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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살, 초등학교 5학년'이라고 자신을 빍힌 윤다영 학생이 손편지를 통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백지화를 촉구했다.
'12살, 초등학교 5학년'이라고 자신을 빍힌 윤다영 학생이 손편지를 통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백지화를 촉구했다. ⓒ 환경운동연합 김은숙 제공

"5학년 교과서에 멸종 위기 동물을 설명하는 글에 산양이 나옵니다. 하지만 저는 5학년 친구들이 모르는 사실을 한가지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설악산 산양이 위험에 빠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놓기 때문입니다. 설악산과 산양을 지켜주세요."
 

12살 윤다영 학생이 쓴 공개 편지의 일부다. 6일, 윤양은 서울 중국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손편지를 낭독하며,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백지화'를 촉구했다.

윤양의 편지 낭독에 이어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이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산양이 국가가 보호해야 할 야생동물이라고 나온다. 하지만 2015년 8월, 양양군은 설악산 케이블카 노선에 단 한 마리의 산양이 살고, 주 서식지도 아니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하지만 말을 바꿔 양양군은) 지금은 50마리 이상이 산다고 한다. 설악산 케이블카를 놓으려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했다"라고 양양군을 비판했다.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의 최종협의 결정을 앞두고 환경·종교·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환경부가 이달 말,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동의 또는 부동의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국 521여단체가 백지화를 요구하는 선언을 채택했다. (관련 기사: 홍종호 교수 "설악산 케이블카 경제성, 잘못된 계산에 근거")

이날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 국민행동과 강원행동,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 등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악산 케이블카 백지화를 촉구하며, 환경부에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요구했다.

이들은 "설악산은 유네스코가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으로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겠다고 국제사회와 약속한 곳이다"라며 "관광과 문화향유라는 명목으로 법과 제도를 거스르고 불법과 부정을 용인하는 것은 국가 범죄와 다르지 않다"라고 규탄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당시 조건부 가결된 설악산케이블카 사업은 탐욕스럽고 부정했던 권력의 횡포였다. 유구하게 남아야 할 자연유산 설악산을 두고 정치적 손익계산으로 좌고우면 안 된다"라며 "환경부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를 부동의해야 한다. 사업을 전면 백지화되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521개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며 선언문을 채택했다.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521개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며 선언문을 채택했다. ⓒ 환경운동연합 김은숙 제공
 
설악산국립공원지키지국민행동 박그림 공동대표는 발언에 앞서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머리 위로 올려 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발언에서 그는 "지난 20년간 설악산 케이블 사업에 반대한 이유는 간절함 때문이었다"라며 "우리 아이들에게 전해져야 할 자연의 경이로움이 온전히 전해지길 바라며, 권력과 자본의 폭력으로부터 설악산 어머니와 산양 형제를 지켜달라"라고 호소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권태선 공동대표도 "국가가 국립공원을 설정한 이유는 미래세대가 살아갈 터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라며 "문재인 정부가 미래세대의 삶을 지키기 위한 지속가능한 정부가 되려면, 꼼수나 편법에 의존해 이 문제를 다시 왜곡하지 말아야 한다.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의 완전히 백지화를 통해 수십 년간 이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등으로 잘 알려진 임순례 영화감독도 마이크를 잡고 설악산 오색 케이블 사업에 반대했다. 임 감독은 동물권행동단체 '카라'의 대표 자격으로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임 대표는 "누군가는 작은 풀뿌리 하나, 벌레 한 마리 멸종되는 게 무슨 문제가 있냐고 한다. 하지만 하나의 종이 멸종하면, 다른 종도 멸종하게 돼 있다. 이게 자연의 섭리다"라며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뭍 생명이 죽어가고 병들어가는 것을 우리는 모두 목도했다. 4대강 사업이 산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이후에 이들은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백지화하라'라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선언문에서 이들은 "우리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백지화를 요구한다. 우리는 지켜야 할 미래와 버려야 할 과거 사이에 내몰린 설악산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백지화를 위해 오는 7일부터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환경부 종합상황실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며, 최종 방향을 결정하는 갈등조정협의회가 열리는 16일에는 서울과 원주에서 집단행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악산오색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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