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일 새누리당의 정기국회 보이콧 사태에 대해 "이게 국회가 마비될 일인지, 일반 국민들처럼 저도 보기에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친정'인 새누리당이 지난 1일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문제 삼아 의사일정 거부까지 나선 것에 대해 '과하다'고 지적한 셈이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좀 이렇게 안 싸웠으면 좋겠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다만, "서로 협치해서 하자는 얘기들을 다 하셨는데 의장님은 또 어떻게 왜 그러신 건지"라면서 정 의장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도 전제했다.
특히 남 지사는 이 문제를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문제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혹시 어제 (국회) 본회의장에 계셨다면 퇴장까지 했을까, 아니면 그냥 항의하는 선에서 (그쳤을까) 어떻게 하셨을 것 같나"는 사회자의 질문에 "모르겠다, 저도 국회에 있어봤지만 돌발적인 상황이 많다"면서도 "중요한 건 이런 모습을 국민들한테 안 보이겠다고 출발한 새 정치가 첫 정기국회부터 이러니까 이게 여야 중 누가 잘했다, 잘못했다 따질 문제는 아니다"고 답했다.
"정치인들이 부끄러워해야 하는 상황이다는 말이냐"는 질문에도 "일반적으로 (국민들이) 참 보기 '거시기'하다, 이런 말씀들을 하실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현재 새누리당의 생각과 상당히 온도 차가 있는 발언이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 지사의 라디오 인터뷰 기사를 링크하면서 "여당 내에서도 국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바른 소신을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현재 새누리당 내에는 강경론이 득세하고 있다. 일례로 이정현 당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는 적이 아니라 파트너인데 (야당이) 국회의원 숫자 하나 믿고 이런 식으로 파행되든 말든, 항복을 받아내려고 한다"면서 정 의장과 야당에게 모든 책임을 돌렸다.
특히 그는 "저 사람들은 새누리당으로 하여금 절대 정권을 내줘선 안 된다는 의지를 불타오르게 한다, 우리를 이렇게 만들고 (다들) 대선 출마선언 한다고 사방천지를 돌아다니던데 국민 수준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쉽게 물러날 것 같으면 시작도 안 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1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의원총회를 통해 더욱 강화되고 있다. 김정훈 의원이 전날(1일) "국회의장도 체면이 있는데 이렇게 세게 밀어붙이면 사과하고 싶다가도 못할 수 있다, 원내지도부가 만나보자"고 했다가 빈축을 샀던 것이 대표적이다.
이날(2일)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흔들리지 말자'는 강경론이 득세했다. 전희경 새누리당 의원은 "보통 갈등이 벌어지면 양비론에 휩싸이고 이것이 계속되면 우리의 전열이 흐트러지면서 소위 말하는 정무적 판단을 하게 된다"면서 "그동안 새누리당은 점잖음의 관행을 위해서, 여당으로 책임져야 할 무게 때문에 그런 것들과 타협해 왔지만 지금 우리는 여소야대라는 새로운 환경 앞에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의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발로 뛰고 직접 글을 써서라도 국민에게 호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