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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오늘은 전두환 군부에 의한 12·12 군사쿠테타가 일어난 지 11주년 되는 날. 80년대 대학을 다닌 사람이라면, 80년 5월을 겪은 시민이라면 오늘을 기억할 것입니다.

하지만 10년 후인 88년 12월 12일은 경기 화성군 우정면에서 12·12를 '미군폭격장 철폐의 날'로 바꾸는 역사적인 첫 검거가 이뤄진 날이기도 합니다. 고온리 사격장(Koonni Range)에서 "주한미군 물러가라"는 절절한 생존권의 함성이 울린 이날은 안타깝게도 오랫동안 역사에서 묻혀져 있었습니다.

다시 12년이 지난 2000년 12월 인권운동사랑방이 펴내는 인권하루소식은 '독자가 선정한 2000 인권 10대 뉴스'를 선정했습니다. 여기에 매향리 폭격장 철폐투쟁이 1위로 선정됐습니다.

그렇기에 오늘부터는 12·12를 군사쿠테타의 날이 아닌 매향리 미군폭격장을 한국민이 첫 점거한 역사적인 날로 기억해도 될 겁니다.

"12월 12일은 제가 고온리 미군폭격장을 처음 점거한 날입니다. 주민들과 함께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올해 투쟁을 승화시키는 조촐한 기념잔치를 벌이려고요." 이는 지난 12월 3일 전만규 매향리주민대책위 위원장이 오늘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를 준비하면서 한 말입니다.

당초 매향리대책위는 오늘 오후 4시에 '매향리 폭격장 점거농성 12주년 기념 2000년 매향리 투쟁 총결산 송년한마당' 행사를 열 계획이었습니다. 오마이뉴스에 행사소식이라도 전할 요량으로 매향리대책위에 오마이뉴스 기자회원인 박정선영 기자와 함께 문의전화를 해 보았습니다. 전 위원장은 "날씨가 너무 추워서 행사를 치르기엔 무리란 생각이 들어 21일로 연기하기로 했습니다"는 소식을 전해 줬습니다.

21일 송년한마당 행사엔 아무쪼록 날씨가 따뜻해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뜻깊은 잔치마당이 이뤄지길 기원해 봅니다.

이에 앞서 지난 12월 3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인터넷분과와 매향리주민대책위는 '제1회 보도현장탐사기행 - 매향리' 행사를 가졌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인터넷분과 회원 등 10여명이 참여해 매향리 일대를 돌아보고, 주민들과의 소중한 만남의 자리가 이어졌습니다.

어둑해진 대책위사무실을 떠나면서 전 위원장은 소박하지만 환한 웃음을 지으며 언제든 다시 찾아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매향리에 오면 시원한 굴과 소주 한잔 대접하겠다면서요. 이날 보았던 매향리의 모습을 24컷의 사진 속에 담아봤습니다.  
 
 "미군은 이땅을 떠나라!" 1988년 12월 12일 매향리 주민 전만규 씨는 미군폭격장을 점거하고, 폭격장 철폐를 외쳤다.
 "미군은 이땅을 떠나라!" 1988년 12월 12일 매향리 주민 전만규 씨는 미군폭격장을 점거하고, 폭격장 철폐를 외쳤다.
ⓒ 이준희
 
 

#매향리#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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