고 사과를 함으로서 수차에 걸쳐 위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본당에서는 모의 감옥 설치와 농성시위를 2001년 2월 25일 까지 진행하고 철수하는 것으로 협의하고 확약을 받은바 있습니다.
5. 그러나 현재(2001년 3월 3일 오전 12:00 45일째0까지도 약속이 전혀 이행 되지 않고 있으며 그에 대한 여하한 조치나 설명도 없이 연락 두절인 상태입니다.
6. 이에 재차 요구합니다. 통지를 받는 즉시 설치물 철거와 농성중지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로 인해 발생될수 있는 여하한 조치도 본단으로서는 책임을 질수 없슴을 밝힙니다.

2001년 3월 3일 

서울 대교구 주교좌 명동교회 주임신부 백** 바오로

이 우편물은 2001/03/03 제 148676호에 의하여 내용증명 우편물로 발송하였음을 증명함 서울 중앙우체국장



[전세계 천주교 기독교 이들에게 보내는 호소문]
전세계 가톨릭 신자님들과 개신교 신자님들께 
간곡히 호소합니다.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전 세계의 가톨릭 신자님들과 개신교 신자님들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국가보안법이라는 악법에 의해 정치 사상의 자유를 억압당하고 정치수배를 당하고 있는 한국의 청년들로써 많게는 8년에서 적게는 3년 동안의 수배 생활 중에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국가보안법에 의한 정치수배자가 220명이며 교도소에 갇혀있는 양심수가 80여명에 달합니다.
저희는 국가보안법 폐지와 정치 수배 해제를 위하여 경찰의 추격을 피해 명동성당에 보호를 요청하고 들어와 성당 들머리에다 천막을 치고 농성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명동성당측은 계속해서 천막을 철거하라고 강요했으며 거룩한 성탄축일 이틀전에는 성탄축일 행사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성당직원 30명을 동원해 천막을 부셔버렸습니다.
그로 인해 받은 마음의 상처는 치유할 길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한마디 항의조차 없이 다시 농성을 진행하였으며 지난 1월 18일 부터는 모형 감옥을 만들어 감옥 체험 농성을 시작하였습니다. 
국민들에게는 국가보안법 폐지, 양심수 전원 석방, 정치수배 해제에 함께 지지해 주실 것을 호소하고 한국의 정치권에게는 강력한 촉구와 항의를 하기 위해서 감옥 농성을 한 것입니다.

모형감옥 농성은 MBC FM 여성시대, 생방송 화제집중 등에서도 방영되고 뉴스와 주요일간지를 통해 저희들의 농성소식이 전국적으로 알려졌으며 영국의 BBC 방송,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을 통해서 세계 각국으로도 농성소식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한 각계 사회단체, 인권단체, 시민단체, 종교단체들이 매일 30-40명씩 참가하고 있으며 세계의 진보, 인권단체에서도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고 계십니다.
서울시민들과 많은 명동성당 신자님들께서도 음식을 사다주시고 성금을 모아주시는 등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십니다.
많은 신부님들과 수녀님들, 목사님들께서도 서명운동에 동참하셨습니다.
이렇듯 저희들의 농성은 전국민적 전세계적 차원의 농성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명동성당 백** 바오로 주임 신부는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농성 26일 째인 2월 13일 새벽에 감옥을 철거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 번에는 통행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3월 6일 새벽 또 다시 두 번째로 철거해 버렸습니다. 

저희가 명동성당에 들어와 농성을 하게 된 것은 이곳이 바로 하느님의 집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아는 하느님은 인간을 자신의 형상대로 만드시고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고통받고 압제 당하는 히브리 백성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들을 바로의 손에서 건져내셔서 자유롭게 하셨습니다.  아모스 5장 24절에는 오직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흘릴지로다 라고 말하고 있으며 이사야  58장 6절 에는 나의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 주며 압제당하는 자를 자유케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아니겠느냐 라고 이야기합니다. 누가복음  4장 18절에는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 하려 함이라고 말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을 잘못을 용서해 줄 것을 하느님께 기도할 때 차라리 저의 이름을 생명책에서 지울망정 이 민족을 구원해 달라고 기도 한 것 같이 이 땅의 청년들은 자기 자신의 편안한 삶이나 좋은 직장보다는 갈라진 민족이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통일 운동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국가 보안법으로 인한 정치 수배와 감옥뿐이었습니다. 지금 명동성당에서 농성하고 있는 이들 또한 같은 처지로 길게는 8년씩이나 수배생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성당을 지저분하게 하는 자들이니, 미관상 좋지 않다느니, 통행에 불편을 준다느니 하는 손가락질뿐이었으며 수많은 시민들과 수배자 가족들의 모금으로 만들어진 천막과 감옥을 부셔 버리는 백** 바오로 명동성당 주임 신부의 행위뿐이었습니다. 

전세계 가톨릭 신자님들과 개신교 신자님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진정 하느님의 사랑이 무엇인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무엇인지, 저희가 알게 해 주십시오.
이 땅에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이들이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이제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따름입니다.
하느님의 교회마저 이 고통받고 압제당하는 저희들을 버린다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한다는 말입니까?

전 세계 가톨릭 신자님들이여! 개신교 신자님들이여! 
부디 저희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십시오.




2001년 3월 6일

한국 서울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와 양심수 전원 석방, 정치수배 해제를 촉구하며 농성중인
국가보안법 관련 정치수배해제를 위한 명동성당 농성,
농성단과 함께하는 가톨릭 신자, 개신교 신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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