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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랑. 연세대학교 인문학부 96학번. 그가 7월 16일(금) 오마이뉴스의 뉴스게릴라로 가입하는 순간 오마이뉴스의 기자회원 카운터에는 4000번이 찍혔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99년 12월 21일 창간준비호를 세상에 처음 선보였다. 오마이뉴스의 출현은 입에서 입으로 퍼져나가 20세기의 언론문화에서 소외됐던 많은 시민들이 "나도 나의 이야기를 기사로 쓰겠다!"며 뉴스게릴라로 가입했다.

새천년 2월 22일 2시22분, 오마이뉴스는 창간준비과정에 참가한 727명의 뉴스게릴라와 함께 인터넷 일간지를 정식 창간했다. 그날 오마이뉴스의 탑기사 제목은 '뉴스게릴라 727명의 대반란'이었다. 오마이뉴스는 창간사를 대신한 그 기사에서 "현재는 700여 명의 뉴스게릴라가, 앞으로 6개월 이내에 4000명의 뉴스게릴라가 연대하여 종합일간지 오마이뉴스를 만들어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공언했다.

그로부터 5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7월 16일, 드디어 오마이뉴스의 기자회원은 4000명을 넘어섰다.

지난 7월 21일 연세대 정문 앞에서 만난 황예랑 씨는 바쁘게 살고 있었다. 방학중이었지만 총학생회 정책국장으로 이것저것 하는 일이 많았고, 오전에는 계절학기를 듣고 있었다. 게다가 오마이뉴스가 마련한 '기자만들기' 7기 강의(7월 28일 시작)도 신청한 상태.

황씨는 '언론과 운동의 결합을 모색하는 대학생'이다. 1학년 때부터 2학년 1학기까지 학보인 「연세춘추」기자로 활동하다가 98년에 인문학부 학생회장으로 변신한다. 이후 총학생회 정책국장으로 일하는 지금까지 계속 학생회 일꾼으로 활동해오던 황씨는 사회진출을 앞두고 언론계에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 기자에서 학생회 활동가로, 그리고 다시 기자로. 황씨는 "직업으로서의 기자와 삶의 방향으로서의 운동의 결합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 기자회원은 황씨와 같은 대학생이 가장 많다. 7월 24일 현재 4143명의 기자회원을 직업별로 살펴보면 대학생이 894명(21.5%), 언론인(중앙-지역-학보사 등)이 840명(20.2%), 회사원이 531명(12.8%)으로 단연 1·2·3위를 차지하고 있다. 많지 않지만 공무원(78명, 현직 경찰들도 포함돼 있다)과 교원(94명) 뿐 아니라 의료인(37명), 법조인(8명), 군인(4명)도 뉴스게릴라로서 기자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가 1932명(46.6%)으로 가장 많고 30대가 1407명(33.9%)으로 뒤를 쫓고 있다. 그 뒤로는 10대 425명(10.2%), 40대 303명(7.3%), 50대 48명(1.1%) 순이다. 성별로는 남자가 3080명(74.4%), 여자가 1063명(25.6%)으로 약 3배정도 남자가 많다.

이 가운데 서울에서 활동하는 20대, 대학생, 여자 뉴스게릴라인 황예랑 씨. 그는 지난 5월 말 '5.18 전야제 술판 사건'으로 오마이뉴스를 알게 됐다고 한다. 그 후 종종 독자로서 기사를 읽던 황 씨는 "오마이뉴스에서 하나의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가능성?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는 물음에 황씨는 세 가지를 답했다.

첫째는 하나의 실험이 성공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일반 시민이 기사를 쓰는 신문이 가능할까'하는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황씨가 보기에 오마이뉴스는 예상했던 것보다 제법 잘 굴러갔다. 황씨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에게 그렇게 글을 쓰게 하는 힘이 무엇일까 궁금해요. 원고료는 아닌 것 같은데. 무엇이 그렇게 사람들에게 주변의 일을 기사로 쓰게 할까요?"

둘째는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이다. 언론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요즘, 역사와 전통에 눌려있는 기존 일간지와 방송이 혁신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새롭게 시작하는 오마이뉴스가 오히려 더 유리하게 보인다고 황씨는 말했다.

셋째는 인터넷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과 운동의 결합을 고민하는 황씨는 인터넷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 대안언론으로서 매력적으로 보였다고 한다.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황예랑 씨는 회의가 있다며 고려대로 떠났다. 헤어지며 나는 황씨와 만날 때를 떠올렸다. 연세대 정문 앞. 약속시간보다 8분 정도 늦게 도착한 나는 숨을 헐떡이며 혼자 있는 몇몇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 황예랑씨 아닌가요?"
"아닌데요…."
"혹시…"
"아니요."

실은 황씨가 나보다 더 늦게 나왔는데 나는 아무 여자에게나 황씨인지를 물었다. 어쩌겠는가.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라고 이마에 표시가 있는 것도 아닌데.

참 재미있는 일이다. 같은 신문에 기사를 쓰는 사람끼리 서로서로 얼굴도 모를뿐 아니라, 서로를 인터뷰도 하고. 전국에 이렇게 얼굴도 모르는 '게릴라 동료'가 얼마나 많을까.

오마이뉴스의 기자회원은 서울에서부터 제주도까지 전국에서 암약하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2164명, 경기·인천 269명, 부산 161명, 광주 146명, 대구 110명, 대전 63명, 울산 27명, 전라남도 201명, 전라북도 107명, 경상남도 102명, 경상북도 62명, 강원도 63명, 충청남도 34명, 충청북도 39명, 제주도 37명이다.

오마이뉴스는 이미 <오마이뉴스 광주전남>을 시작으로 모래알같이 흩어져있는 전국의 뉴스게릴라들을 지역별·직능별로 묶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전북지역, 대전지역 등에서 자발적인 지역판 창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뉴스게릴라들의 뉴스연대를 위해.

덧붙이는 글 | 황예랑씨 축하합니다.
4000번째 뉴스게릴라 황예랑씨에게는 오마이뉴스 구두(10만원상당)를 선물로 드립니다. 
언제 드리냐구요? 첫번째로 잉걸기사가 오른 날. 
왜냐구요? 기자는 기사로 말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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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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