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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이케 유리코의 일본 도쿄도 지사 선거 승리를 보도하는 NHK 방송 갈무리.
고이케 유리코의 일본 도쿄도 지사 선거 승리를 보도하는 NHK 방송 갈무리. ⓒ NHK

일본 수도 도쿄의 수장을 뽑는 선거에서 사상 최초로 여성 후보가 당선됐다.

일본 NHK에 따르면 31일 치러진 도쿄도(東京都) 지사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가 44.5%를 득표하며 집권 자민당의 지지에도 27.4%를 얻는 데 그친 마스다 히로야를 110만여 표 차이로 따돌리고 압승을 거뒀다.

지방자치법 시행에 따라 지난 1947년부터 도쿄 지사를 선거로 뽑기 시작한 이후 여성 지사가 탄생한 것은 69년 만에 처음이다. 도쿄를 비롯해 스페인 마드리드,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등 세계적인 대도시에서 여성 수장의 돌풍이 불고 있다.

고이케는 자민당 소속이지만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자민당은 고이케를 거부하고 마스다 전 총무상을 공천했다. 하지만 참패를 당하면서 아베 정권은 적잖은 충격을 받게 됐다.

일본 효고 현 출신인 고이케는 이집트 카이로대학을 졸업하고 아랍어 통역을 했다. 일본으로 돌아와 방송 캐스터로 활동하며 인지도를 쌓은 고이케는 1992년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총리가 이끄는 일본신당 소속으로 참의원 선거에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당적을 여러차례 옮기며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판도 따르지만, 중의원 8선에다가 2007년 아베 1차 내각에서 여성 최초의 방위상과 2010년 여성 최초의 자민당 총무회장 등을 지내며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아닌 이시바 시게루 지방창생담당상을 지지하며 '미운털'이 박힌 고이케는 독자 출마를 강행한 끝에 연간 예산 13조 엔(약 140조 원)을 주무르는 도쿄 지사에 올랐다.

아베 정권과 틀어져 독자 출마... 자민당 '당혹'

일본 언론은 고이케가 투명한 도정 공개, 효율적인 도쿄 올림픽 예산 관리, 파격적인 육아 정책 등을 내세워 부동층뿐만 아니라 일부 자민당 지지층까지 흡수하며 승리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고이케는 당선이 확정되자 "선거 운동을 할수록 지지층이 펴져나가는 것을 느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동안 역대 지사들이 여성 정책을 추진했으나 현실적인 성과가 없었다"라며 "여성과 남성, 장애인 등 모두가 빛나는 도쿄를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아베 정권과 거리가 멀어진 고이케가 이번 승리를 계기로 신당 창당에 나설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고이케는 "그럴 계획은 없다"라며 "다만 당파 개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이케는 전임 마스조에 요이치 지사가 추진하던 도쿄 제2 한국학교 설치를 백지상태에서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고이케 유리코#도쿄도지사#아베 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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