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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나태주 시인이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시로 물든 아름다운 삶'이란 주세로 강연했다.
 24일 나태주 시인이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시로 물든 아름다운 삶'이란 주세로 강연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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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특유의 감수성으로 뭇 사람들을 위로하기도 한다. 그들은 흡사 말에 에너지를 묻혀 퍼 나르는 전도사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시인으로 소설가로 살아가기에 요즘 세상은 참으로 각박하다. 요즘은 책을 읽는 사람도 많지 않다. 더구나 시를 가까이 하는 사람마저도 점점 줄어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나태주의  시는 지금도 여전히 폭넓은 독자층을 형성하며 꾸준히 읽힌다. 

24일 나태주 시인은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시로 물든 아름다운 삶'이란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나태주 시인은 이날 자신의 시를 적재적소에 인용하며 강의를 펼쳤다. 그는 죽음과 같은 다소 무거운 주제조차도 그의 시어처럼 부드럽게 풀어 갔다.   

나태주 시인은 "인간의 끝은 무엇인가 결국 죽음"이라며 "진짜 가치가 있은 것은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교에서는 윤회를 말하기도 하지만 이 모습 그대로의 삶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나태주 시인은 또 사람은 사람사이에서 행복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태주 시인은 "어디에서나 꽃이 되고 싶고 별이 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며 "하지만 사람은 모두가 귀한 존재"라고 일갈 했다. 이어 "사람이 길"이라며 "돈과 사람이 충돌할 때는 사람을 선택하라"고 당부했다. 

그렇다면 이념이나 사상을 떠나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태주 시인은 "자신이 좌파라고 생각한다면 우파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반대로 우파라면 좌파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처가 없는 사람은 드물다. 혹시 나태주의 시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에 귀가 솔깃해 지는가. 나태주 시인은 이 말에서 어떤 울림을 느꼈다면 그것은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이처럼 그의 시에는 상처 받은 사람에 대한 위로의 말이 자주 등장한다.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이 대표적이다. <풀꽃>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짧은 시다. 시인은 간결하고 다정다감한 언어로 사람들을 위로 하는 재주가 있어 보인다.  

어쨌든 시가 널리 알려진 덕분일까. 이 시는 엉뚱하게도 수많은 패러디를 남기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나태주 시인은 "어느 지인이 내 시를 패러디한 적이 있다"며 "패러디 내용은 '자세히 보아도 작다, 오래 보아도 작다, 나태주가 그렇다'였다"라고 말해 좌중을 한바탕 웃음바다로 몰아넣었다.

1시간 30분 동안 펼쳐진 이날 강의는 나태주 시인 특유의 유머와 교사로서의 경험, 그리고 그의 삶에 대한 철학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교사 출신인 나태주 시인은 충남 서천 출신으로 지난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문단에 들어섰다. 그의 시 <풀꽃> <행복> <선물> 등은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특히 <풀꽃>은 나태주의 대표시로 광화문 교보문고 '글판 1위'에 뽑히기도 했다.


태그:#나태주 시인 , #내포 , #충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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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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