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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머리말' 수중 촬영.
 '거머리말' 수중 촬영.
ⓒ 창원물생명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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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 마산합포구 구산면 일대 개발을 두고 생태계 파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부터 국가사업으로 시작된 경남로봇랜드 공사 현장에서 토사 유출로 인해 인근 해안의 '잘피'가 살지 못하고 있다. 또 창원시가 추진하는 구산해양관광단지 사업예정지 안에 보호대상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경남로봇랜드는 구산면 단동리 일대에 컨벤션센터와 놀이시설, 숙박시설 등이 들어서는 사업이고, 구산해양관광단지 사업은 창원시와 삼정컨소시엄이 추진하고 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2일 '구산해양관광단지 사업예정지 내 보호대상해양생물 서식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단체는 4월 9~12일, 4월 23~27일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다.

'거머리말'과 '포기거머리말' 2종의 보호대상해양생물이 확인되었다. 이 단체는 "'잘피' 조사는 2012년도 구산해양관광단지 환경영향평가서에 수록된 4개 지점과 신규로 확인된 1개 지점을 합해 5개 지점에서 이루어졌고, '거머리말'과 '포기거머리말' 2종의 보호대상해양생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이 단체는 "경남로봇랜드 조성사업 공사현장과 가장 인접한 곳에서는 기존에 살고 있던 '잘피'는 물론 해안가에 우점하는 '괭생이모자반'조차 살지 못하게 변했다"고 했다.

공사장의 토사 유출이 심했던 것. 이 단체는 "공사현장에서 흘러들어오는 토사로 인해 바닷물 속은 우유빛이었다"며 "잘피는 바닷물 속에 살지만 유일하게 꽃을 피우는 현화식물로 토사가 잎에 붙고 물이 탁도가 높으면 광합성을 할 수 없어 생존할 수가 없다"고 했다.

또 이 단체는 "경남로봇랜드 공사현장에 인접한 다른 지점의 경우는 공사현장 방향으로 갈수록 저질이 '펄'기질로 변한 것을 알 수 있으며 기존보다 서식지 규모가 줄어들었다"고 했다.

이 단체는 "또 한 지점의 경우 잘피군락지는 2012년 당시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누락된 것으로 보이는데, '포기거머리말'이 살고 있었다"며 "환경영향평가의 허술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라 했다.

이어 "이곳은 급경사지역의 육지부가 인접한 곳으로 필로티형식의 숙박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며 "급경사지역의 경우 그 어떤 저감대책을 세우더라도 비가 오면 토사가 흘러내릴 것이고 이곳 또한 경남로봇랜드 공사현장과 같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해안으로의 토사유입을 막기 위해 오탁방지막을 치긴 하지만 실제 오탁방지막이 설치되는 곳 안쪽이 잘피가 사는 곳"이라며 "그러니 오탁방지막으로 토사를 가두어 잘피를 죽이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했다.

구산해양관광단지 사업 예정지 일대 조사에서는 법정보호종인 '갯게'와 '기수갈고둥'이 발견되었다. '갯게'와 '기수갈고둥'은 사업시점부인 해강마을에서 상용호마을, 하용호마을로 이어진 해안에서 이루어졌다.

이 단체는 "이곳엔 실개천을 따라 담수가 바닷가로 내려오는 기수역으로 갈대, 갯잔디 등의 염생식물이 자라는 곳인데 방게, 말똥게와 같은 바위게과의 게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갯게를 확인했다"며 "바다로 이어지는 물길을 따라 기수갈고둥이 사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특히 갯게가 사는 일부 지역은 사업예정지에 인접해 공사 과정에서 장비 유입이나 답압 등에 의해 사멸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곳도 있으며 기수갈고둥의 경우 토사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법정보호종의 서식지와 그 인근지역이 건강하지 못하면 이 생명들을 살지 못한다"고 했다.

사업 부지에 법정보호종이 있으면 공사 진행을 중단하고 보호대책을 세워야 하고, 사업계획 단계에서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저감대책' 등을 세워서 설계해야 한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구산해양관광단지 조성사업에서 법정보호종과 다양한 해양생물, 양식장과 어업 등 수산자원에 악영향을 미치는 골프장 사업을 전면 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 단체는 "창원시에 제출한 삼정의 사업계획 변경안을 공개하고 제대로 된 저감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논의의 자리를 마련해야 하고, 모든 공사구간은 조간대상부지역(만조선)에서 100m 이상 이격하여 재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창원 구산해양관광단지 사업 부지 일대에서 발견된 갯게.
 창원 구산해양관광단지 사업 부지 일대에서 발견된 갯게.
ⓒ 창원물생명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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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구산해양관광단지 사업 부지 일대에서 발견된 기수갈고둥.
 창원 구산해양관광단지 사업 부지 일대에서 발견된 기수갈고둥.
ⓒ 창원물생명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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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구산해양관광단지, #갯게, #기수갈고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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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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