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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군부 쿠데타 사태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터키의 군부 쿠데타 사태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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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16일 오후 3시 7분]

터키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으나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터키 군부는 15일(현지시각) 민영 NTV 방송국과 도안 통신사, 이스탄불 국제공항 등을 점거하고 탱크와 헬기를 동원해 터키군 참모총장을 비롯한 군 간부들을 인질로 잡아 억류했다. 

군부는 성명을 통해 "국가 권력을 완전히 장악했고, 법이 국가를 지배할 수 있도록 헌법 질서, 민주주의, 인권, 자유를 다시 세울 것"이라며 "군부는 현존하는 외교 관계를 지속하고 법치를 앞세울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과 경찰 등 최소 60명이 숨지고 150여 명이 다쳤다. 또한 수도 앙카라와 최대 도시 이스탄불 도심에서 여러 차례 폭발이 일어났고, 군부가 민간인을 향해 발포하면서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군수의 소수 세력이 일으킨 반란"이라고 쿠데타를 일축했다. 휴가 중이라 한때 망명설까지 나돌았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군부의 성명 발표 6시간 만인 16일 오전 4시께 이스탄불 국제공항에 나타났다.

에르도안 "쿠데타 끝났다... 대가 치를 것"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쿠데타는 군부의 핵심이 아닌 소수 세력으로 보인다"라며 "분명한 반역 행위이고,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법 집행에 의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AP, AFP 등 외신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스탄불 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한 것은 사실상 쿠데타가 실패했다는 '신호'라면서도, 앙카라와 이스탄불 등 대도시에서는 시민들이 거리로 대서 몰려나와 군·경 병력과 뒤섞이면서 여전히 극심한 혼란 중이라고 전했다.

국제사회는 일제히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정부를 지지한다며 쿠데타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어느 국가라도 군부의 국정 개입을 용납할 수 없다"라며 "터키가 조속하고 평화롭게 민간 통치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터키의 모든 정당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문민정부를 절대적으로 지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터키 외무장관에게 터키 정부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라고 밝혔다.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공동성명에서 "EU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 제도, 법치를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EU를 주도하고 있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대변인을 통해 "터키 민주정부를 존중해야 한다"라며 "민간인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이슬람 사상가 귤렌이 쿠데타 배후?

터키 이스탄불 국제공항에서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연설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터키 이스탄불 국제공항에서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연설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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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정부가 쿠데타 세력 소탕에 나섰으나 정확한 핵심 인물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스탄불 국제공항에 도착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귤렌을 지지하는 세력이 일으킨 반역"이라고 주장했다.

페툴라 귤렌은 한때 에르도안 대통령의 측근이자 세계적으로 저명한 이슬람 사상가다. 하지만 귤렌이 이슬람 문화를 전파하는 '귤렌 운동'을 일으켜 영향력이 커지자 둘의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1999년 반역죄로 기소될 위기에 처한 귤렌은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는 터키를 위한 비영리단체 '가치공유연맹'을 이끌고 있지만, 공식 행사나 인터뷰에 나서지 않으며 사실상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 측은 귤렌이 터키 사회 각 분야에서 자신의 세력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터키 정부는 귤렌이 지원하는 학교를 폐쇄하고, 귤렌을 옹호하는 언론에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쿠데타의 배후 세력으로 지목된 귤렌은 "터키의 국내 정치에 군부가 개입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군 인사에서 밀려난 무하렘 코세 전 대령이 측근들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태그:#터키, #쿠데타, #에르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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