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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로버츠 KKR 회장이 17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경제와 기업구조조정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조지로버츠 KKR 회장이 17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경제와 기업구조조정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 KKR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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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조선이나 해운업, 철강 등에는 우리의 관심분야가 아니어서 (투자 여부 등)을 말하기가 어렵고..."

은색 머리카락의 노(老)신사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조지 로버츠 회장. 로버츠 회장은 17일 "(현재 진행중인) 한국 대기업의 비 핵심 계열사 매각에 관심이 많다"면서 "우리가 파트너로서 매각 과정 뿐 아니라 향후 기업의 경쟁력, 가치를 올리는데 역할을 할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KKR은 칼라일, 블랙스톤 등과 함께 세계 3대 사모투자펀드로 꼽힌다. 세계 유명 공공기관과 기업 등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기업 인수합병을 비롯해 에너지, 인프라 등에 투자하고 있다. KKR이 일년에 움직이는 자산규모만 1200억달러(우리돈 140조원)에 달한다. 로버츠 회장은 1976년에 제리콜버그, 헨리 크래비스 등과 함께 KKR을 만들었다.

세계금융계의 큰손 로버츠 회장 "한국은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지 않아"

이날 오전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로버츠 회장은 "한국시장에 더 투자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미 한국에 5억7000만달러(약 670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면서 "중국과 일본에도 이미 투자가 진행되고 있고, 아시아지역을 위해 110억달러의 자본을 확보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그동안 자신들의 투자와 경영에 대한 원칙 등을 설명하면서 "이에스지(ESG)를 통한 경영으로 해당 기업의 주주 뿐 아니라 종업원, 지역사회 등에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ESG는 '환경적(Environmental)', '사회적(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줄임말이다. 자신들이 펼치는 사업이나 기업의 경우, 환경문제부터 종업원과 협력사와의 공생관계,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등을 적극적으로 이뤄가고 있다는 것.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한국경제에 대해, 로버츠 회장은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가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지 않았다"면서 "수출중심의 경제구조속에서 여전히 역동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진행중인 한국 기업들의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적극 내비쳤다. '조선, 해운업 등에 투자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조선과 해운업 등은 우리가 갖고 있는 투자 포트폴리오에 들어있지 않다"면서 완곡한 어조로 답했다. 저성장 침체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속에 경기 상황에 덜 영향받는 업종에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로버츠 회장은 "그동안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선 주로 소비재와 서비스쪽에 투자를 해왔다"면서 "저성장 국면에선 이들 소비재시장이 보다 안정적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조선과 해운, 철강 등의 경우 경기 사이클에 따라 시기를 잘 맞추지 못할 경우 투자손실이 클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대기업 계열사 매각에 관심 많다", 기자들에게 '차기 미 대통령 누구?'

이와함께 최근 삼성 등 주요대기업들이 비핵심 계열사를 매각하는 것에 대해, 로버츠 회장은 "이들 사업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는 "한국 대기업이 핵심 사업을 뺀 나머지 사업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많은 경험과 노하우 등으로 좋은 파트너가 될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9년 한국 시장에서 오비맥주의 투자사례 등을 들어가며,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사모펀드 역할을 적극 설명했다. KKR은 당시 홍콩의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함께 오비맥주를 인수했다. 세계최대 맥주회사였던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는 이들 사모펀드에 2조3000억원에 팔았다.

로버츠 회장은 "당시 오비맥주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새로운 투자와 함께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함께 진행하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KKR은 오비맥주를 정상화시키고 5년후 6조2000억원에 되팔아, 막대한 매각 차익을 올리기도했다.

KKR은 작년에는 티켓몬스터를 인수했고, 최근에는 이랜드의 킴스클럽 매각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돼 있다. '킴스클럽 인수 협상은 어떻게 되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로버츠 회장은 "협상이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선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또 이날 간담회에선 과거 론스타사태로 사모펀드에 대한 한국 사회의 부정적 시각과 한국 정부의 규제 등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로버츠 회장 대신 박정호 KKR 코리아 상무가 적극적으로 답변에 나섰다. 박 상무는 "론스타 사태는 한국에서 사모펀드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전에 벌어진 일"이라며 "그 사건이후 10년이상 시간이 흐르면서 국내 자본시장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또 "국내 자본시장도 전보다 성숙해지는 과정에 있으며, 국내외 펀드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발전을 할 것"이라며 "나라마다 법과 규제 등이 다르고, KKR 역시 한국의 제도와 규제에 맞춰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기자간담회가 끝날 즈음에 로버츠 회장이 기자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면서 "앞으로 있을 미국 대선에 누가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는가"라고 물었다. 기자들 대다수가 민주당 클린턴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답했고, 트럼프 후보의 경우는 없었다.


태그:#조지 로버츠회장, #KKR, #기업 구조조정,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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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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