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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가디언의 '나치-AP통신' 협력 의혹 보도 갈무리.
영국 가디언의 '나치-AP통신' 협력 의혹 보도 갈무리. ⓒ 가디언

세계 최대 뉴스 통신사 미국 AP통신이 독일 나치 정권과 협력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31일(현지시각) 독일 역사학자 하리에트 샤른베르크가 최근 발표한 논문을 인용해 AP가 1930년대 나치 정권과 공식적인 협력 관계(formal cooperation)를 맺고 수익을 창출했다고 폭로했다.

가디언은 나치당을 이끌던 아돌프 히틀러가 1933년 정권을 잡자 언론 통제를 위해 수많은 통신사를 폐쇄하고 AP와 손을 잡았다고 밝혔다. AP는 독일에서 유일한 서방 통신사로 남아 기사와 사진을 독점 공급했다.

샤른베르크의 논문에 따르면 AP는 대외적으로 독일의 힘을 훼손할 수 있는 부정적인 내용의 기사나 사진은 발행하지 말라는 나치 정권의 '편집 규약' 요구에 동의했다. 이를 통해 나치 정권과 AP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할 때까지 상호이익을 취했다는 주장이다.

가디언은 당시 AP의 사진 기자로 활동했던 프란츠 로스는 나치 친위대(SS) 선전부 출신이며, 1941년 나치가 우크라이나에서 유대인 집단학살을 자행했을 때 히틀러가 사전에 골라놓은 사진만 미국에 전송했다고 밝혔다.

샤른베르크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히틀러의 지시에 따라 AP는 나치의 학살로 희생된 수천 명의 유대인 사진 대신 소련군 전범들이 수용소에서 살해된 사진만 보도했다"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AP의 평양지국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AP가 나치 정권 때와 마찬가지로 수익성이 높은 북한 사진을 공급하는 특혜를 누리기 위해 북한의 전체주의 정권과 결탁했다는 주장이다.

이어 AP가 지난 2014년 9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6주 넘게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나, 같은 해 11월 북한의 소니 해킹 의혹 등을 보도하지 않은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AP "나치와 협력한 적 없다" 부인

가디언의 보도에 AP는 공식 성명을 내고 "AP가 나치 정권과 협력했다는 모든 주장을 거부한다"라며 "당시 AP가 독일에서 활동했기에 나치 정권의 실상이 세계적으로 알려질 수 있었다"라고 반박했다.

폴 콜포드 AP 부사장은 "AP는 나치당이 정권을 잡은 1933년부터 미국이 참전해 AP가 독일에서 추방된 1941년까지 오히려 탄압을 받았다"라며 "AP는 어둡고 위험한 시대에 정확하고 중립적인 기사를 전하기 위해 나치 정권의 압력과 싸웠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 정권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AP는 검열을 거부한다"라며 "북한 당국의 사전 검열을 받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AP#독일 나치#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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