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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신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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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화학섬유연맹 세종충남본부는 24일 대전 삼양사 중앙연구소 앞에서 '삼양그룹의 평가를 활용한 직장내 괴롭힘 규탄대회'를 가졌다. 이날 규탄대회는 화섬식품노조 삼양사사무관리직지회 소속 조합원에 대한 탄압 중단을 요구하기 위해 개최됐다.

삼양그룹의 식품·화학 계열사인 삼양사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직원들을 저성과자로 선정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조합은 법무법인 '여는'을 통해 손해배상소송과 민원을 제기함으로써 이를 다투고 있으며, 사측의 조직적인 괴롭힘과 따돌림 등을 통해 계속해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월 9일 오후 4시경 노사 양측의 입장차이로 교섭이 중단되었다. 중단되기 직전인 오후 3시에 이미 회사는 삼양사 사무관리직지회 김능현 수석부지회장을 저성과자로 지정 통보했다. 대전 삼양사중앙연구소 소속으로 분석파트에서 일하고 있던 김 수석은 "연구소에서 업무 시간 중에 업무와 무관한 다단계 판매를 하는 연구소 내 부당한 조직문화와 관행을 지적하다 연구소장과 대립각을 세웠으며, 이후 노동조합에 가입한 게 저성과자로 지정되는 화근이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성과자로 선정되기 전, 회사 측은 분석 파트의 다른 인원들과 달리 김 수석에게 분석연구를 수행하는 직무를 부여하지 않았다. '삼양사 중앙연구소에 없는 분석 장비를 조사하거나 오래전에 구입하고 잘 사용하지 않던 다른 부서의 분석평가 기기들의 활용도를 높이고 응용법을 만들라'는 달성하기 어려운 직무만을 줬다. 이 과정이 저성과자 선정을 위한 사전준비 작업이었다는 게 지회의 주장이다.

현재 삼양사의 평가제도는 상대평가 할당제로 모든 부서에서 반드시 최하등급이 배정되어있다. 특히 개인성과를 측정하는 역량평가의 경우 팀장 또는 연구소장에 의해서 팀원의 성과가 평가되는 방식이다. 누군가는 반드시 최하등급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평가자, 즉 연구소장과 대립한 인원은 객관적 근거 없이 쉽게 저성과자로 선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삼양사의 평가제도는 오히려 조직목표 달성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화통화에서 "평가자와 피평가자 양쪽이 동의해야 인사평가가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며 "스스로 목표를 설정할 수 없고 단순히 특정 등급을 할당하는 방식의 제도는 오히려 조직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양사의 평가항목에는 삼양의 가치, 내외 평판, 내외 영향과 같은 주관적인 요소가 다수 포함된다. 지회는 이 때문에 평가의 신뢰성과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삼양그룹 김윤 회장은 여러 매체를 통해 인사평가 방식을 절대평가로 변경할 것이라 공언했으나 여전히 실행되지는 않고 있다.

직장갑질 119 최인혜 노무사 역시 전화통화에서 "조직 내 부정적인 관행을 문제제기하던 조합원이 단체교섭이 중단된 타이밍에 맞춰 바로 저성과자로 지정된 것은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날 규탄대회에서는 이종석 세종충남본부장의 투쟁사가 있었다. 이 본부장은 "한 노동자를 조직적으로 괴롭혀 저성과자로까지 만든 정의롭지 못한 삼양그룹을 규탄하기 위해 화섬식품노조가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같은 삼양그룹 계열사인 삼양패키징 차민선 지회장, KCI 김종민 지회장의 연대사도 진행됐다.

윤병만 삼양사사무직지회장은 "연구소장과의 면담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규탄 성명서를 전달했다"며 "다음 주부터는 대전충북본부와 세종충남본부가 연대해 저성과자 지정해제와 포괄임금제 폐지 등을 주장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노동과세계에도 실립니다.


태그:#삼양사, #화섬식품 , #민주노총, #연구직, #직장내괴롭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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