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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의 계절 5월 초 전남 영광군에 위치한 영광국제마음훈련원에 들어서자 주변 분위기에 취해 마음 훈련이 저절로 되는 것 같다. 서해 칠산 바다의 상큼한 공기와 주변 구수산의 솔 향을 맡으며 훈련원에 들어서면 대강당, 명상실을 포함하여 5개 건물이 자연스럽게 맞이한다.

영광국제마음훈련원은 '소리명상', '차명상', '마음챙김명상' 등 다양한 체험과 명상을 통해서 마음을 비우고 진정한 참 나를 찾을 수 있게 한다. 이중에 몇 가지 프로그램을 소개하면, '구수산명상'은 구수산 능선을 따라 약 2시간 정도의 트레킹코스로 걷기명상이다.

'차명상'은 참여자가 직접 우려낸 차를 마시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깔끔하게 차려진 다기 상에 우려낸 찻잔의 온기와 향을 즐기며 지도 선생의 잔잔한 목소리 따라 명상을 한다. '마음훈련'이라는 특이한 명칭에 남다른 차별성을 기대하면서 영광국제마음훈련원 남궁성 원장 인터뷰를 위하여 지난 3일 원장실에서 만났다.

"지금 이 순간 마음이 괴롭고 삶이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습니다. 물질은 엄청나게 발달했는데 왜 이처럼 정신은 발전보다는 도리어 퇴보 되어 가는지 안타까움이 더 합니다. 시끄러운 도시 소음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의 장이 되길 바랍니다."

ⓒ 전훈

영광국제마음훈련원 남궁성 원장은 1969년 열아홉 살 때 출가하여 50여 년 동안 영산선학대학교 총장, 원불교 교정원장, 동명훈련원장을 역임하였고 지금까지 수도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결혼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원불교에서 평생 독신 수도자로 살아오고 있다. 다음은 남궁 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영광국제마음훈련원은 어떤 곳인가요?
"영광국제마음훈련원을 소개하자면 이름 그대로 마음을 훈련시킨다는 뜻이지요. 바른 사회를 위해 바른 인성을 길러 줄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한 곳이 바로 영광국제마음훈련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불교 창립 100년을 기념하여 정부 지원금 110억원을 포함하여 자부담 66억 등 총 176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일반 누구나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기관 단체가 시설을 대여할 수도 있고, 훈련원에 프로그램 진행을 위탁할 수도 있습니다."

- 영광국제마음훈련원에서 운영하는 명상, 마음 훈련프로그램에 대한 외부 반응은 어떤가요?
"원불교라는 새 종교가 그렇듯이 이 훈련원은 종교 냄새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타 종교인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일반 누구나 인정하는 일입니다. 훈련 프로그램도 종교색이 거의 없고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편안히 힐링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편백나무 숲 자연 그대로 있기 때문에 시설에 들어오면 벌써 마음이 쉬어진다고 합니다. 복잡한 업무에 시달린 현대인들은 훈련프로그램이 빡빡하면 싫어하는 것을 잘 알지요."

- 요즘 청년들이 취업 재수, 아르바이트, 내 집 마련 등 삶이 힘들다고 하는데 청년문제를 어떻게 보시나요.
"그래요. 현대사회에 적응하기에 애쓰는 청년들의 삶을 제 나이에 다 몸으로 느끼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보고 듣고 하면서 정말 어려운 세대들인 것으로 압니다. 시대적 과도기라고 보기에는 너무 반복되는 말장난 같고 우리가 살아온 과거에 비교하면 너무나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아온 세대는 이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다고 생각하지요. 취직도 그렇고 집 마련도 그렇고 가정을 꾸려가기도 그랬지요. 세대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은 아니더라도 그 짧은 기간에 너무나 사회현상이 변했다는 뜻입니다. 청년들은 지난 시대를 듣기만 했지 체험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부로는 느끼지 못 할 것입니다. 요즘 미투 운동이나 갑질 논란 등을 보면 우리 사회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는 봅니다. 많이 성숙해진 것은 사실이나 과거보다 많이 각박해졌습니다."

- 서로를 경계하거나 너무 계산적으로 살게 되는데요.
"모든 것이 발전하는 과정이고 선진 문화로 가는 몸부림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청년세대들이 보다 더 실제적이었으면 좋겠어요. 쉽게 말하면 자기분수를 알고 성실하게 인생을 설계하기를 바란다는 뜻입니다. 노력도 없이 고생하지 않고 부를 누리려 말고 자기의 위치에서 차근차근 쌓아가는 태도 말입니다. 모든 청년들이 다 그러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겠지만 대다수 많은 청년들의 사고가 그랬으면 우리 사회가 행복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것은 다 가치관의 문제이지요. 청년들의 가치관이 많이 금전에 기울어져 있어요. 균형을 잃게 되면 아무리 좋은 직장, 좋은 주택을 장만해도 그 인생은 행복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질의 소유욕은 끝이 없을 테니까요. 물질적 행복을 목표로 인생을 꿈꾸다가는 인생을 실패할 수 있습니다. 우리 청년들이 인생의 가치관을 지혜롭게 세우고 설계해 가기를 부탁하고 싶습니다."

- 요즘 물질풍요, 정신빈곤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은데.
"앞으로 더욱 일반 대중의 인지가 밝아지고 통신과 교통이 발달하면서 물질문명은 극도로 발달할 것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20세기가 지나면서 우리는 그런 예측이 하나도 틀리지 않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안목에서 21세기를 예견하고 있고 그 예견은 하나도 다르지 않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 속도가 우리 예상보다 더 빨리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1세기 전에 이렇게 물질문명이 발달할 것으로 예견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과학자도 아닌 평범한 성자 소태산이지요. 그의 예견에 우리들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못하다가는 저 물질의 노예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였습니다. 지금 그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간의 도덕성과 공익성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가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 청소년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툭 하면 화를 냅니다. 화 좀 안 내고 살 수는 없을까요?
"화를 내는 문제는 오늘의 문제만이 아니죠. 과거에는 반상의 차가 심한 시대이기 때문에 그것이 조절되고 다소 극복되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차별이 무너져서 모두가 화를 낼 수도 있어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 화를 참지 못합니다. 화를 풀 수 있는 환경도 조건도 많아졌습니다. 무서운 흉기도 널려 있고 자동차 하나만 가지고도 화를 풀자면 엄청난 행동을 벌일 수 있습니다.

화는 무서운 불 바람입니다. 우리 사회 대중들의 화를 조절하는 처방은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봐요. 습관적으로 감정을 조절하고 참아내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대학이나 직장에서 면접할 때도 그런 것이 평가되는 그런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체 생활이 발달해 가면 갈수록 이런 화를 조절하는 교과과정은 절실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음훈련#수요명상#편백명상숲#소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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