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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는 29일 서울 W호텔 비스타홀에서 하이브리드 소형 SUV ‘니로’의 공식 출시 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기아자동차는 29일 서울 W호텔 비스타홀에서 하이브리드 소형 SUV ‘니로’의 공식 출시 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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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낮 서울 광진구 더블유(W) 호텔 비스타 홀. 커다란 무대위 화면에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인 '네오(키아누 리브스 역)'를 떠올리는 인물이 그려졌다. 자신 스스로를 '니로(Niro)'라고 밝힌 그는 가상의 인물이다. '니로'는 이날 기아차의 소형 스포츠다목적차(SUV) 출시 행사 사회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가상의 인물과는 별개로 실제 '니로'는 기아차가 첨단 하이브리드 기술로 만든 소형 SUV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기아차가 세계 자동차 산업에 제시하는 미래 전략의 핵심 교두보 차량"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아차의 모든 열정과 기술력이 총동원됐다고 했다. 그의 말속에는 기아차가 '니로'에 얼마나 큰 기대를 하고있는지를 알수 있다.

이에 앞서 28일엔 미국 연방의회의 상하원의원단이 경기 화성의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를 직접 방문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들과 직접 동행하면서, 자율주행차 기술 뿐 아니라 친환경차를 일일히 설명했다. 특히 미국 의원들은 기아차의 니로를 비롯해 현대차의 아이오닉 등 친환경차에 큰 관심을 보였다.

미국은 자율주행 기술을 비롯해 미래차 기술이 가장 앞서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정 회장은 이날 의원들에게 "정보통신과 전자기술이 융합된 자율주행차와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친환경차 기술을 직접 설명하면서, 향후 미국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위한 의도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지난 1일 제네바모터쇼에서 미래 자동차의 혁신을 언급하면서, 친환경성을 강조했다. 현대차는 이미 친환경차 기술과 모델 개발에 2018년까지 11조3000억원을 쏟아 붓는다. 결코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현기차가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혁신을 주도할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미래 구상 "자동차 혁신 주도, 친환경차에 11조3천억 투자"

미국 연방 상·하원의원들이 지난 28일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를 방문, 자동차 연구개발현장을 견학했다. 의원들은 이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나 자동차산업과 친환경차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미국 연방 상·하원의원들이 지난 28일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를 방문, 자동차 연구개발현장을 견학했다. 의원들은 이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나 자동차산업과 친환경차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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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친환경차는 더이상 새롭지 않다. 국내외 자동차업체들이 내놓은 하이브리드차가 거리를 활보한 지 오래다. 또 앞으로 더 늘어날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 나라마다 자동차가 배출하는 탄소를 적극적으로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 자동차 시장은 친환경차 시장에 달려있다는 말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시장기관인 아이에이치에스(IHS)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세계 친환경차 시장 규모는 올해 316만대에서 2020년엔 637만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 2009년엔 72만3000대 수준에서 2014년엔 195만1000대까지 규모가 늘었다. 매년 평균 20%가 넘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것.

하지만 작년엔 2014년에 비해 2.1%만 증가한 199만2000대 수준에 그쳤다. 성장세가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국제기름값이 배럴당 평균 50달러 이하로 추락하는 등 값싼 기름값 영향이 컸다.

허준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저유가로 고연비의 친환경차 장점이 줄었다"면서 "게다가 오래동안 시장을 이끌었던 일본 도요타의 프리우스 등의 신차 출시가 늦어지면서 고객 이탈도 원인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실제 친환경차 시장을 이끌어온 도요타는 작년에 108만2000대를 팔아치웠다. 2014년118만4000대에 비교하면 8.6%나 감소한 수치였다. 혼다 역시 27만3000대(2014년)에서 23만1000대로, 르노닛산, 미국 포드사 등도 친환경차 판매가 평균 20% 가까이 줄었다.

저유가속에 도요타 등 글로벌 친환경차 성장세 '주춤', 현기차만 판매증가

현대자동차가 지난 1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Geneva Palexpo)에서 열린 ‘2016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지난 1월 국내에서 출시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HEV) 모델에 이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전기차(EV)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은 현대차의 친환경 모델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1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Geneva Palexpo)에서 열린 ‘2016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지난 1월 국내에서 출시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HEV) 모델에 이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전기차(EV)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은 현대차의 친환경 모델이다.
ⓒ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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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현대기아차는 판매가 늘었다. 현기차는 작년에 하이브리드자동차만 6만4383대를 비롯해 모두 7만3592대를 팔았다. 2014년의 7만184대보다 4.9% 증가했다. 판매대수로만 따지면 미 포드사를 제쳤다. 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4위로 올라선 것. 물론 시장 1위 도요타와의 격차는 상당하다.

허준 연구위원은 "현기차의 경우 전기차 판매가 크게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면서 "기아 쏘울 전기차가 미국과 서유럽 등에서 판매가 늘어, 작년에만 8651대가 팔렸다"고 설명했다. 2014년 현기차의 전기차 판매는 1639대에 불과했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친환경차 시장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있다. 도요타를 비롯해 현기차, 지엠 등이 앞다퉈 신차를 시장에 대거 내놓기 때문이다. 이미 도요타는 프리우스 4세대 모델을 국내에도 내놨다. 현기차는 아이오닉을 비롯해 소형 SUV인 니로도 나왔다. 미국 지엠도 신형 전기차 볼트를 시장에 내놓는다.

허 연구위원은 "올해도 기름값이 계속 떨어질 경우 친환경차의 성장세에 영향을 줄수 있다"면서도 "각국 정부의 규제도 더 강화되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신차들이 시장에 나오면서 (친환경차의) 판매 자체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올해부터 현기차가 본격적으로 친환경차 전쟁에 뛰어든다. 맨 앞에 현대차의 아이오닉이 섰다. 지난 1월 출시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공식연비가 1리터당 22.4킬로미터(15인치 타이어 기준)다. 신형 4세대 프리우스는 리터당 21.9킬로미터보다 높다. 연비로만 따지면 동급에선 최고 수준이다.

아이오닉, 니로 등으로 무장한 현기차, 도요타 '독주' 막을수 있을까

실제 기자가 지난 12일 경기도 일대에서 고속과 시내구간 등 300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직접 운전해봤다. 급가속과 정지, 고속운전 등 다양한 주행을 진행했지만, 연비는 리터당 24.2킬로미터를 기록했다. 상당히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하이브리드만 있는게 아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전기차)도 내놨다. 한번 충전으로 180킬로미터를 달릴수 있다. 이것 역시 동급 전기차 가운데 가장 길다. 또 올해 안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 친환경 3종세트를 모두 내놓는다.

기아차도 만만치 않다. 29일 출시된 소형 SUV 니로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선보인 하이브리드 SUV다. 이미 사전계약대수만 1500대를 넘었다. 연비는 리터당 19.5킬로미터(복합연비 기준)로, 동급 소형 SUV가운데 가장 높다. 차 가격도 친환경차에 적용되는 각종 세금 감면 등으로 기존 디젤 소형SUV보다 오히려 싸다.

김창식 기아차 부사장은 "올해 국내시장에선 1만8000대, 해외에서 2만대 넘게 (니로를)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빠르면 4월부터 매달 2000여대씩 팔겠다는 것이다. 이대로만 된다면, 쌍용차의 티볼리가 장악하고 있는 소형  SUV시장을 뒤흔들고도 남는다. 또 해외에서도 도요타 프리우스 브이(V)를 강력하게 견제할 수도 있다.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은 "니로는 첨단 기술력과 상상력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차"라며 "세계 최고 친환경 소형 SUV로 도약할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아이오닉과 니로 뿐 아니라 매년 친환경 신차를 내놓는다. 오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만 모두 26종을 출시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10%까지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도요타에 이어 사실상 세계 2위권에 해당한다. 현대기아차의 야심찬 계획이 과연 제대로 성공을 거둘지 지켜볼 일이다.

지난 1일 제네바모터쇼에서 현대기아차 양웅철 부회장, 유연철 주 제네바 대표부 대사,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모험가이자 환경운동가인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David De Rothschild) 등이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지난 1일 제네바모터쇼에서 현대기아차 양웅철 부회장, 유연철 주 제네바 대표부 대사,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모험가이자 환경운동가인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David De Rothschild) 등이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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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친환경차, #니로, #아이오닉, #정몽구, #정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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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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