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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중계 9신: 15일 오후 10시 30분> 국회파행 일단 봉합,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

국회가 다시 정상화 됐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양당 총무회담 뒤에도 김용갑 의원 징계안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였던 여야는 15일 오후 10시 20분경 김용갑 의원 징계안을 국회의장이 접수하되,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거나 윤리위에 제소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다.

15일 오후 10시 24분, 국회는 김용갑 의원 발언파문으로 이틀째 파행됐던 본회의를 속개, 박순용 검찰총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보고한데 이어 이한동 총리 등 관계 국무위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경제분야 첫날 대정부 질문을 벌였다.

그러나 한나라당 정 총무는 본회의 속개에 앞서 열린 한나라당 긴급의총에서 "의장이 앞으로 징계안을 본회의에 보고하지 않고 윤리위 제소도 안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으나, 여당측은 "오늘만 보고 않기로 한 것"이라고 밝혀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

'김용갑 의원 발언'으로 촉발된 정국 냉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생중계 8신: 15일 오후 10시>국회 다시 파행, 민주당 '김용갑 의원 국회의원 징계안' 제출

국회가 다시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여야는 1시간 30분간에 걸친 2차 총무회담 끝에 국회정상화 합의안을 도출했으나, 민주당이 오후 6시 30분 김용갑 의원에 대해 의원직 제명을 요구하는 '국회의원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일제히 "여야 총무합의 파기"라며 본회의 출석을 거부했다.

민주당은 정균환 원내총무 등 소속의원 117명 명의로 제출한 징계안에서 "김 의원은 민주당의 누차에 걸친 발언취소와 사과요구에도 응하지 않아 더 이상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품위와 자격을 상실하고 직무을 저버린 것이라고 판단되므로 제명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김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화해, 교류를 갈망하는 대다수 국민의 여망을 저버리는 반민족적, 반통일적인 언행을 자행하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이념으로 내세우고 있는 민주당을 용공세력으로 몰아 고의적으로 음해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영남권 출신들을 중심으로 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당이 합의사항에 없는 징계안을 기습적으로 제출해 뒤통수를 친 셈"이라면서 본회의에 불참하기로 했고, 유성근 의원을 비롯한 총무단은 국회 운영위원장실을 찾아가 민주당 정 총무에게 강력히 항의했다.

반면 민주당은 오후 8시40분께 의원총회를 갖고 단독으로라도 본회의를 열어 검찰총장 및 대검차장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김용갑 의원 징계안에 대한 보고절차를 밟고 대정부질문을 속개할 것임을 시사해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민주당 천정배 수석부총무는 "징계안 통과는 재적의원 2/3의 동의를 요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우리 당을 모욕하고 용공음해를 한 야당의원에 대해 징계안을 제출한 것은 최소한의 자존심"이라며 "야당이 이를 이유로 본회의에 불참하겠다는 것은 탄핵안 보고를 미루고 국회 파행의 책임을 여당에 떠넘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가 또다시 파행으로 치닫자 이만섭 의장은 오후 8시20분께 한나라당 정 총무를 의장실로 부른데 이어 오후 9시35분께 양당 총무를 불러 중재에 나섰다.

이에 따라 양당의 총무들은 이날만 세번째 접촉을 갖고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징계안 철회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생중계 7신: 15일 오후 6시>한나라당 "국회 파행 유감"

김용갑 의원 발언으로 인한 국회 파행이 일단락됐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양당 총무들은 2차 총무회담을 거쳐 '김용갑 의원의 민주당 조선노동당 2중대 발언 파문'과 관련해 속기록 삭제건은 국회의장에게 일임하고, 김용갑 의원 사과건은 교섭단체 대표 위원의 사과로 대체하는 한편,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한다는 수준에서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민주, 한나라 양당은 15일 오후 7시 30분 본회의를 속개할 예정이다.

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총무회담이 끝난 직후 열린 38차 의원총회에서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국정을 책임지는 공당으로서 국회정상화에 역점을 둘 수 밖에 없었다"며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이해하고 참으면서 어려운 난국을 헤쳐 나가자"고 말했다.

회담 결과가 알려지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말도 안되는 합의"라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유감'을 표명하는 한나라당 정창화 총무ⓒ 오마이뉴스 공희정

한편 한나라당 정창화 총무는 같은 시각 "김용갑 의원의 발언으로 국회가 파행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면서 "민생현안이 산적해있고 어려운 경제 여건을 조속히 해결하려면 국회가 하루 속히 정상화돼야겠다는 충정에서 합의했다"고 말했다.

정 총무는 또 "다시 한번 국민에게 잠시나마 국회가 파행된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김용갑 '노동당 2중대'발언파문 전말
국회현장 생중계 1신부터 9신까지- 공희정 기자


한나라, 김용갑의원을 어쩔 것인가 - 유창선 기자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의 '조선노동당 2중대' 발언으로 국회가 다시 파행사태를 맞았다.

길게 말할 것 없다. 반(反)통일이고 뭐고 거창한 이야기를 들먹일 것도 없다. 집권여당을 조선노동당의 2중대로 표현한 김 의원의 발언은 정치도의상 용인되기 어려운 행동이다. 극우 이념의 소유자로 알려진 김 의원에게 조선노동당은 어떤 존재이던가. 그의 지론대로라면 한마디로 불변의 '적'(敵)이 아니던가. 민주당은 그 2중대이니 결국, 민주당 역시 '적'인 셈이다.

여당을 옹호해 주려는 게 아니다. 그래도 일국의 집권당이 아닌가. 그래도 국민의 투표로 집권하게 된 집권당이 아니던가. 그런 집권당을, 북한과의 화해정책을 편다고해서, 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한마디로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5공시절부터 외곬수 극우의 길을 걸어온 김용갑 의원(왼쪽에서 세번째). 그는 '안보를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을 이끌며 대북 햇볕정책에 딴지를 걸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그러면 한나라당은 이제까지 조선노동당의 2중대를 국정의 파트너로 상대해왔다는 말인가. 이회창 총재는 조선노동당의 2중대를 상대로 상생의 정치를 말해왔단 말인가.

아무리 면책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의 발언이라 해도 해서는 안될 말을 가릴 줄은 알아야 한다. 자신의 눈에 아무리 현정부의 대북정책이 마음에 들지않는다 해도 그런 식으로 비판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법 이전에 정치적 도의의 문제이다.

김용갑 의원은 자신의 돌출발언으로 국회가 파행을 맞게 되었는데도 '소신'을 고집하며 속기록 삭제와 사과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연할 따름이다. 산적한 현안들을 처리해야 할 국회에 평지풍파를 일으켜놓고도 마치 '지사'(志士)라도 된 듯이 행동하고 있는 모습이 평범한 사람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5공시절부터 외곬수 극우의 길을 걸어온 김용갑 의원이야 본래부터 그랬던 사람이라고 치자. 정작 관심이 가는 것은 한나라당의 태도이다. 한나라당은 김 의원의 발언 파문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취할 것인가.

한나라당에게 있어서 김용갑 의원은 묘한 존재이다. 그는 한나라당 보수성향 의원들이 주축이 된 '나라의 안보를 걱정하는 국회의원 모임'의 회장을 맡아 평소 대북정책과 관련된 극우적인 목소리를 선도해왔다.

그리고 상당기간동안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 모임의 보수적인 발언들을 내심 즐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평소 김 의원 등의 극우적 목소리를 접하는 한나라당 지도부의 표정에서는, 그러한 목소리가 당의 보수적 정체성을 부각시키는데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막상 김 의원의 좌충우돌식 발언이 정국의 돌발변수가 되자 한나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의 발언 자체가 설득력이 없는데다가, 국회파행의 책임이 한나라당으로 향하게 될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이회창 총재가 김 의원의 발언을 지나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총무단도 김 의원에게 속기록 삭제와 사과를 통한 문제해결을 권유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와는 또 다른 맥락에서 이부영 부총재가 김 의원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고,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의원 발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총회가 반성의 시간을 가졌던 것은 전혀 아니다. 당의 사과방침에 대해 불만을 가진 의원들의 항의가 제기되기도 했고, 김 의원의 잘못보다는 민주당의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김 의원의 발언을 둘러싼 한나라당내의 다양하고도 복잡한 반응은 결국 한나라당의 정체성 문제로 귀착된다.

나는 한나라당이 김용갑 의원의 이번 발언에 대해 단호하고도 명확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여당의 강력한 대응 때문이 아니다. 한나라당 스스로가 김용갑 의원같은 극우적 행태와 명확히 선을 긋지않고서는 합리적이고 균형있는 정당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용갑 의원류의 극우적 행태를 키워온 책임은, 그동안 당내의 극우적 목소리들을 방치하며 당의 보수적 칼러 강화에 활용하고자 했던 한나라당 지도부의 자세에도 있다. 자신의 정체성이 무엇인지조차 분명히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보수적인 목소리들에 업혀가려 했던 안이한 대응이 결국 국회단상에서 '조선노동당 2중대' 운운하는 사태를 낳은 것이다.

김용갑 의원 개인의 사과와 속기록 삭제는 국회정상화를 위한 임시처방은 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그의 발언에 대한 한나라당의 책임있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김 의원의 극우적 발언에 대해 어떠한 견해를 갖고 있는가. 이 점을 분명히 밝혀주는 것이 김 의원의 발언에 경악한 국민들에 대한 한나라당의 예의가 아닐까.

그리고 또 한가지. 한나라당은 김 의원을 어찌할 것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을 하기 바란다. 한나라당이 보수일변도의 보수 이념정당이 아니라 각계각층의 고른 지지를 받는 수권정당이 되기를 기대한다면 김용갑 의원이 당을 떠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김 의원의 거리낌없는 극우적 행태들은 그렇지않아도 보수편향의 비판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한 인식을 더욱 부정적으로 만들어 놓을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이 그를 언제까지 껴안을 것인지, 이번 기회에 한번 진지한 고민을 해볼 것을 권유한다. 한나라당은 특정 지역의 보수적인 유권자들만을 가지고 다음 대통령선거를 치를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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