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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편집국 사진기자였던 오동명 기자가 한국언론을 발가벗긴 책, '당신 기자 맞아?'(도서출판 새움)가 곧 출간된다.

이 책은 그 동안 금기시 되어왔던 언론인의 통렬한 자기비판 서적이다. 지금까지 언론 비판 관련 서적들의 대부분이 원론적이었다면, 이 책은 중앙일간지에 근무했던 한 기자의 양심선언에 가까운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근무했던 중앙일보의 사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언론의 현주소를 가늠해 볼 수 있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이 책의 내용 중 98년 3월 5일자 중앙일보 1면 탑에 실렸던 4장의 꽃사진은 언론의 왜곡된 모습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 사건은 중앙일보의 한 사진기자가 1997년 4월 초에 찍어 놓은 사진을 편집국장이 1998 3월 5일자 신문에 올해 찍은 것인 양 게재한 것이다. 이에 대해 독자들은 "꽃을 찍은 장소엔 꽃은커녕 이제 풀이 나기 시작하더라고" 항의를 했지만 이사진은 '이 주일의 기자상'까지 받았다고 한다. 오동명기자는 "이는 언론의 도적불감증에서 나온 한 사례일 뿐"이라고 말한다.

다음은 관련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지난 3월초에 야생화 사진 3장을 1면에 크게 게재한 적이 있었다.
3월초에 꽃이 활짝 핀 야생화라!
후배의 사진이었다.
"야 임마! 작년에 그것도 3월 말인가 4월 초에 찍은 것 아냐? 그걸 이제, 아니 벌써 게재하면 어떡하냐?
독자한테 항의 전화도 받았다. 그 농장에 가보니 꽃은커녕 이제 풀이 나기 시작하더라고"
"미친 놈!"
후배의 대답이었다.

누가 미친놈인가. 독자가? 내가? 이런 거짓 사진을 두고 편집국장은 '이 주일의 기자상'까지 턱 주었다. 잘했다고.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 아닌가?
편집국장이 세상 모든 것을 다 알 리도, 알 수도 없다. 자리가 무엇인가? 경험, 연륜에 따른 자리라면 지식보다는 지혜가 더 요구된다고 본다.


이 책의 저자인 오동명 기자는 1999년 10월 4일 중앙일보를 퇴사하고, 지금은 한국정치인포메이션뱅크(www.pibkorea.co.kr)에서 '포토에세이'를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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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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