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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군이 위탁운영중인 '한방스파&호텔休' 내 목욕시설.
 금산군이 위탁운영중인 '한방스파&호텔休' 내 목욕시설.
ⓒ '한방스파&호텔休'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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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금산군(군수 박동철)이 위탁 운영하는 '금산인삼약초건강관'(아래 약초건강관)이 목욕시설 이용 할인권을 지속해서 발행하고 있다며 지역 목욕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약초건강관은 관광객들에게 맞춤형 건강관리법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 2014년 12월 '한방 스파&호텔休(휴)'으로 문을 열었다. 국비와 도비, 군비를 합쳐 205억 원을 들인 이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건축 면적만 2063㎡에 이른다. 시설이 들어선 곳은 읍내 한복판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처음 약속과는 달리 약초건강관이 대형 목욕탕과 대형 식당, 대형 숙박시설로 설립 목적이 변질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스파시설의 경우 동시에 100여 명 이상이 동시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산군 내 목욕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금산인삼약초건강관' 왜 대형 목욕-숙박시설 됐나

금산군 내에는 모두 9개의 목욕탕이 운영 중이다. 금산군 목욕협회 관계자는 "인구 5만여 명의 군 단위에 목욕시설이 9개나 되는 곳은 전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며 "그런데도 금산군이 약초건강관이란 핑계로 결국 대형 목욕탕까지 만들어 운영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금산군에 "수십 년 또는 수년간 작은 목욕업으로 생계와 아이들의 교육비를 충당하고 있다"며 "대형 목욕탕(스파)으로 둔갑한 약초건강관으로 인해 생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진정을 냈다. 특히 이들은 "약초건강관 위탁 운영업체가 불특정 다수에게 목욕시설 할인권을 팔고 있다"며 "이를 막아달라"고 강조했다.

금산군이 위탁운영중인 '한방스파&호텔休'
 금산군이 위탁운영중인 '한방스파&호텔休'
ⓒ '한방스파&호텔休'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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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작은 목욕탕의 경우 목욕요금이 5000원이고 약초건강관이 운영하는 대형 스파는 8000원의 요금을 받도록 하고 있다. 안 그래도 목욕손님이 약초건강관으로 가고 있는 와중에 요금 할인행사까지 해 작은 목욕탕이 문을 닫을 처지라는 하소연이다.

"군 내에 9개 목욕시설, 군청에서 만든 약초건강관이 생계 위협"

금산군은 지난 해 1월, 위탁운영업체에 공문을 보내 "유사업종 종사자들로부터 고객 이탈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며 "승인된 시설이용료(8000원)를 철저히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요금 할인 행위가 지속할 경우 위탁 계약을 해지 또는 취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도 요금 할인 행사가 반복됐다. 갈등 끝에 지난해 9월에는 금산군목욕협회와 위탁업체 간 합의서를 체결하기로 했다. 합의서에는 "할인권과 (현금 또는 카드 외) 입욕권 판매 배포를 중단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행정처분을 감수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군 목욕협회 측은 "약초건강관 측이 최근에도 할인 입욕권을 발행, 배포했다"고 지적했다. 한 주민은 목욕협회 측에 올 초 입욕권 50장을 20만원(장당 5000원)에 샀다고 주장했다. 10장, 20장 묶음으로 장당 4000원에 샀다는 주민도 있었다.

10일 약초건강관 직원은 기자에게 "출근한 지 얼마 안돼 전에는 잘 모르겠고 지금은 한 달 입욕권을 20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약초건강관 입구에는 봄맞이 이벤트로 사우나와 향토찜질방에 식사까지 겸해 '단돈 1만원"이라는 천글씨가 결려 있다. 특별할인행사로 스파와 황토찜질, 테라피를 합쳐 8000원이라는 현수막도 걸렸다. 군청 관계자는 패키지는 '규정위반'이 아니라고 말했다.
 약초건강관 입구에는 봄맞이 이벤트로 사우나와 향토찜질방에 식사까지 겸해 '단돈 1만원"이라는 천글씨가 결려 있다. 특별할인행사로 스파와 황토찜질, 테라피를 합쳐 8000원이라는 현수막도 걸렸다. 군청 관계자는 패키지는 '규정위반'이 아니라고 말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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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약초건강관 측은 이날 할인 목욕권 발행 여부를 물음에 "취재 목적이 불분명해 답변하고 싶지 않다"거나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 답변하고 싶지 않고 답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약초건강관 "한 달치 20만 원"- 군청 "위반 사례 없다"

금산군청 관계자는 "안 그래도 문제 제기가 있어 2월 말과 3월 초 각각 현장점검을 한 바 있다"며 "하지만 할인권 또는 입욕권 판매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군 목욕협회 관계자는 "금산군이 우리가 낸 세금으로 대형 목욕시설을 만들어 군내 작은 목욕업자와 식당 등 자영업자를 어렵게 하고 있다"며 "규정 위반 행위에 대해 엄중한 행정처분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첫 단추를 잘못 끼워 일어난 문제"라며 "약초건강관이 목욕시설이 아닌 인삼과 약초를 활용한 색 다른 방법으로 애초 목적대로 관광객 유치와 주민소득 증대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련 기사: 200억 혈세로 스파호텔?... "동네주민 죽이기냐" >


태그:#한방스파, #금산군, #박동철, #약초건강관, #금산목욕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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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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