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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낮 학생들과 류코쿠뮤지엄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서는 봄철 특별전, 물 신비한 모습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류코쿠뮤지엄은 불교 박물관으로 불교 관련 미술품을 소장, 전시해왔습니다. 이번에는 일본의 토착 민간 신앙과 불교 신앙이 습합된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사진 왼쪽 두 장은 일본에서 전하는 우가신(宇賀神,교토 長建寺, 오사카 本山寺)으로 물을 주관하는 신입니다. 오른쪽 사진을 캄보디아 메콩강 유역에서 만든 신상으로 불교와 토착 수신이 연결된 것입니다. 두 지역의 물 신인 뱀을 나타낸 것입니다.
 사진 왼쪽 두 장은 일본에서 전하는 우가신(宇賀神,교토 長建寺, 오사카 本山寺)으로 물을 주관하는 신입니다. 오른쪽 사진을 캄보디아 메콩강 유역에서 만든 신상으로 불교와 토착 수신이 연결된 것입니다. 두 지역의 물 신인 뱀을 나타낸 것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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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생명의 근원입니다. 모두 생명은 물에서 태어나고, 물 없이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물은 오래전부터 신앙의 대상으로 섬겨왔습니다. 특히 800만 신들이 산다는 일본에서 물 신앙은 기본 토착 신앙입니다. 물은 마시는 물뿐만 아니라 농사를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물을 주관하는 신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낸 신이 용이고, 뱀 신앙입니다. 물속에서 용이 조화를 부려 구름을 몰고 오고, 비를 가져온다고 믿었습니다. 비록 뱀은 징그러워도 물가에 살면서 농사의 해충인 쥐를 잡아먹는다는 점에서 인간에게 필요했습니다.

소중한 물에 대한 인간의 인식이 만들어낸 산물이 수신입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비와코 호수 안에 있는 섬에서 우가신이 태어났습니다. 우가신은 뱀 모습을 하고 물을 관장하는 신입니다. 이 신이 불교 벤자이텐신(弁才天神)과 만나서 우가 벤자이텐신이 되고, 불교와 일본 신앙이 합해진 독특한 신상을 만들어냈습니다.

            조선 때 일월오봉도와 일본의 일월산수도입니다. 이름도 비슷하고, 주제도 비슷하지만 색깔이나 물의 배치가 다릅니다. 각 지역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조선 때 일월오봉도와 일본의 일월산수도입니다. 이름도 비슷하고, 주제도 비슷하지만 색깔이나 물의 배치가 다릅니다. 각 지역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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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물은 장수의 상징이자 왕권의 상징이었습니다. 왕궁에서 사용하는 일월오봉도 그림에도 물이나 산, 소나무 따위가 화려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일월 산수도 병풍 그림이 있습니다. 화려한 산수도가 녹색 산수도로 바뀌었습니다.

물은 신앙의 대상이자 부정을 씻는 수단이었습니다. 제사나 축제를 앞두고 몸을 씻는 것은 부정을 씻어 성스러움에 다가가는 첫 걸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찬물에 목욕재계하는 것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합니다.

            시가현 비와코 호수 지쿠부시마(竹生島) 섬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우가벤자이텐신상(17 세기)입니다. 머리와 도리이 사이에 뱀 머리가 새겨져 있습니다. 가운데 사진은 모쿠지키뱌쿠도(木食白道1, 755-1826.1) 스님이 만든 우가신상입니다. 뱀 몸통에 사람 머리 상입니다.
 시가현 비와코 호수 지쿠부시마(竹生島) 섬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우가벤자이텐신상(17 세기)입니다. 머리와 도리이 사이에 뱀 머리가 새겨져 있습니다. 가운데 사진은 모쿠지키뱌쿠도(木食白道1, 755-1826.1) 스님이 만든 우가신상입니다. 뱀 몸통에 사람 머리 상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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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에서 물은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비가 내리지 않으면 산위에 올라가서 기우제를 지냈습니다. 이것 역시 우리나라에서나 일본에서나 같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산꼭대기에서 기우제를 지내고 산신당에 용신상을 만들어놓고 섬기기도 했습니다.

물과 관련된 신앙은 사람이 사는 곳에서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물과 관련된 신앙은 뱀이나 용 신앙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거꾸로 뱀 신앙이나 용 신앙은 풍요와 다산을 기리는 신앙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적당한 물이 농사의 풍작을 가져다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용 신앙이나 뱀 신앙은 용기(龍旗, 익산, 기세배놀이)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일본에서는 우가 벤자이텐 신앙에서 보이는 것처럼 구체적인 신상을 지니고, 불교 신앙과 습합되었습니다.

            류코쿠뮤지엄 견학을 마치고 학생들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류코쿠뮤지엄 견학을 마치고 학생들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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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누리집> 류코쿠뮤지엄, http://museum.ryukoku.ac.jp/index.php, 2016.4.26
허남춘, 칠성과 부군 신앙, 뱀신앙, 비교민속학 제 58집, 비교민속학회, 2015.12.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뱀 신, #용 신, #물 신, #류코쿠뮤지엄, #신불 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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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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