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을 좋아하는 4살짜리 아들은 항상 공룡 인형을 손에 들고 공룡 노래를 흥얼거리며 공룡이 나오는 책과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남자 아이들은 꼭 공룡을 좋아하는 시기가 온다고 한다. 공룡을 왜 좋아하는 것일까? 공룡의 어떤 면이 좋을까? 참으로 미스터리한 일이다.
오늘도 아들은 "티라노 화석 보고싶어요"라고 귀여운 표정으로 말한다. 자식이 보고 싶다는데 안 움직일 부모가 얼마나 있을까? 우리 부부는 또다시 지질박물관으로 향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대전에 지질박물관이 있다는 것이다. 지질박물관에는 공룡 화석이 전시되어 있어서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장소이다.
이 곳은 아이와 갈 곳이 없나 검색을 하다가 알게 된 곳인데 한번 방문하고 난 이후로 우리 가족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꼭 관람하러 간다. 로비에 전시되어 있는 티라노 사우루스의 골격 복제품은 아들이 박물관에 오고 싶어하는 이유이다.
거대한 크기의 공룡에 겁을 먹을 법도 하지만 아들의 표정은 매우 들떠 있다. 손으로 만질 수 있는 티라노 사우루스의 이빨을 계속 만지작 거리면서 신나 하는 모습을 보면 박물관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들은 박물관을 좋아하는 공룡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신나는 공간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아이가 좋아하는 장소가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인 것 같다. 너무 멀어서 가기 힘든 곳인데 아이가 떼를 쓰면 정말 힘들었을 텐데... 우리 가족에게 있어서 지질박물관은 구세주이자 우리 가족의 평화를 지켜준 고마운 장소이다.
지질박물관의 전시는 상당히 잘 구성되어 있다. 지질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니 암석이나 광물에 관한 것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땅 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 즉 화석과 진화에 대한 부분도 다루고 있다. 아이가 초등학생 정도 되면 전시가 좀더 도움이 될 것 같다.
박물관을 나오면서 얼굴 가득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 아이를 보면서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추억할 수 있는 장소를 많이 만들어줘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