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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위원장이 지난 8월 30일 검거 직전에 민중의료연합 홈페이지(myr.jinbo.net) 게시판에 수배 중 마지막으로 쓴 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진보의련에서 중책을 맡고 있고 제가 아끼는 후배는 이 투쟁이 시작될 때 의료개혁에 대한 저의 순수성은 이번 의사들의 반민중적 투쟁속에서 희석되고 배신당할 것이라고 많은 걱정을 하더군요. 그 후배의 충고와 질책이 언제나 저의 뇌리속에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의사가 민중적이거나 반민중적인 정치적 지향을 갖는 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나는 지금 전공의의 신분이고 의사사회 속에 있다. 이것은 지금까지 내 삶의 과정을 통한 결과물이다. 이 공간에서 전문가의 직업적 자율성을 보장해달라는 이들의 요구는 집단적으로 그들이 갖을 수밖에 없는 반민중성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것이고, 이러한 문제가 한국 의료체계의 모순속에서 배태된 것이기 때문에, 나는 이 투쟁으로 열려진 공간속에서 민중적 영역을 가능한한 확대하는 것외에 다른 해결방법을 찾을 수가 없다.

내가 네 입장이라면 나도 그렇게 말하겠지만 너도 내 입장이라면 나같이 행동했을 거다.' 이것이 저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이번 의사폐업의 성격에 대한 평가가 분분한 가운데 김 위원장의 "집단적으로 그들(의사)이 갖을 수밖에 없는 반민중성에도 불구하고 … 투쟁으로 열려진 공간속에서 민중적 영역을 가능한한 확대하는 것"이라는 발언은 역설적으로 '의사폐업의 반민중성'을 인정한다고도 볼 수 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 김 위원장이 쓴 글은 어떻게 보면 의사폐업이 반민중적이라는 것을 인정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번 폐업이 의료개혁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전공의들에 의해서 의료개혁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1차 파업이 경제적인 측면의 즉자적인 대응이었다고 한다면, 2차 파업은 그런 면이 있기는 하지만 전공의들이 그것을 대자적으로 전화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의료개혁은 전공의들의 요구이기도 하지만 나는 시대적인 전환점에 왔다고 봐요. 한마디로 역사와 국민이 요구하는 것이죠.

의료인이 먼저 시작은 했는데 투쟁의 최대 수혜자는 국민입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동력은 국민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 그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민의련이나 진보의련 등 기존의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의료단체들은 이번 폐업이 개혁적이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그쪽도 이제 좀 변하고 있어요. 같이 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 권우성
- 그렇다면 어떻습니까, 이번 요구안에 전공의들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이 됐나요?

"요구안 내용을 만들 때 단체간의 다른 의견이 있었는데, 우리 전공의들이 주도적으로 입장을 조율했다고 생각합니다. 전공의들의 요구가 100% 관철되지 않고 굴절됐지만 그 굴절 자체도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어요."

- 국민 불신의 벽을 메우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일단 의사들의 반성입니다. 반성에 대한 내부적인 공감대는 있습니다. 단적으로 지난주부터 의협마당에서 하루에 이백명씩 헌혈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꽃동네 의료봉사, 수해복구지역의 벼세우기, 안산의 사할린 동포 거주지 등에서 무료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적십자사와 같이 일을 더 진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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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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