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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청문회장에 나온 이개호 장관 후보자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 청문회장에 나온 이개호 장관 후보자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배우자의) 형제들을 설득해서라도 불법 건축물을 철거하도록 하겠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의 말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소속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경북 포항북)이 9일 오전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후보 배우자의 '불법 건축물' 의혹을 끈질기게 제기한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7일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형제들과 공동 소유한 땅에 불법 건축물을 세워 임대료까지 챙겼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1998년 부친으로부터 광주 남구 월산동의 토지 60㎡를 상속 받으면서 당시 토지 위에 세워져 있던 불법 건축물의 임대 수익까지 챙겼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즉각 부적절한 일임을 시인했다. 다만, 자신은 불법 건축물의 존재나 임대 수익 부분 등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임대료를 받은 것도 배우자가 아닌 배우자의 언니라는 점도 밝혔다.

그러나 김정재 의원은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이 후보자의 입장을 집중 추궁했다. 이 후보자와 배우자가 소유한 광주 안팎의 부동산, 이 후보자가 그간 전·출입했던 광주 내 주소지, 이 후보자의 자녀가 다녔던 광주 내 학교 주소 등이 표기된 광주 지역 지도를 내보이면서 해당 불법 건축물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이 후보자의 말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 건축물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아무런 법적 제재 없이 광주 도심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특혜라고 본다"라면서 "고위공직자였던 이 후보자의 조력 없인 불가능한 일이라는 게 합리적 의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불법 건축물이 있었다는 걸) 전혀 몰랐다"라고 반박했다. "오가면서 볼 수도 있었다. 국민이 납득하겠나"라는 반박에는 "면적이 19평정도(60㎡=18.15평)다"라고 답했다.

특히 이 후보자는 해당 불법 건축물을 배우자에게 상속된 재산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배우자가 해당 토지를 형제자매들과 공동으로 상속받았지만 건물 자체는 불법이라 상속되지 않았다는 얘기였다.

이 후보자는 "2010년 전라남도 행정부지사로 재직 당시 공직자재산신고 때도 해당 토지만 등록하고 건축물에 대해선 등록하지 않았다"는 김 의원의 지적에 이 점을 설명하면서 "(상속받지 않은) 건물을 재산신고 때 등록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는 "불법 건축물에 대해서는 이행강제금이라는 게 부과되는데 그런 것도 없었다. 고위공직자인 후보자가 조력한 것 아닌지 의심된다"라고 따졌다.

이 후보자는 "전혀 아니다. 저기(불법 건축물 소재지)는 광주시고 저는 전남도청에서 일했다"라고 반박했다. "공직자로서 자기 관리가 안 됐다고 본다"라는 지적엔 "제가 (불법 건축물 상황을) 몰랐던 상황임을 이해해달라"라고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배우자에게) 형제들을 설득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불법 건축물을) 철거하거나 땅에 대한 지분도 포기하라고 얘기해놨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만 아니라 다른 한국당 의원들도 '불법 건축물' 공세에 함께했다. 이양수 의원(강원 속초고성양양)은 "(후보자가) 30년 동안 (광주에) 살면서 불법 건축물을 몰랐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라면서 "그런 재산이 있는데도 몰랐다는 것을 정상적인 서민이 어떻게 이해하겠나"라고 비판했다. 또 "(불법 건축물을 통해) 그동안 받은 소득도 공익 기부를 통해 해소하겠다고 해야 한다. 그런 자세로 답변하면 여기 있는 의원들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동의 못 한다"라고 말했다.

"차기 총선 앞두고 또 장관 그만두는 것 아니냐" 질타도 

한편, 현역 의원인 이 후보자가 21대 총선을 앞두고 장관직에서 중도에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양수 의원은 "농업 예산도 축소됐고 전임 장관도 8개월 하다 출마했고 공백이 오래 됐다"라며 "이번 장관도 1년 6개월 하다가 선거 나가면 이게 제대로 된 인사겠나"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장관 제의를 거절할 생각은 없었나. 장관직을 경력 차원에서 하는 것이냐"라고도 물었다. 이 후보자는 이에 "(경력 차원에서 수락한 것은) 그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같은 당 강석진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도 "경력 관리 자리가 아니라 제대로 농정을 펼칠 장관이 되실지 우려된다. 혹시 1년 지나고 나서 그만두지 않겠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의원직은 유지하겠지만 장관이 된다면 장관으로서의 역할에 혼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개호#불법건축물#김정재#농식품부 장관#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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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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