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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실패해 조기 전당대회가 치러진다면 그때 당 총재자리에 도전해 볼 의향은 없는가?

"한나라당이 실패한다...그것은 한나라당의 불행을 전제로 한 이야기로 김대중 대통령의 행복과도 연관이 돼서 별로 상정하고 싶지 않다. 여러분들이 아시다시피 한나라당이라는 곳은 나의 못자리가 아니다. 총재경선에 나가려면 많은 수의 국회의원이나 지구당위원장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하는데... 사람은 옛부터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으라고 했다. 또다른 무슨무슨 병자라고 지칭을 받고싶지 않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잘 되었을때 차기 대권도전 의사는?

"정치인이 최고권력자가 되어서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을 때 안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쟁이이다. 그런데 그것은 자기가 속한 집단에서 자신의 생각이 받아들여질 뿐 아니라 그런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가능한 것이다. 그런거저런거 가리지 않고 전천후 폭격기가 된다는 것은 나같은 성격에는 맞지 않는다. 나는 누구나 다 모으고, 누구나 다 동지를 만들어서 오직 한 목표, 최고 권력자가 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차차기는 약 7년 남았는데 그 정도면 조건을 만들어갈 수도 있지 않은가.

"우리 현대사에서 발등에 떨어진 이해관계를 넘어서 30, 40년 장기적으로 국가나 민족의 미래를 이야기한 정치인은 드물다. 나는 그런 사람으로 딱 두 분을 꼽는다. 한 분은 김구 선생이다. 그 분은 현실정치를 실현하지 못하고 희생됐다. 또 한 분은 장준하 선생이다. 우연찮게도 장 선생은 백범선생의 비서실장이었다. 그 뜻을 가진 두 분이 모두 다 암살되고 비명에 갔다. 우리 현대사는 그런 분들의 정신을 실현시키려는 사람과 외세의 이해를 반영하려는 사람간의 치열한 투쟁이었다. 그리고 현실정치에 안주하려는 사람일수록 후자, 즉 외세의존적이었다. 정책보다는 강대국과 지역주의에 의존했다.

나는 이번 총선이 끝나면 내 소속 정당과는 상관없이 보다 장기적이고 원대한 미래를 이야기할 생각이다. 총선후 이런 이야기를 쓴 책을 출판할 것이다. 장기적 계획이나 원대한 계획을 이야기할 때 영호남, 또는 계층간에 왜 싸우겠는가. 큰 계획에는 당파간의 이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많은 부분 설득이 가능하다.

심지어 김정일까지도 설득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목표가 확실하게 제기되지 않기 때문에 서로 의심을 하고 싸우는 것이다."

-장기적인 계획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현실 정치인이지 않는가.

"나는 김구 선생이나 장준하 선생보다 우리가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 분들은 냉전시대에 죽음을 각오하고 활동했다. 지금은 많은 부분 냉전이 가고 있다. 그런 시대에 우리가 큰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다. 그 분들에 비해 너무나 행복하고 좋은 조건에 살면서도 하지 않는다면 나는 죽어서 김구나 장준하 선생을 볼 수 없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냉전의식의 잔재' 뭐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당장 무슨 공격을 당할지 모른다는 것을 안다. 많은 사람이 웃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그 깃발을 들 것이다. 이런 것을 생각한다는 것은 세속적 의미의 대권을 염두에 둔 것과는 다르다."

-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 개정에 소극적이다. 개인적으로 국가보안법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말을 않고 있지만 총선후에는 내자신이 내 이야기를 해야 겠다."

-폐지해야 한다는 뜻인가.

"여기서 폐지라는 단어까지는 쓰지 않겠으나 근본적인 이야기를 할 것이다."

-총선 이후 정계개편을 예상하는가

"나의 생각에 현재 최대의 진보는 지역주의를 때려부수고, 보스정치를 극복하는 것이다. 그것이 극복되는 속에서 진정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세력이 출현할 수 있다. 보스정치와 지역주의가 지배하는 한 다른 어떤 진보세력도 숨쉬기 어렵다. 이번이 3김이 공천하는 마지막 선거가 될 것이다. 이후에는 3김의 눈치와 덕을 보려는 세력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그 때는 민족적 정통성에 근거한 정치세력을 규합하는 기회가 올 것이다. 3김과 지역주의 지배매카니즘의 마지막 단계에 와있다. 분단, 냉전의 정치구조를 21세기 들어 민족화해와 평화적 통일의 구조로 바꾸어야 한다. 그 조건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고 본다."

-민주당 선대위장 이인제 씨에 대해서는....

"그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그 사람은 현실적이고, 민주주의 원칙을 어겨서라도 (대통령을)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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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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