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의왕시의회 본회의장
 의왕시의회 본회의장
ⓒ 의왕시의회

관련사진보기


기초지방자치단체 의회 의장단 선출로 인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안양, 안산에 이어 의왕시의회도 갈등에 휩싸였다. 의왕은, 의장단 선출 문제로 징계 요구 사태가 벌어졌다. 신창현 국회의원(더민주)이 의장단 후보 선출에 직접 개입해 갑질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의왕시의회는 지난 6월 27일 제230회 임시회에서 기길운(더민주)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하고, 전영남(새누리) 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일반적 관례에 따라 다수당에서 의장을 소수당에서 부의장을 뽑았으니,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갈등은 다수당인 더민주에서 빚어졌다. 의장단 선출이 끝나자마자 더민주 의왕지역위원회는 기 의장을 '야합' 등의 혐의로, 정길주 의원(더민주)을 '당론 거부' 등의 혐의로 중앙당에 각각 징계 요청했다.

이에 제소를 당한 기 의장과 정 의원이 강하게 반발해 갈등이 일고 있다. 기 의장은 2일 오전 기자와 한 통화에서 "아무런 증거도 없이 새누리와 야합했다고 하고, 지역위원회 명의로 징계를 요청했다. 내가 의장이 된 게 배가 아파서 그런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국회의원이 나서서 시 의장단 후보를 선출했는데, 정말 불쾌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 의원은 지난달 29일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의원총회에서) 부의장 후보로 선출됐지만, 여야 상생 차원에서 부의장은 소수당에 주어야 한다는 전영남 의원(새누리, 부의장) 발언을 듣고 공감이 가서 사퇴했는데, 이를 당론 거부라 하는 게 정말 어이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의원총회에서 의장·부의장 후보 선출 했지만...

실제로 '야합, 당론 거부'라는 징계 요청 사유가 석연치 않아 보인다. 기 의원 말대로 야합했다는 뚜렷한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당론 거부도, 정 의원이 당론을 거부하기 전 이미 다른 의원이 당론을 거부해 정 의원만 비난하기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지역위원장인 신창현 국회의원이 더민주 내 의장·부의장 후보 선출에 개입해 '갑질 논란'까지 일고 있어 의장단 선출을 둘러싼 논란은 점점 커질 전망이다.

신 의원은 직접 '더민주 의원총회'를 소집해 본인이 사회를 보면서 의장·부의장 후보를 선출했다. 후보 선출 직후 '당론을 꼭 지키겠다'는 문서에 서명까지 하도록 했다. 국회의원이 지방의회 의장단 선거를 좌지우지하려 했다고 보기에 충분한 정황이다.

이는 '지역위원장 참관하에 의원들이 민주적으로 후보를 결정하도록 하라'는 중앙당 권고를 무시한 과도한 개입이다.

당시, 투표로 기길운 의원을 의장 후보로, 정길주 의원을 부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그러나 당론은 지켜지지 않았다. 1차 투표에서 기 후보가 받은 표는 총 7표 중 3표뿐이다. 의왕 시의원 7명 중 더민주가 5명이니, 당론을 거스른 반란표가 2표 발생한 것이다. 반란표 2표는 의원총회에서 의장 후보로 나섰다가 떨어진 서창수 후보에게, 나머지 2표 중 1표는 기권, 1표는 김성호(새누리) 의원에게 갔다.

기 의원은 결국 과반수를 득표하지 못해 1차 투표에서 선출되지 못하고, 2차 투표에서 4표를 얻어 가까스로 의장에 당선했다. 2차 투표에서도 서창수 의원은 2표를 받았다.

그리고 의장 선출을 마친 뒤, 전영남 의원은 '여야 상생 차원에서 부의장은 새누리에 넘겨 달라'는 발언을 했고, 정길주 의원은 곧바로 부의장 후보 사퇴 선언을 했다.

분석해 보면, 서창수 의원을 선택한 2표는 당론을 거스른 더민주 반란표다. 서 의원은 2일 오후 기자와 한 통화에서 "기 의원을 찍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당론을 거부했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의왕 지역위원회는 이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고 정길주 의원에게만 당론을 거스른(부의장직 사퇴) 책임을 물었다.

또한, 의왕지역위원회는 기 의원이 부의장을 새누리에게 주기로 밀약(야합) 하고 1표를 얻었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상 명확한 증거가 없으면 입증하기 힘든 주장이다. 지역위원회 명의로 기 의원 등을 제소한 것으로 알려진 서 의원은 "정황상 야합을 하지 않았다면 과반을 득표할 수 없으니, 야합한 게 확실하다"라고 말했지만,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오는 5일 더민주는 윤리위원회를 열어, 기길운 의장과 정길주 의원 해명을 받은 뒤 징계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안양시의회에서 나이순으로 부의장 후보를 정하는 관행을 깨고 부의장에 당선한 홍춘희 안양시 의원도 윤리위에서 해명대에 선다. 홍 의원은 더민주 동료 의원들 징계 요청으로 윤리위에 넘겨졌다.

가장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곳은 안산시의회다. 다수당임에도, 내부 반발 표 때문에 의장석을 새누리에 내준 더민주 의원들이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더민주는 새누리가 자당 의원을 매수해서 의장석을 빼앗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민주 경기도당 관계자는 이러한 사태와 관련, 지난 1일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정말로 민주적인 지방의회 의장단 선출 방식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관련 기사]
더민주, 의장단 선출 관행 깬 시의원 징계 돌입
안산 시의회 다수당 더민주 천막 농성...야권 분열 후유증


태그:#의왕시의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